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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Andreas Helmuth E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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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다 읽고 난 뒤, 아빠와 헤르만은 둘 다 잠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서로 속마음을 헤아리기 위해서였어요. 마침내 헤르만이 조용히 말했습니다.
"아빠, 오늘 제게도 그런 일이 일어났어요" 아빠도 정직하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알고 있단다" 헤르만이 놀라서 물었어요. "정말로요?" 아빠가 말했습니다. "그럼, 나도 산타크루스로 여행을 떠나 본 적이 있는걸." 헤르만은 몸을 벌떡 일으켰습니다. 아빠는 헤르만을 부드럽게 침대 위에 눕혔습니다. "누워 있어라, 아가. 사람들은 모두 한 번쯤 산타쿠루즈로 여행을 간단다." 그리고 잠시 생각한 후에 말을 이었습니다. "한번은 아닐 수도 있지." 헤르만은 고마운 눈길로 아빠를 쳐다보았습니다. 헤르만은 정말로 대단한 아빠를 가졌다는 걸 알게되었어요. 물론 대단한 엄마도 가졌고요. ---pp. 92-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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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은 완전히 식구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아무도 헤르만에게 마음을 쓰지 않았어요. 식구들 마음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 헤르만은 조금 섭섭했습니다. 헤르만은 목구멍 깊숙한 곳에서 화가 치미는 것을 느꼈습니다.
헤르만은 한 여행사의 진열장 앞을 지나가다 멈춰 섰습니다. 유리창에 비친 얼굴이, 야자나무로 뒤덮인 도시와 하늘을 찌른 듯이 높은 건물이 서 있는 먼 나라를 배경으로 헤르만을 마주보고 있었습니다. 헤르만은 제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돌려보았습니다. 얼굴을 일그러뜨려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실제보다 훨씬 겉늙어 보였어요. 겉늙어 보이는 건 바로 나쁜 생각을 많이 한 탓이었습니다. ---pp. 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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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세계에 굳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상상
책가방을 메고 신호등 앞에서 혼자 멍하니 서 있는 아이의 머리속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마하엘 엔데의 동화는 보통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상상이 무엇인지 재치있게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의 상상속에는 외계인, 우주인, UFO, 말할 수 없는 동물과 말을 하고, 그런 존재들을 만나 신나게 모험을 하고 돌아 오는 환상동화들이 범람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엔데는 아이들의 머리속에는 '현실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상상적인 것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정확히 알고 있다. 때로는 주인공 헤르만처럼 현실에서 쌓인 울분을 참지 못하여 폭력적이 되기도 하지만, 그런 상상이 갈등을 해소시키는 것은 아니다. 엔데가 아이가 겪는 갈등을 해소시키기 위해 부모를 등장시키는것도 이러한 연유에서이다. 겉으로는 아무리 못된 아이라도 부모님한테는 사랑스러운 자식, 자식한테는 똑똑한 학생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다 가지고 있다. 엔데는 동화에서도 이런 감정 또한 놓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