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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Andreas Helmuth E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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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무엘 왕의 군대는 산의 오른쪽으로 빙 돌아가고, 판토웰 왕의 군대는 산의 왼쪽으로 빌 돌아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 우연히 마주칠 일이 없었습니다.
군사들은 각각 적국에 도착했지만, 맞서 싸우러 나온 사람들이 전혀 없었습니다. 왕비들만이 친절하지 않은 말로 침입자들을 맞아 주었습니다. 하지만 왕비는 곧 포로로 붙잡혔고, 싫든 좋든 입을 다물어야 했습니다. 두 나라 군대는 지난날 서로가 저지른 범죄의 벌로 적국의 왕궁에 불을 질렀습니다. 그리고 만족한 얼굴로 왕궁이 어떻게 불타는지 지켜 보았습니다. 여기저기 잿더미에서 연기가 피어 올랐습니다. 두 나라 군대는 승리의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한 나라는 산의 왼쪽으로, 또 한 나라는 산의 오른쪽으로 빙 돌아 이번에도 서로 마주치지 않고 다시 자기네 나라로 돌아갔습니다. --- pp.67~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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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도자기 냄비와 국자는 도대체 어떻게 되었을까요? 자피안 왕자와 프랄리네 공주는 왕과 왕비가 무슨 일을 하려는지 눈치채고는 시기적절하게 냄비와 국자를 밖으로 빼돌렸습니다. ......
두 아이는 이미 그날 밤 산 꼭대기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두 아이는 각자 물건을 가져왔습니다. 프랄리네 공주는 냄비를, 자피안 왕자는 국자를 가져왔습니다. 그 물건 때문에 저 산 아래에서는 불행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공주와 왕자는 아주 조심스럽게 냄비에 국자를 넣고 휘저었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국자를 휘젓자마자 냄비에 맛있고 영양가 높은 수프가 가득 찼습니다. 두 아이는 실컷 수프를 먹었습니다. 이렇게도 간단한 일인 것을! --- pp.68-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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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한테 국자가 있다고 떠들고 다니다니, 너 도대체 외교 감각이라고는 전혀 없는 아이로구나. 앞으로 무엇이 되려고 이러는 거냐, 사랑하는 자피안?"
자피안 왕자가 물었습니다. "왜요?" 판티네 왕비가 대신 대답했습니다. "걔네 나라에서는 절대로 우리에게 냄비를 내주지 않을 거야. 우리가 국자를 갖고 있다는 걸 알아 버렸으니 말이다. 네가 지금 얼마나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는 거니?" 자피안 왕자는 고집을 피웠습니다. "그냥 간단하게 국자랑 냄비랑 두 나라가 함께 쓰면 되잖아요?" 판토텔 왕이 화가 나서 소리쳤습니다. "그냥 간단하게 함께 쓰자고? 네가 그 따위 소리를 하는 걸 누가 엿들을까 무섭구나. 이 세상에는 그렇게 간단한 일이라고는 없단다. 너도 이제 그만하면 알 건 알 만한 나이가 됐는데." 같은 시각, 오른쪽 나라에서는 카무펠 왕이 딸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우리한테 냄비가 있다고 떠들고 다니다니, 너는 도대체 중요한 국가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하나도 모르고 있구나. 이러다가는 분별있는 공주가 되기는 다 틀렸다, 사랑하는 프랄리네!" 프랄리네는 궁금했습니다. "왜요?" 카멜레 왕비가 대신 대답했습니다. "걔네 나라에서는 절대로 우리에게 국자를 내주지 않을 거야. 우리가 냄비를 갖고 있다는 걸 알아 버렸으니 말이다. 네가 바보같이 굴어서 일을 완전히 망쳐 놓은 거야." 프랄리네 공주도 고집을 피웠습니다. "그냥 간단하게 냄비랑 국자를 두 나라가 함께 쓰면 되잖아요?" 카무펠 왕이 기분이 상해서 소리쳤습니다. "그냥 간단하게 함께 쓰자고? 미안하지만 그렇게는 안 될 일이지. 중요한 국가 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란다.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니?" 왕자와 공주는 실망해서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습니다. --- pp.32-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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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한테 국자가 있다고 떠들고 다니다니, 너 도대체 외교 감각이라고는 전혀 없는 아이로구나. 앞으로 무엇이 되려고 이러는 거냐, 사랑하는 자피안?"
자피안 왕자가 물었습니다. "왜요?" 판티네 왕비가 대신 대답했습니다. "걔네 나라에서는 절대로 우리에게 냄비를 내주지 않을 거야. 우리가 국자를 갖고 있다는 걸 알아 버렸으니 말이다. 네가 지금 얼마나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는 거니?" 자피안 왕자는 고집을 피웠습니다. "그냥 간단하게 국자랑 냄비랑 두 나라가 함께 쓰면 되잖아요?" 판토텔 왕이 화가 나서 소리쳤습니다. "그냥 간단하게 함께 쓰자고? 네가 그 따위 소리를 하는 걸 누가 엿들을까 무섭구나. 이 세상에는 그렇게 간단한 일이라고는 없단다. 너도 이제 그만하면 알 건 알 만한 나이가 됐는데." 같은 시각, 오른쪽 나라에서는 카무펠 왕이 딸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우리한테 냄비가 있다고 떠들고 다니다니, 너는 도대체 중요한 국가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하나도 모르고 있구나. 이러다가는 분별있는 공주가 되기는 다 틀렸다, 사랑하는 프랄리네!" 프랄리네는 궁금했습니다. "왜요?" 카멜레 왕비가 대신 대답했습니다. "걔네 나라에서는 절대로 우리에게 국자를 내주지 않을 거야. 우리가 냄비를 갖고 있다는 걸 알아 버렸으니 말이다. 네가 바보같이 굴어서 일을 완전히 망쳐 놓은 거야." 프랄리네 공주도 고집을 피웠습니다. "그냥 간단하게 냄비랑 국자를 두 나라가 함께 쓰면 되잖아요?" 카무펠 왕이 기분이 상해서 소리쳤습니다. "그냥 간단하게 함께 쓰자고? 미안하지만 그렇게는 안 될 일이지. 중요한 국가 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란다.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니?" 왕자와 공주는 실망해서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습니다. --- pp.32-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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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엔데의 이야기 주머니에는 언제나 해답이 들어 있다. 동화가 해답을 주기를 기대하는가? 그렇다면 엔데의 동화를 보는 것이 좋다. 엔데는 자신의 동화에서 우리 인간이 겪고 있는 크고 작은 문제를 심각하지 않게, 경쾌하게 해결해 낸다. 이 동화 <냄비와 국자 전쟁>에서는 우스꽝스럽고 엉뚱한 전쟁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이들에게 전쟁을 다큐적인 렌즈를 통해 보여줄 때 과연 아이들이 전쟁에 내재되어 있는 본질적으로 어리석은 탐욕을 이해할 수 있을까?
전쟁은 양쪽 모두에게 끔찍한 결과를 낳는다, 그러니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식의 전언은 아이들에게 전혀 설득력이 없다. 엔데는 전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우화적인 방식으로 해결해 간다. 이 동화에서 엔데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너와 나의 구별이란 게 하등 의미가 없고, 네가 있음으로 해서 내가 비로소 완전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에게는 다소 심오한 메시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동화를 읽는 어떤 어린이가 그 메시지를 어렵게 받아들이겠는가? 문제는 이야기꾼답게 물 흐르듯, 억지스럽지 않게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이 책은 전래동화, 우화, 현대 문학작품 들이 멋지게 뒤섞여 있는 맛있는 비빔밥이다. 이야기의 도입부는 "찔레꽃 공주"처럼 시작한다. 파티에 초대받지 못해서 심술을 부리는 열세 번째 요정이 이 동화에서는 13촌 마녀 고모로 등장한다. 찔레꽃 공주에게 재앙을 가져다는 주는 선물 "실 잣는 물레"는 "냄비와 국자"가 된다. 이야기는 이제 착하지만 가난한 사람에게 복을 주는 낡은 단지 이야기의 포맷으로 넘어간다. 자고 일어나면 단지가 먹을 것으로 가득 차 있고, 그것을 비우고 또 자고 일어나 보면 먹을 것이 가득 차 있는 신묘한 힘을 가지고 있는 단지 이야기 말이다. 거기에 어린 로미오와 줄리엣도 등장한다. 서로 첫눈에 마음이 끌리지만 두 나라 사이의 전쟁 때문에 마침내 사이가 갈라질 위기에 처하는 두 아이들. 엔데는 동화 작가이므로 셰익스피어적인 비극으로 이야기를 끝내지 않는다. 공주와 왕자를 위해 헤피엔드를 준비하고, 이런 결말은 동화를 읽고 난 아이들에게 커다란 만족감을 준다. 엔데는 자신이 쓴 모든 동화에서 여러 가지 갈등 상황을 보여 주지만 그가 어린이에게 진정으로 보여 주고자 하는것은 갈등 자체가 아니라, 그 갈등을 해결하거나 타고넘어 화해로 가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