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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투명한 평화의 땅, 스페인
보헤미안 이상은 스페인 여행기
이상은
지식채널 2008.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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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서문 - 카이로스의 시간을 사는, 스페인식 행복법

1부 - 길 끝에서 만난 내 마음의 검은소
아름다운 모험의 길, 스페인으로
잠깐 머무는 마드리드, 왠지 익숙한 듯 낯설다
태양, 태양, 태양.
인생의 환희와 버무려지는 시간, 페리아 데 아브릴
웃음이 색색깔의 나비들처럼 날아다닌다
테스토스테론적인 풍경의 습격
검은 소
생명과 죽음과 욕망과 허탈함과 영광의 범벅 투우, 그리고 인생
지친 몸 탓 흠뻑 스미지 못하는, 아름다운 세비아!
인생 별 거 없잖아요. viva la vida!

2부 - 바르셀로나, 태양의 나라
서두르지 않는 시간과 만나다
마음을 비우고 쉬엄쉬엄 삶을 즐기자
나 자신에게 돌아가는 여행
아련한 옛 꿈속 같은 람블라스
콜럼버스 앞에서 낭패 보다
기분 전환을 위한 저녁 거리산책
사그리다 파밀리아에서 만난 가우디, 가슴 벅찬 충격!
마음의 근육들이 꿈틀거린다
편안하고 낮고 느린, 천국의 정원
짐 진 개미 두 마리, 비둘기 등에 업혀 하늘 날다
정감 어린 개인주의가 키워낸 바르셀로나의 천재들
걷는 것도 쉬는 것처럼, 쉬는 것도 걷는 것처럼
가장 나다운 나 자신이 되는 방법

3부 - 카메라의 눈으로 태양을 닮은 열정을 비추다
봄의 시작, 페리아 데 아브릴
투우, 환호와 열정의 뒤범벅
투우의 본고장, 론다
알람브라 궁전의 향기
영혼의 선율, 기타
동굴 플라멩코
플라멩코의 기원, 집시
플라멩코, 열정을 찾다
빛의 도시 알리칸테
알코이, 축제의 나날들
꽃의 도시 발렌시아
중세와 자연이 만든 음식, 하몽
톨레도, 중세의 시간 속에서
어린 시절 돈키호테를 만나다
열정과 여유에서 뿜어져 나오는 영혼의 자유로움

저자 소개 1

Leetzsche

보헤미안의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싱어 송 라이터. 1988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담다디'로 대상을 받으면서 갑자기 스타가 되었다. 1889년에 1월에 1집을, 12월에 2집을 발표하며 가수로 활동했으나, '공인'이라는, '스타'라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을 훌훌 털어버리듯 1990년 홀연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다. 1991년에 미술 공부를 이해 미국 뉴욕으로 또 한번 유학을 떠난 그녀는, 이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통속성에 물들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그리는 뮤지션이 되었다. 지난 18년동안 특유의 짙은 감수성과 시(詩)처럼 섬세한 가사, 독특한 멜로디로 그만의 음악화법을 만들어왔
보헤미안의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싱어 송 라이터. 1988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담다디'로 대상을 받으면서 갑자기 스타가 되었다. 1889년에 1월에 1집을, 12월에 2집을 발표하며 가수로 활동했으나, '공인'이라는, '스타'라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을 훌훌 털어버리듯 1990년 홀연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다. 1991년에 미술 공부를 이해 미국 뉴욕으로 또 한번 유학을 떠난 그녀는, 이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통속성에 물들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그리는 뮤지션이 되었다. 지난 18년동안 특유의 짙은 감수성과 시(詩)처럼 섬세한 가사, 독특한 멜로디로 그만의 음악화법을 만들어왔으며, 이제 ‘이상은스타일’이라는 하나의 코드가 되었다.

2008년 그녀의 첫 저서 『올라! 투명한 평화의 땅, 스페인』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그녀는 비로소 참다운 평화의 땅을 대면한다. 바르셀로나에서 시작된 그녀의 여정은, 세비야와 발렌시아, 톨레도를 거쳐 다시 마드리드까지 이어진다. 물빛처럼 투명한 그의 영혼이 만난 평화의 땅, 그 길 위에서 만난 사람과 이야기가 그녀의 섬세한 목소리로 풀려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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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음악은 어느 순간부터 구도자의 노래 혹은 정체성을 상실한 보헤미안의 시와 같은 것이 되었다. ‘담다디’와 ‘사랑할꺼야’에서처럼 핏대를 올리며 노래를 부르지 않지만 맥빠진 듯한 음성에서 나오는 울림은 끊임없이 세상을 공명하고 어느 순간 우리의 가슴속에 들어와 앉는다. 그리고 개인의 철학만으로 똘똘 뭉친 불가해 속의 가사들은 전혀 낯설지만은 않은 우리의 표상을 스치며 끊임없이 되새김질을 유도하고 있다. 그녀가 스타덤에서 들려주던 초기의 노래는 목소리로 카타르시스를 제공했지만 지금 그녀의 모습은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현인의 모습으로 우리의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담다디’로 대상을 수상하며 수퍼스타로 떠오른 이상은(Lee Tzsche, 1970년)은 표절시비의 2집을 뒤로하고 훌쩍 한국을 떠났다. 그리고 연극영화를 전공하던 자신의 위치에서 한껏 멀어진 미술 공부라는 전혀 새로운 세계로 들어갔다.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그녀가 예상보다 일찍 들고 온 3집은 수퍼스타에서 아티스트로 접어드는 변화의 과정을 뚜렷이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작사, 작곡은 물론 앨범의 재킷에서부터 연주, 편곡, 프로듀싱, 녹음, 마스터링, 배급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다 쫓아다니며 관여를 한 이 앨범은 외국인 친구들과 같이 한 연주곡과 타이틀곡 ‘더딘 하루’, ‘영원히’, ‘너무 오래’, ‘어느 날 아침’ 등 몇 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곡들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어느 피아노 곡을 들으며’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글귀의 모호한 감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지배되는 그녀의 시적 형상을 대표하고 있다. 이 앨범이 나온 후 몇 달 뒤 우리 음악계는 한 번의 천지개벽을 맞는다. 그리고 이전까지의 모든 스타들이 모두 메인 무대에서 물러나는 비극을 맞는다. 하지만 TV 브라운관의 립싱크가 없는 세상을 택한 이상은은 이 후로 점점 더 주목을 받으며 한번의 걸림돌도 없이 지금까지 줄곧 자기 스타일의 앨범을 내 놓았다. 이상은은 댄스씬으로 주목받지 못한 저주받은 4집 이후 내놓은 5집에서 ‘언젠가는’의 빅히트로 재기에 성공한다. 그리고 <공무도하가>로 다시 한번 아티스트의 이름에 도전장을 내민다. 일본 음악인들과 함께 하며 만든 이 앨범은 우리의 음악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고 우리 나라를 비롯한 제3세계를 돌아보도록 만들었다. 한마디로 ‘공무도하가’, ‘새’, ‘삼도천’은 미래가 없어 보이던 우리 음악계에 신선한 공기를 제공했다. 1997년 음악 동료 다케다 하지무와 같이 한 7집에서는 명곡 ‘어기여 디여라’로 일본 쪽에서 호평을 받고 이소무라 가즈미치 감독의 <간밧테이끼마쇼이>란 영화 음악을 맡았으며 1998년에는 영국의 버진 레코드와 계약하고 영어 음반 를 내놓았다. <간밧테이끼마쇼이>이의 영화 음악인 은 일본에서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앨범으로 기록되었으며 5집 이후 일본에서의 인기는 컬트팬을 끌어 모으는 것 이상의 수준이 되었다. 영어 음반에 쓰인 리채란 이름은 아버지의 성과 어머니의 성을 각각 따서 지은 것으로 그녀는 외국 쪽에서는 계속 이 이름을 쓰고 있다. 세계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이후 그녀는 국내에서 박철수 감독의 영화 <봉자>의 음악을 맡았고 2001년에는 라는 제목의 음악을 발표하며 끊임없는 창작욕을 과시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음악 가운데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그녀의 음악을 모두들 오리엔탈리즘이라고 부른다. 점점 더 여려지고 조용해지는 이 음유시인의 음악은 전자음을 배제하고 리얼 뮤직으로 자기 세계를 투영시켜 그렇게 선과 도의 어느 지점을 통과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자고 나면 변하는 세상의 문법으로 그녀를 재단하지 말고 그냥 놓아두자. 그녀는 지금껏 알아서 잘 해왔으며 인기나 평단의 힘없이 혼자의 힘으로 아티스트가 되었다. 그리고 또 무언가가 되기 위해 자신에게 자유를 허락하고 있다. 우리는 그녀의 자유를 얻어 마시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 제공 :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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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0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596g | 148*210*30mm
ISBN13
9788952753663

책 속으로

피카소와 달리, 가우디와 같은 역사적인 천재를 배출한 나라, 검은 황소처럼 힘이 넘치는 열정의 나라, 신비롭고 관능적인 힘이 용광로처럼 뿜어져 나오는 나라. 다시 잠을 이루려고 해도 안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콩나물처럼 마른 서울의 사람이니까. 스페인이 그렇게 열기에 넘쳐 나를 휘두르면 며칠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할지도 모를 일이다. 어떻게 하면 앞으로의 촬영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다가 잠든 친구의 모습을 보고 마음을 다잡는다. 어쩌면 잘 해낼 수 있을지도 몰라. 비록 지금은 이렇게 겁이 나서 무서워하고 있지만 뭔가 내게도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에 상황이 이렇게 된 걸 거야. 그래도, 가는 거다. 얼떨결에 따라온 지옥 훈련이라고 해도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울며 겨자먹는 심정으로 오들오들 떨고 있는 나는 아랑곳없이, 창밖으로는 수많은 별들이 아름다운 모험의 길을 비추고 있었다.
--- p.41 「아름다운 모험의 길, 스페인으로」 중에서

나도 모르게 깊은 잠이 들어 버린다. 마치 태고의 공기 속 이끼 내음과 수백 만 그루의 나무 향기가 느껴지는 듯한 착각 속에서. 스페인은 정말 강렬한 곳이다. 자다가 방안이 너무나 추워 양말을 신고 옷을 다 꺼내어 입고 다시 잠이 든다. 무사히 모든 일정을 마치면 내 몸과 마음은 더 강해져 있을 것이 분명하다. 비록 지금은 콧물이 흐르고 있지만. 새벽이다. 좀 더 눈을 붙이자. 안 그러면 이 강렬함에 눌려 나 같은 약골은 바로 쓰러진다구!
--- p.99 「태양, 태양, 태양.」 중에서

바닷속 한가운데처럼 고요하고 신비롭다. 우주선에서 바깥으로 나가보는 심정과 흡사한 기분으로 차문을 열어본다. 괜찮은 것 같다. 찐빵과 함께 아무것도 없는 초록빛 화성의 한가운데에 서본다. 갑자기 뜨거운 햇빛과 거대한 구름과 평원이 소음을 일으키며 내 주위로 뻗어나간다. 잠시 동안 나를 흔들고 가는 빈혈. 그리고 적막. 마치 윈도우의 시작 화면 속에 들어온 듯 거대하고 파란 하늘과 하염없는 초록빛의 초원이 하늘과 맞닿아 있다. 그리고 태양은 바로 머리 위에서 이글거린다. 하늘이 무척 가깝게 느껴진다. 정말 아름답다! 넋이 나갈 정도로 고혹적인 풍경과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에 경탄이 절로 난다. 오염된 것이라고는 없는 안달루시아의 초원. 순도 100퍼센트의 태양과 공기와 초원이 뿜어내는 에너지 속에서 모든 잡념이 사라진다. 햇빛이 뇌를 증발시킨다. 왠지 시원하다. 마치 근육통에 붙이는 파스처럼 뜨거우면서도 시원하다. 땀도 흐르지 않는다. 금세 말라버린다. 이건 가장 상쾌하고 아름다운 꿈이다! 악몽과 아름다운 꿈이 교차하는 안달루시아의 대지. 살아있어서 다행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하늘을 본 적이 있었던가?
--- p.63 「테스토스테론적인 풍경의 습격」 중에서

황금으로 뒤덮인 드높은 제단, 이보다 더 화려한 것은 찾아볼 수 없을 거라고 단언하는 복잡하고 섬세하고 데코레이티브한 수많은 장식들, 콜럼버스의 집채만한 관, 천장의 끝없는 높이와 아찔한 깊이. 심연. 이것은 성당이 아니라 해일이다! 내가 얼마나 얄팍한 삶을 살았는지 신이 그 거대한 목소리로 꾸짖는 느낌이다. 아, 스페인, 세비아, 안달루시아. 제발 현대병을 앓는 나를 용서하세요. 영혼이 퇴화된 인간을, 개미처럼 작아진 인간을, 납작해진 영혼을. 나의 작은 존재감을 느끼며 성당을 나온다. 그저 그늘에 앉아 좀 쉬고 싶다. 에고 허리야! 아, 다음에 여유를 가지고 다시 여기 와 천천히 돌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극치의 아름다움 앞에서 다리가 아파 쭈그리고 앉은 내 자신이 너무도 처량하다. 흑흑.
--- p.91 「지친 몸 탓 흠뻑 스미지 못하는, 아름다운 세비아!」 중에서

시간이라는 것은 자질구레한 기억은 모두 체에 걸러 버리고 의미 있는 덩어리만을 남긴다. 느린 시간 속에 들어오자 무언가 달라진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처럼 여러 가지의 시간이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시간이 지난 뒤에 무엇이 가장 중요했는지 알게 되는 것도 시간의 힘이다. 눈앞에 닥친 일들을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구별하지 못해 고민하지만, 결국은 거리를 두고 멀리서 바라봄으로써 인생의 중요한 것을 구별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코앞에 두고는 절대 보지 못하던 것들도 적당히 거리를 두면 형태와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아등바등 답을 찾으려 고민하기보다는 스페인 사람들처럼 문제에서 벗어나 낮잠을 즐기고 나면 문제의 핵심이 한눈에 파악될지도 모를 일이다.
--- p.121 「마음을 비우고 쉬엄쉬엄 삶을 즐기자」 중에서

로마시대의 골목과 중세의 성당들이 이어지는 거리. 그 많은 시간들이 사라지지 않고 쌓여 있는 오래된 돌들, 조각으로 장식된 벽들. 성당이 보일 때마다 들어가 본다. 영혼이 끝이 보이지 않는 시간 안에 영원히 머물러 있는 것만 같다. 오래된 성상들을 보며 마음의 조급함을 또 한번 씻어내리고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처럼 작은 골목으로 훌훌 걸어나가본다. 너무 좁아 두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폭의 골목, 다닥다닥 붙은 발코니, 손때 묻은 석벽들. 이런 골목들이 바로 바르셀로나의 명물이다. 아득한 시간과 사람 냄새가 어우러진 골목들을 걸으니 순례자가 된 기분. 예루살렘까지 이어지는 순례의 골목도 바르셀로나 어딘가에 있다던데. 왠지 그 길을 따라 정처 없이 걸어가고 싶어진다. 도대체 자유의 끝은 어디인지. 골목을 벗어나 다시 람블라스의 대로로 돌아온다. 시간도 지금 현재로 돌아온다. 잠시 적응이 안 된다. 인파에 밀려 걸어간다. 어디로 가는지는 잘 모르지만, 마음의 나침반을 따라서.
--- p.140-141 「아련한 옛 꿈속 같은 람블라스」 중에서

이대로는 절대 돌아갈 수가 없다! 가우디의 다른 작품도 봐야지! 피곤한 줄도 모르겠다. 우리가 택한 곳은 구엘 공원. 태양이 너무나 뜨거워 비둘기들도 날지 않는 오후. 가우디의 기념품 가게에 들어가 본다. 마치 학창시절에 좋아하는 스타의 책받침을 사던 심정으로 가우디의 기념품을 침을 질질 흘리며 구경한다. 이런 기분은 난생 처음이다. 아! 세탁기 속의 빨래가 된 듯, 모든 비루한 생각과 치졸해진 존재를 뒤엎어버리는 웅장한 체험을 하게 되다니. 정말이지 생생히 살아 있는 것 같다! 아니 그 동안의 나는 진정으로 살아 있었던 것일까요, 가우디 선생님?
--- p.167-168 「사그리다 파밀리아에서 만난 가우디, 가슴 벅찬 충격!」 중에서

스페인은 그렇게 간단한 나라는 아니다. 온지 열흘이 되어서야 겨우 적응이 될 정도로 이곳은 너무나 깊고 크고 뜨겁고 느리다. 너무나 느려서 좀 고생을 했지만 지금이라도, 이 마지막 순간에라도 나를 완전히 받아들여줘서 고맙다 스페인!
서울로 돌아가는 것이 마치 전생으로 돌아가는 것만큼 멀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파티가 끝나간다. 밤바람이 시원해진다. 손님들 속에서 스마일 언니가 미소를 날려 준다. 이번엔 약간 섭섭해 하는 미소다. 아, 미소와 웃음에도 천만 가지의 언어가 있구나. 천 개의 태양을 가진 스페인, 사람들이 모두 작은 태양인 스페인에서는 그렇다. 작은 것 안에 큰 의미들이 숨겨져 있다. 가늠이 가지 않는 시간 속에서 또 하나의 여행이 어스름 저문다. 밤 별들이 별사탕처럼 크고 달콤해 보인다. 저걸 따 먹으면 어제보다도 더 깊고 깊은 잠에 빠져들 것만 같다. 몇 천 년쯤 되는 시간의 깊이만큼 깊은 잠 속으로 말이다. 이제는 그런 다이빙도, 와일드한 스페인도 다 안을 수 있다. 내 마음 속 좁고 어두운 골방이 스페인을 만나 드넓어졌다. 그 공간 안에서 이제는 무엇이든 품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렇게 믿고 싶다.

--- p.226-227 「가장 나다운 나 자신이 되는 방법」 중에서

출판사 리뷰

노래하는 이야기꾼, 이상은의 자유로운 영혼이 빚은
『올라! 투명한 평화의 땅, 스페인』

음악과 삶, 여행이 공존하는 가수 이상은은 스페인에서 보낸 시간을 통해 마음이 넓어지고 아프게 깨어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길거리 주점 ‘바르’에서, 이름 모를 거리에서, 투우의 현장에서, 플라멩고의 정열적인 몸짓에서, 마침내 가우디의 세계를 통해 다른 세계를 만납니다. 『올라! 투명한 평화의 땅, 스페인』은 그 다른 차원의 세계에서 어떤 예고도 없이 만난 시간과 공간을, 자기만의 목소리와 자신만의 노랫말로 빚어놓은 여행기입니다.

‘마음의 해독작용이 저절로 일어나요!’
중세와 현대가 하나의 좌표를 만드는, 스페인의 공간을 읽다

‘속도와 효율’을 쫓아 무섭게 움직이는 현대의 병. 이상은은 세비야, 안달루시아, 바르셀로나에서 그 병을 훌훌 털어버립니다. 그 공간이 주는 해독작용 덕택입니다.
4월의 축제가 열리는 세비야, 마치 사막과도 같은 끝없는 평원의 끝에서 갑자기 만난 안달루시아, 거친 숨소리를 내뱉는 검은 소를 만난 투우경기장, 세계 최초의 만국박람회가 열렸다는 스페인 광장. 중세의 ‘오래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람블라스 거리. 편안하고 느린 천국의 정원 구엘공원에서 만난 가우디.
이상은은 완전 무장해제당하고 맙니다. 피카소와 달리, 가우디 같은 천재들과 예술가들을 잉태한, 태양의 힘. 그 힘이 고스란히 스민 공간. 이상은에게 스페인의 공간은, 마음의 해독작용을 일으키기 충분했습니다.

길에서 피어난 생각의 속살!
한 가지 여행, 두 가지 빛깔 여행기

‘투우의 격정, 열정의 플라멩고’, 저자의 눈에 비친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에 대한 강렬한 인상입니다. 반면, ‘투명한 평화’를 일궈내는 자유로운 기질의 바르셀로나는 전혀 다른 빛깔이죠. 이상은이 밟은 이 땅은 모두 스페인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전혀 다른 기색을 품은 두 가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상은의 민첩한 감각은 그 두 가지 다른 빛깔의 결을 놓칠 리 없습니다.
『올라! 투명한 평화의 땅, 스페인』은 이상은이 세계테마기행 카메라와 동행한 조금 정제된 생각의 기록(3부, 카메라의 눈으로 태양을 닮은 열정을 비추다)이기도 하며, 한편으로 카메라를 따돌리고 그 만의 거침없는 눈과 온 감각의 창을 통해 드러내 그야말로 ‘날것’인 스페인을 보여주는(1부, 길 끝에서 만난 내 마음의 검은 소와 2부, 바르셀로나, 태양의 나라), 한 가지 여행에서 들려주는 아름다운 이중주입니다.
카멜레온처럼 자유자재한 두 가지 빛깔, 이상은의 길과 그 길에서 피어난 생각의 속살을 따라 여행하는, 우리 시대 가장 친밀한 스페인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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