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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멍청한 자식, 너처럼 제멋대로인 거위는 대열에 낄 자격이 없어!
앞으로 우리가 먼저 내려간 다음에 내려오도록 해!“ 다른 거위들의 차가운 눈길을 받으면 지타는 입을 다물어요. 그러고는 뒤돌아서 고개를 숙인 채 농장으로 올라가요. 거위들은 다시 발맞춰 행진을 시작해요.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이고르의 구령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가요. --- p.12 지타가 연못에 다다르자 대장 이고르는 깜짝 놀랐어요. 지타 뒤로 어마어마한 행렬이 따라오고 있었거든요. 꾸루룩꾸루룩 칠면조부터 메에메에 양까지, 히잉히잉 말부터 개굴개굴 개구리까지, 온갖 동물들이 그 이상야릇한 소리에 끌려 우르르 몰려오고 있었어요. --- p.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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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이고르 대장처럼 모두 함께 발맞추어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왜 자신만의 발걸음은 꼭꼭 숨긴 채 모두에게 맞는 발걸음과 박자, 속도로 살아가는 걸까요? 그래야 질서가 잡히니까, 그래야 더 빨리 성과를 낼 수 있으니까, 그래야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으니까, 그래야 사람들에게서 고립되거나 따돌림 당하지 않으니까 등등 이유는 많습니다. 나만의 속도와 박자를 감추지 않고 드러내는 사람이 있으면 이 작품에 나오는 말없는 거위 군중들처럼 차가운 시선을 던지지요. 너 하나 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볼 수는 없어! 의견이 똑같아야 문제가 안 생겨! 여기 모멸 찬 시선에 잔뜩 주눅이 든 꼬마 거위 지타가 있습니다. 얼굴이 벌게지고 말을 더듬거리지만 왜 발맞춰 걸어야 하는지, 들판에서 요란스레 풀을 뜯어먹는 암소를 구경하면 왜 안 되는 건지 궁금해 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우리 아이들과 꼭 닮았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그저 전통이니까, 그래왔으니까, 그래야 더 빨리 할 수 있으니까 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에 관심이 많은 순수한 아이들은 지타처럼 자기 발걸음과 속도로 세상을 살아가고 싶어 하지요. 조직에 자신을 끼어 개인을 희생하려는 어른들이나, 획일적인 방식으로 교육하고, 규정화하려는 어른들에게 질문합니다. “왜죠?” “왜 그래야 해요?” “싫어요!” 하지만 어른들은 아이들의 거부나 질문을 반항으로 받아들이거나 사회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가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질책합니다. 그런데 정말 질문하고 거부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면 그건 조화로운 삶과 멀어지는 것일까요? (미래그림책90)『발맞춰 걷는 건 싫어!』는 지타의 발걸음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지타만의 독특한 개성이라는 것을 알리고. 지타의 발걸음이 다른 동물들의 소리와 조화를 이룰 때 그것은 불협화음이 아닌 조화로운 또 하나의 음악이 된다는 것을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세상을 이루는 수많은 소리와 음악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엄마 아빠의 말에 질문하고 의견을 낼 때, 아이들과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왼손을 많이 쓴다고, 다른 아이들보다 말이 느리다고 혹은 남들이 다 할 줄 아는 일을 잘 못한다고, 다그칠 필요는 없습니다. 지타의 발걸음처럼 아이들에게는 저마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자기만의 모습이 있으니까요. 이 그림책의 가장 큰 매력은 여러 동물들이 내는 소리가 리듬감 있게 반복되어, 마치 신나는 음악을 듣는 듯한 흥을 준다는 것입니다. 무리에서 쫓겨난 지타가 코를 훌쩍이며 진흙탕을 걸어가는 이야기를 따라 자연스럽게 재미난 곡조가 붙습니다.‘철퍽 쿨쩍 철퍼덕 철퍽 쿨쩍 철퍼덕’지타가 내는 소리에 관심을 가진 청딱따구리가 끼어들자 지타의 걸음은 ‘철퍽 톡 쿨쩍 철퍼덕 톡 쿨쩍’ 이 되고, 암탉이 합류해 ‘철퍽 톡 꼬꼬꼬 쿨쩍 철퍼덕’ 이 됩니다. 당나귀와 암소도 함께 ‘철퍽 톡 꼬꼬꼬 쿨쩍 철퍼덕 히이이이잉 음머어어어어’하고 소리를 냅니다. 온갖 동물들이 지타의 뒤를 따르며 자기의 소리를 내며 자기 식으로 걷고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행진을 벌입니다. 아이들 역시 반복되는 동물 소리들을 따라하며 어깨를 들썩거리며 흥겨워 동안 자연스럽게 다양성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움의 가치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