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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의 비 결코 보이지 않는다 불문율 혼선 영원한 승리 무쿠로바라 안녕, 기리하라 씨 역자 후기 |
Miyuki Miyabe,みやべ みゆき,宮部 みゆき,矢部 みゆき, 미미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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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은 있으세요?”
아사코는 저도 모르게 물었다. 그녀가 젖은 채 돌아가는 모습을 떠올리기 싫었기 때문이다. “없지만 괜찮아. 계속 지하철이고 집은 역 바로 옆이니까.” 여자는 미소 지으며 “고마워”하고 인사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먼 곳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지하도의 비라.” 아사코는 몸에서 접시를 떼고 그녀 쪽으로 돌아섰다. “계속 지하에 있으면 비가 내려도, 줄곧 내려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지? 그런데 어느 순간 별생각 없이 옆 사람을 보니 젖은 우산을 들었어. 아, 비가 내리는구나, 그때 비로소 알지. 그러기 전까지 지상은 당연히 화창하리라고 굳게 믿었던 거야. 내 머리 위에 비가 내릴 리가 없다고.” 어수룩하지, 그녀는 말했다. “배신당할 때 기분이랑 참 비슷해.” --- p.23~24 벨은 계속 울렸다. 착신을 가리키는 빨간 등이 조급하게 깜빡였다. 나는 동생을 채근해서 수화기를 들게 했다. “네.” 상대가 누구인지 알 때까지 그 말밖에 하지 않는다. 목소리도 조심스럽다. 경계하는 것이다. 동생은 수화기를 귀에 댄 채 미간에 주름을 꽉 잡더니 나를 돌아보고는 고개를 작고 빠르게 끄덕였다. 역시 녀석이다. 나는 일어나서 전화로 다가갔다. 송화기를 손바닥으로 감싼 동생은 빠르게 떠들었다. “평소처럼 소름 끼쳐. 정말 짜증 나는 놈이야.” 나는 수화기를 받아 들며 등을 펴고 말했다. “여보세요? 전화 바꿨습니다. 아, 끊지 말아 주세요. 저는 당신이 밤마다 전화 거는 번호를 쓰는 여자애의 오빠예요-끊지 마세요, 끊지 마요. 당신은 동생에게 늘 얘기를 조금 나누고 싶을 뿐이라고 한다면서요? 얘기하는 것쯤 뭐 어떠냐, 상대해 줘도 되지 않느냐고요. 그러면 오늘 밤은 제가 상대해 드리죠.” --- p.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