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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카논
십 년 계획 과거가 없는 수첩 팔월의 눈 지나간 일 산 자의 특권 새어나오는 마음 |
Miyuki Miyabe,みやべ みゆき,宮部 みゆき,矢部 みゆき, 미미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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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과 정적은 편의점과는 거리가 먼 감각들이다. 그래서 이 정적은 더더욱 불안하게 다가왔다. 가게가 무언가 다른 것으로 바뀐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불도 꺼졌고, 직원도 없고, 음악도 나오지 않는 이십사 시간 편의점. 그런 것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그런 좀비 같은 것은. --- p.26, 「인질 카논」 중에서
룰렛 위에서 정신없이 돌던 신경의 바늘이 우연히 ‘웃음’이란 표시 위에 멈춘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면, 그때야말로 진짜 감정이 북받쳐 오르기 마련이다. 실제로 그랬다. 아침 해가 떠올라 창문 커튼을 비출 무렵 아키코는 울기 시작했다. 하룻밤 내내 울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눈물이 아니다. 마음이 산산조각 나서 울 때에는 누구나 아침 해와 함께 우는 것이다. --- p.193, 「산 자의 특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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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좀 더 괜찮은 곳에서 인질로 잡혔으면 좋았을 텐데.”
이쓰코는 한밤중 집에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렀다가 운 나쁘게도 강도와 마주친다.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권총으로 점원을 위협하며 편의점 안에 있던 손님들을 인질로 잡은 강도. 그가 인질들 앞에 일부러 떨어뜨린 물건은 놀랍게도 아기들이 가지고 노는 노란 딸랑이 장난감이었다. 편의점 무장 강도와 딸랑이 장난감은 대체 무슨 관련이 있을까. 인간에게서 희망을 보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 누군가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건 오직 ‘사람’뿐이다 ‘일본 미스터리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 『인질 카논』에서 그가 그리는 인간 군상은 때로 너무나 평범하다. 평범한 학생, 회사원, 가족……. 그러나 오히려 그렇기에 그 안에는 우리들 일상의 모습이 들어 있다. 그리고 일상 속의 상처가 스며들어 있다. 편의점 강도와 아기 장난감(「인질 카논」), 실연당한 여자와 왕따 당하는 소년과 한밤중의 학교(「산 자의 특권」), 한쪽 다리를 잃은 소년과 육십 년 전에 쓴 할아버지의 유서(「팔월의 눈」)……. 특별할 것 하나 없고 때로는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소재로 미야베 미유키는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작품을 만들어 낸다. 멋쟁이 택시기사 아주머니는 어째서 십 년을 기다리며 살인계획을 세웠는지(「십 년 계획」), 우울증에 걸린 대학생과 지하철에서 주운 수첩이 어떤 사건으로 엮이게 되는지(「과거가 없는 수첩」)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아, 역시 미야베 미유키구나’ 하고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는 표제작 『인질 카논』을 포함해 전부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모두 자기만의 상처를 안고 있고 때로는 그 아픔에 짓눌려 좌절하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다. 미야베 미유키는 이 일곱 편의 단편들을 통해, 상처 입은 사람들을 다시 이끌어 줄 수 있는 건 또 다른 ‘사람’이라고 말한다. 어느새 외로움과 고독에 익숙해져 버린 현재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며 희망이 삭막한 도시 어디에 있는지 가르쳐 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