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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의 비
결코 보이지 않는다 불문율 혼선 영원한 승리 무쿠로바라 안녕, 기리하라 씨 역자 후기 |
Miyuki Miyabe,みやべ みゆき,宮部 みゆき,矢部 みゆき, 미미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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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의 비라.”
아사코는 몸에서 접시를 떼고 그녀 쪽으로 돌아섰다. “계속 지하에 있으면 비가 내려도, 줄곧 내려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지? 그런데 어느 순간 별생각 없이 옆 사람을 보니 젖은 우산을 들었어. 아, 비가 내리는구나, 그때 비로소 알지. 그러기 전까지 지상은 당연히 화창하리라고 굳게 믿었던 거야. 내 머리 위에 비가 내릴 리가 없다고.” 어수룩하지, 하고 그녀는 말했다. “배신당할 때 기분이랑 참 비슷해.” --- pp.23-24, 「지하도의 비」 중에서 “세상에는 하느님도 부처님도 없어요.” 취조실에서도 그렇게 말하며 우는 남자를 보면서 반장(당시는 경사)은 생각했다. 세상에는 하느님도 부처님도 분명히 있다. 그저 당신이 필요로 했을 때 하필 다들 휴가를 떠났을 뿐이다. --- pp.178-179, 「무쿠로바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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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배신당했어. 계속 믿었는데. 육 년이나.”
아사코는 남자 친구를 기다리다가 우연히 붉은 동백꽃이 그려진 넥타이를 맨 남자를 발견한다. 수제품이라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던, ‘그 여자’가 아쓰시를 위해 선물로 산 넥타이. 당황해 남자를 지켜보는데, 남자가 갑자기 웃음을 띠며 기다리던 사람을 맞는다. 그 남자가 기다리던 사람은 다름 아닌 ‘그 여자’. 그러나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 같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호러, 미스터리, SF까지 무지개처럼 다채로운 빛을 띠고 있는 일곱 편의 단편 일상생활에서 약간만 고개를 돌리면 보일 법한 ‘조금 신기한 이야기’. 완전히 다른 세계의 이야기나 거리감 있는 환상적인 내용이 아닌, ‘어쩌면 내 곁에서 일어날지도 모르는, 이미 내 주변 어딘가에서 일어났을지도 모르는’ 바로 가까운 곳의 이야기. 『지하도의 비』에 실린 일곱 편은 모두 그런 이야기다. 배신당하고 상처 입은 여자의 마음 「지하도의 비」 검은 실로 이어진 인연 「결코 보이지 않는다」 한 가족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 「불문율」 장난전화를 하는 사람에게 언젠가 나타날지도 모르는 「혼선」 인생을 건 도박 「영원한 승리」 마(魔)에 씌어 버린 사람들 「무쿠로바라」 소리가 사라져 버린 집에 자칭 ‘은하계의 연구원’이 찾아오는 「안녕, 기리하라 씨」. 일곱 편 중에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단편이 있는가 하면, 안타까움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단편도 있다. 섬뜩한 결말에 등줄기가 오싹해지기도 한다. 어떤 이야기는 공포스럽고, 어떤 이야기는 눈물이 핑 돈다. 분위기도, 소재도 전혀 다른 일곱 편의 단편이 한 권에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전혀 다른 일곱 가지 색은 한 권 안에 어우러지면서 신비로운 맛의 책을 만들어 낸다. 찬찬히 읽다 보면, 처음에는 통일성이 없는 듯 보였던 여러 장르의 단편들이 사실은 다 같은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미야베 미유키 특유의 이야기, ‘상처 입은 사람들’이다. 그가 다루는 상처는 언제나 우리 삶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글을 읽는 독자들 중 누군가가 이미 받은 상처, 누군가에게도 나타날지 모르는 아픔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더욱 섬뜩하고, 더욱 따뜻하다. 이미 내 곁에 있는, 혹은 곧 내 곁에 나타날지도 모르는 일들이기 때문에.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가 만들어낸 독특하고 강렬한 일곱 가지 색. 이 독특한 빛의 무지개를 보며, 사람들은 마음속 상처를 천천히 치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미소 짓게 하는 결말도 있지만, 오싹하거나 불합리함을 느끼게 하는 결말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결같이 마음 한구석이 찡하고 따뜻해지는 까닭은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책이 그러하듯, 이 책 역시 약자의 편에 서서 ‘그래, 조금만 더 힘을 내요. 아직 포기할 수 없잖아요’ 하고 말을 걸어 주는 이야기이기 때문이겠지요. --- 역자 후기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