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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월기
덤불 속 달려라 메로스 벚나무 숲 만발한 벚꽃 아래 햐쿠모노가타리 저자 후기_원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기를 역자 후기_모리미 도미히코가 창조해낸 차분하고 서정적인 세계 |
Tomihiko Morimi,もりみ とみひこ,森見 登美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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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일대에서 ‘마작’은 무시무시한 마력을 가졌다. 불철주야 중국어 학습에 과도하게 힘쓴 끝에 생애의 대계를 그르친 학생도 많았다. 마작장 옆 골목에는 그런 인간들의 송장이 층층이 쌓여 있어, 길가는 이들로부터 측은함 어린 시선을 받곤 했다. …… 나쓰메와 나가타는 마작장에 드나들고 아는 이의 집에 틀어박혀 마작에 열중했다. 나가타는 마작을 하다 말고 연구실로 가 실험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다시 탁자 앞에 앉는 과감한 기술을 여유 있게 구사했다. 마작에 씐 친구들의 송장을 타넘으면서도 유유히 마작을 즐기는 그 모습은 사뭇 즐거워 보였다. ---「산월기」 중에서
촬영 중에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수라장이 벌어졌겠지. 하지만 다 우야마 선배 본인이 뿌린 씨앗이야. 애초에 그런 기획을 세우는 게 인륜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남자 둘에 여자 하나가 밀실에 가까운 환경에 틀어박혀 촬영하는데, 그중 둘은 사귀는 중이고 나머지 하나는 옛 애인. 아무리 그래도 싸움나지 않겠어? 싸움이 나야 마땅하지. 차라리 서로서로 죽여서 죄 죽어버려라 싶어, 나는. …… 자기 애인과 그 옛 애인을 입 맞추게 시키고는 그 장면을 촬영해서 상영하는 사람의 마음을 모르겠어. 우야마 선배를 ‘영화의 혼’이라느니 뭐니 하면서 칭송하는 후배 녀석들 기분도 모르지는 않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내 취향은 아냐.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던 촬영 기간 중에 그 세 사람은 어떤 시간을 보냈는가. 뭐, 진상은 덤불 속이야. ---「덤불 속」 중에서 “너는 친구를 위해 춤출 수 있겠나?” 메노는 등을 꼿꼿이 펴고 장관을 노려보았다. “물론 춰주고말고. 다만,”이라고 말하다 말고 발치에 시선을 떨어뜨리더니 한순간 망설였다. “다만 나에게 조금만 자비를 베풀어줄 생각이 있다면 하루만 유예를 주지 않겠나. 실은 지금부터 향리로 돌아가 누나의 결혼식에 참석해야 해. 내일 해 떨어질 때까지는 반드시 돌아와 삼각팬티 바람으로 피날레를 장식해 보일 테니까.” “역시 그렇게 나오는군.” “나는 반드시 약속을 지킬 것이다. 생각해봐라. 지금까지 신세졌던 누나가 드디어 행복을 손에 넣는 것이야. 나에게는 누나의 결혼을 축하해줄 의무가 있단 말이다. 그렇게 나를 못 믿겠거든, 좋다. 궤변론부 친구 중에 세리나라는 사내가 있다. 대학에 입학한 이래로 줄곧 함께 해온 둘도 없는 벗이야. 그 친구를 인질로 여기에 두고 갈 테니 내가 도망가거든 그 녀석을 삼각팬티 바람으로 춤추게 해라.” ---「달려라 메로스」 중에서 만발한 벚꽃 아래는 한없이 고요하고, 차가운 공기가 팽팽하게 죄어져 있었습니다. 등에 업혀 있는 여자의 온기가 남자의 의식에서 멀어졌습니다. 한없이 이어지는 만발한 벚꽃 아래 남자와 여자만 있었는데, 자기들의 모습도 문득 사라지고 그저 벚꽃만 흩날리는 광경이 떠올랐습니다. 그곳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습니다. 여자와 되풀이해온 말다툼도, 여자의 도기를 튕기는 듯한 웃음소리도, 낯모르는 사람들이 자아내는 소음도 없었습니다. 현란하게 핀 꽃 아래는 마치 세상의 끝처럼 황량했습니다. 그곳이 자신의 도달점이요, 자신이 예전부터 두려워했던 장소라는 것을 남자는 마침내 깨달았습니다. ---「벚나무 숲 만발한 벚꽃 아래」 중에서 괴담을 이야기할 때마다 불을 하나씩 끄고 자신들을 서서히 어둠에 밀어 넣으며 이윽고 찾아올 뭔가를 기다린다. 햐쿠모노가타리는 그런 으스스한 놀이다. 그러나 이것도 F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불 100개를 전부 끄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 그 결정적 순간에 도달하기 전에 끝낸다고 한다. 결정적인 순간이란 최후의 불이 꺼지고 방이 어둠에 가라앉아 진정한 괴물이 모습을 드러낼 때를 말한다. ---「햐쿠모노가타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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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학사를 대표하는 고전 명작이
천재 작가의 유쾌한 변주로 다시 태어난다! 2003년 일본판타지 소설 대상, 2006년 제2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모리미 도미히코. 매직 리얼리즘 기법으로 현실과 가상을 교묘하게 배열하는 독특한 세계관과 문체로 일본 독자와 평론가의 극찬을 받고 있는 그는 ‘천재 괴짜 작가’라 평가받으며 일본 문단에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선배 작가들을 향한 경의의 시선을 담뿍 담은 그의 신작 『달려라 메로스』는 일본의 유명한 근대문학 단편 다섯 편을 모리미 도미히코만의 색깔을 덧입혀 새롭게 해석해 쓴 책이다.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작가라 꼽히는 나카지마 아쓰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사카구치 안고, 모리 오가이의 단편소설이 모리미 특유의 유쾌하고 발랄한 이야기와 독특한 예스러운 문체로 변주되어 『달려라 메로스』로 새롭게 탄생하였다. 유쾌하고 발랄한 다섯 단편을 싣고 달리는 『달려라 메로스』! 유쾌하고 익살스러우면서도 묘하게 품위 넘치는(?) 예스러운 문체로 ‘교토 천재’ ‘21세기의 새로운 재능’이라 불리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달려라 메로스』. 이제 그만의 유쾌한 웃음 코드는 일본 최고의 작품들까지 뻗쳐 시도는커녕 아무도 구경해보지 못한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냈다. 「산월기」 고고한 대학생 사이토 슈타로는 자신의 재능을 과대평가하다 어느 날 자취를 감추어버리지만 아무도 그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 순경이 된 사이토 슈타로의 옛 친구 나쓰메 다카히로는 연이어 일어나는 괴이한 사건을 수사하던 중 괴상한 차림의 사이토 슈타로를 발견하는데……. 나카지마 아쓰시의 원작에서 시인에 집착하여 호랑이로 변신했던 이징을, 천구로 변신하여 침덩어리를 뱉는 대학생 사이토 슈타로라는 엽기적인 주인공으로 바꾸어버렸다. 「덤불 속」 대학 축제의 영화제에서 화제가 된 영화 「옥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 열렬한 입맞춤 영상으로 큰 화제가 되었던 「옥상」이라는 영화를 중심으로 전 연인이었던 주연 남녀배우와 현재의 연인인 영화감독, 그리고 그들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동아리 후배와 친구들의 이야기 등 하나의 사실을 일곱 명의 시선으로 그려낸다. 작가는 남자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사건을 영화라는 가벼운 소재로 바꿔치기 하면서도 심리의 절대성에 회의를 제기하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시도는 그대로 따왔다. 「달려라 메로스」 궤변론부를 하루아침에 없애버리려는 도서관 경찰 장관에 맞서는 메노 시로. 폐부의 운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운동장에 설치된 무대에 올라 삼각팬티 바람으로 춤을 춰야 한다. 메노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세리나를 인질로 맡기고는 그와의 우정을 위해 도망치기 시작한다. 세리나 또한 독특한 우정관으로 메노가 절대로 돌아오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작가는 인간의 신뢰와 우정의 아름다움을 분홍색 팬티바람으로 춤을 춰야 하는 유쾌함으로 포장했으며, 메로스는 메노 시로, 세리누티우스는 세리나라는 이름으로 바꾸는 등 소소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을 썼다. 교토 시내를 질주하는 괴짜 대학생들의 색다른 우정이 독특하게 펼쳐지는 작품이다. 「벚나무 숲 만발한 벚꽃 아래」 사이토 슈타로를 존경하면서 소설을 쓰는 한 남자. 그는 어느 날 벚꽃이 만발한 벚나무 숲에서 체온이 느껴지지 않는 아름다운 한 여인을 만난다. 지금까지 자신을 초라하다고 느껴온 남자는 여자를 만난 이후 자신감을 얻고 인기 소설가가 되지만, 점차 소설과 여자를 향한 열정을 잃어버리게 된다. 모리미 도미히코는 원작에서는 귀신이었던 여자에게 속아 살인을 저질렀던 남자를, 여자를 만나면서 인기 소설가로 거듭나는 남자로 바꾸어 퇴폐적이고 공포소설 분위기를 띠는 원작을 현란한 아름다움 속에 숨어 있는 공포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배우자의 손에 꿈을 잃어가는 불쌍한 남자로 그려냈다. 「햐쿠모노가타리」 이야기의 주인공 모리미 도미히코는 찌는 듯이 더운 여름날 밤, 햐쿠모노가타리(많은 사람이 한 방에 모여 밀초를 100자루 세운 뒤 괴담을 이야기하고는 촛불을 하나씩 불어 끄는 놀이)에 참여한다. 모리미는 그곳에서 친구들을 만나지만, 그의 신경을 온통 뺏는 것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가시마라는 인물이었다. 이번 단편은 앞서 나온 단편의 등장인물을 모두 등장시켰으며, 화자가 작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전통적인 일본의 괴담 ‘햐쿠모노가타리’를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킨 모리 오가이의 「햐쿠모노가타리」를 다시 한번 모리미의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천재 괴짜 작가’가 그려낸 교토발 청춘문학의 금자탑! 폭주하는 젊음, 사랑과 우정이 요절복통 코미디로 태어나다! 천재 ?짜 작가라는 수식어답게 모리미 도미히코는 『달려라 메로스』에서도 그만의 독특한 문체로 근대문학 작가의 작품을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냈다. 기존의 작품을 알지 못하는 독자들은 이번 단편들이 오로지 모리미 도미히코의 창작물일 거라고 착각하게끔, 엄숙한 분위기의 근대 작품에 기발한 상상력, 사랑스럽고 엉뚱한 코미디를 녹여내어 모리미만의 색채를 가득 담아냈다. 하지만 일본의 떠오르는 신예작가가 일본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릴 만큼 존경받는 선배작가의 작품을 어떤 계기로 패러디할 생각을 했을까. 작가는 『달려라 메로스』를 어떻게 쓰게 되었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작품을 이상한 형식으로 써서 웃기고 싶었거든요.” 모리미 도미히코는 중학교 수업 때 『달려라 메로스』의 낭독 테이프를 듣던 중 직설적으로 사랑과 우정을 논한 그의 작품이 낯간지럽다고 느꼈다. 그 당시에 느꼈던 감상을 토대로 이상한 형식으로 구성한 작품이 바로 새로운 해석판 『달려라 메로스』이다. 원작을 새로 쓰게 되면서 다시 접한 원작의 놀랄 만한 필력을 발견하고는 자연스럽게 작품 속으로 끌려 들어간 모리미 도미히코는 각각의 작품을 원작자의 필치에 가깝도록 수많은 퇴고를 거듭했을 정도로 정성을 쏟았다. 하지만 모리미 도미히코는 『달려라 메로스』의 무대를 현대의 교토로 끌어올리는 것에 머물지 않고, 엄숙한 분위기를 풍기는 원작을 폭소의 도가니로 만들어버렸다. 고전 작품 속 주제를 이중으로 굴절시키며 그 본질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폭주하는 청춘의 사랑과 우정, 요절복통 코미디로 다시 태어난 『달려라 메로스』. 일본의 대표 명작이 오늘의 교토를 배경 삼아 익숙하고도 낯설게 펼쳐진다. 원작의 줄거리! 나카지마 아쓰시의 「산월기」 당나라 시대, 농서의 이징은 고집스럽고 자부심이 높았던 그는 스스로의 신분에 만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인으로 유명해지려던 그의 노력도 물거품이 되고, 그 후 행방불명이 된다. 1년 후 그의 옛 친구는 여행하던 중 호랑이가 되어버린 이징과 만나고, 시에 대한 집착으로 사람의 정신, 모습을 잃어버리고 호랑이로 변해버린 이징을 보고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덤불 속」 도둑에게 모든 것을 빼앗긴 채 나무에 묶여 있다가 아내가 폭행당하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한심한 남자를 죽이는 이야기이다. 덤불 속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도둑, 남자의 아내, 무녀의 입을 빌려 나타나는 남자의 영혼 등 일곱 명의 사람이 증언, 고백한다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남자가 어떻게 죽었는지 진상은 밝혀지지 않고, 범인도 흐지부지되어 있다. 다자이 오사무의 「달려라 메로스」 메로스는 폭군을 암살하려 하지만 붙잡혀 처형될 처지에 놓인다. 메로스는 친구 세리누티우스를 인질로 세우는 조건으로 3일간의 유예를 얻는다. 누이의 결혼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메로스는 무너진 다리, 산적의 습격 등 거듭되는 불운에 지친 나머지 포기하려고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메로스는 약속을 완수하고 왕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한다. 사카구치 안고의 「벚나무 숲 만발한 벚꽃 아래」 남자는 제멋대로인 여자를 위해 사랑했다. 여자는 좋은 음식을 먹고 싶어했고, 빗이나 비녀를 소중히 했으며, 수도에 데려가달라고 한다. 그리고 여자가 시키는 대로 사람들의 목을 잘랐지만 남자는 사람을 죽이는 일도 싫증이 났다. 그는 여자가 귀신임을 알게 되고 자신의 등에 매달린 그녀를 목 졸라 죽였다. 만발한 벚꽃 아래 여자의 모습은 사라지고 그의 모습도 사라져간다. 모리 오가이의 「햐쿠모노가타리」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한 명씩 귀신 이야기를 한 뒤 촛불을 끄는데, 100개째의 촛불이 꺼졌을 때 진짜 귀신이 나온다는 햐쿠모노가타리. 나, 모리 오가이는 부자가 개최하는 햐쿠모노가타리에 참여한다. 그러나 관심은 한 인물에 있다. 그에게서 후천적인 방관자를 느끼고 본인은 선천적인 방관자라는 것을 깨닫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