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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소리 파문 정수사 가는 길 느리게 혹은 둥글게 둥근 것에 대한 성찰 <月>자 마을에 가서 (...) 2. 놋세숫대야 진도 저물녘 지리산 절창 봄의 오르가슴 상여 (...) 3. 백련사 동백숲 1 백련사 동백숲 2 백련사 동백숲 3 백련사 동백숲 4 마음의 거처 (...) 4. 함박눈 침향 연 백련사 오솔길의 내력 변산시편 1 (...) 해설 / 이문재 - 성찰과 실천, 그리고 그 사이 |
金善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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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뿐인 사람
그만, 산모퉁이 돌아가신 뒤 털썩, 세상 어둠 주저앉는데 밭둑 너머 폭죽처럼 터지던 그리움 목화송이, 환한 눈물로 길을 밝히던 것을 딱 한 번뿐인 사랑 차마, 울며 다녀가신 뒤 철컥, 문고리 녹슬게 걸어잠근 마음의 빈 방 봉창을 쓰러질 듯 찾아오시는 눈발 목화송이, 아 --- p. 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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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저물고 눈은 퍼붓는데
친구야, 우리 선창 뒷골목 홍어 먹으러 가자 현란한 불빛, 질주하는 차들의 거리를 지나 삶의 비린내 진창으로 풍기는 곳 홍어 먹으러 가자 그곳은, 산전수전의 늙은 내외가 변함없이 홍어를 써는 곳 잘 삭은 홍어에 묵은 김치와 막걸리가 어우러진 곳 세상 풍파를 주름지게 만난 손이 아름다운 손이야 오래 삭힌 음식이 깊은 맛과 향을 지니는 법이야 사람도 그렇고 시도 그렇지 아니하냐는 늙은 주인 골코름한 말씀에, 세월이 흐르면 아픈 기억도 추억이 된다지요 사람의 소리도 곰삭으면 그늘을 친다지요 오호라 세상만사, 그렇지 아니하냐며 시절가 한 대목으로 화답하다 보면, 얼씨구나 우리는 홍어 속살처럼 얼굴이 붉어지고 알싸한 감동으로 코끝이 시큰하거니 절씨구나 사는 일 아름다워 눈물마저도 찔끔 나거니 밤은 깊어가고 눈은 무장무장 쌓이는데 친구야, 우리 선창 뒷골목 홍어 먹으러 가자 새천년 온다고 괜시리 부산떨어 무엇하리 이렇게 느긋하게 퍼질러앉아 홍어나 씹으며 저무는 천년의 마지막 술잔을 나누자 --- pp. 50∼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