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긴급 주민회의 ------------- 4
이삿짐을 막아라 ------------ 14 친구를 멀리하라고요? ---------- 23 엄마 생일을 망쳤어요 ---------- 36 고마워, 지음아 ---------- 47 작가의 말 ---------- 63 |
양혜원의 다른 상품
주미의 다른 상품
|
“와, 30년이나! 그럼 뭐 평생을 해 온 일이네. 몸도 불편한 사람이. 훌륭하다, 훌륭해!”
조용하던 아빠가 갑자기 큰 소리로 말했어요. 아빠는 화면을 뚫어져라 보면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 이번엔 다리가 불편한 아저씨가 폐지를 팔아 할머니 집에 쌀과 연탄을 사 드리는 장면이 나왔거든요. 정작 아저씨 옷은 얇고 허름하면서요. “사람은 모름지기 저렇게 배려하고 나눌 줄 알아야 하는 거야. 은기야, 잘 봐라. 알았지?” “네.” 난 아빠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건성으로 대답했어요. 세울이랑 채팅 중인 대화 창에 글을 쓴 지 삼십 분은 지났을 거예요. 슬슬 애가 타기 시작했어요. 아빠 얘기가 귀에 들어올 리 없죠. “아유, 우리 은기가 얼마나 착하고 인정이 많은데. 당신이 몰라서 그래. 너무 인정이 많아서 탈이라면 탈이지. 그렇지, 은기야?” 엄마가 내 뒤통수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호호댔어요. 자기 자식은 다 예쁘다는 고슴도치 엄마니까 이해해요. 그런데 아빠한테도 내 자랑을 하네요. 난 아빠 자식이기도 한데 말이죠. “근데, 넌 도대체 누구랑 그렇게 채팅을 해 대니? 가족이 모여서 오순도순 텔레비전 보는데 그놈의 휴대폰 좀 치우면 안 돼?” 엄마 목소리가 금세 사납게 변했어요. 부드럽던 손길도 거칠게 바뀌어 내 휴대폰을 잽싸게 채 갔죠. “엄마, 왜 그래? 빨리 주세요.” “누구랑 하는데?” “세울이. 내가 좋아하는 애란 말이에요. 조금 있으면 여자 친구가 될 거고요.” 난 입을 오리 주둥이처럼 쭉 내밀었어요. “쪼끄만 게 무슨 여자 친구야, 여자 친구는!” “치, 은서랑 싸울 땐 다 컸다고 하더니. 빨리 주세요.” “그거랑 그게 같아? 삼 학년짜리가 여자 친구가 왜 필요해?” “필요한 건가? 좋아하는 거지!” 입으론 불퉁대면서도 머릿속엔 세울이가 떠올라 히쭉 웃음이 났어요. --- p.6~9 |
|
사람됨을 알아보는 마음 가꾸기
똑같은 일을 했는데 어느 때는 칭찬을 받고, 어느 때는 야단을 맞은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때그때 마주하는 상황이 다르기도 하고, 사람의 감정이 늘 한결같을 수는 없을 테니까요. 어린이들이 종종 하는 불평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우리 엄마는 다 큰 애가 이것도 못하냐고 하다가 돌아서면 쪼그만 게 뭘 안다고 나서냐고 뭐라고 해요.” 아이 입장에서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참 어렵기도 하겠지요. 물론 부모만 이랬다저랬다 하는 건 아닙니다. 아이들도 주변의 영향을 받으면서 마음이 이리저리 꿈틀댑니다. 우리 모두 그럴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내 진짜 마음이 무엇인지, 상대방이 어떤 마음으로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지 들여다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우리가 겪는 크고 작은 갈등을 잘 조절해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마음은 자꾸 움직입니다. 이랬다저랬다 해서 당혹스러울 때도 있지만, 어찌 보면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점점 더 아름답게 가꿀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의미도 되니까요. 그런데 조건이나 환경에 견주어 마음을 가꿔 나가게 되면 내가 맞닥뜨리는 상황에 따라 내 마음도 변덕을 부리기 십상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은기 엄마가 어려운 이웃을 보고 눈물짓다가도 아들의 친구만큼은 좋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였으면 하고 바랐던 것처럼요. 은기 엄마가 아들 친구 지음이의 밝고 예의 바른 태도, 지음이 엄마의 진솔한 마음을 알아보게 되어서 참 다행입니다. 내 마음이 가끔 이랬다저랬다 하더라도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자꾸 아름답게 다듬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