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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내면서
오늘의 시 공광규「손가락마다 염주」 권달웅「하늘 산정에 가면」 김경미「어둠의 생김새」 김기택「넥타이」 김명인「어디로?」 김사인「통영」 김선우「반짝, 빛나는 너의 젖빛」 김선태「저녁 범종소리」 김성춘「물소리 천사」 김신용「로즈 버드 1」 김영남「목련」 김완하「버클리 교정에서」 김종태「카페 블루밍 그리고 흑경」 김형오「판소리 세 마당」 김혜순「열쇠」 나희덕「명랑한 파랑」 도종환「지진」 류인서「생일」 맹문재「책을 읽는다고 말하지 않겠다」 문인수「뒷짐」 문정희「쓸쓸」 문태준「空白」 민병도「저무는 강」 박권숙「주흘관을 지나며」 박라연「4차원을 그대 팔에」 박서영「배꼽의 위치」 박시교「나의 아나키스트여」 박주택「국경」 박찬일「내가 하느님이다」 박현수「주전자」 박형준「커튼처럼 사람을」 박후기「복서 2」 배한봉「복사꽃 아래 천년」 서안나「병산서원에서 보내는 늦은 전언」 손정순「사막 뉴타운」 손진은「살쾡이의 다람쥐 사냥법」 손택수「새의 부족」 송수권「정순덕 열전」 송재학「왼쪽 금동귀고리」 송종찬「상사화」 송찬호「붉은 돼지들」 신경림「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 신달자「10주기」 신용목「폭우 지난」 신필영「정월 인수봉」 신해욱「복고풍 이야기」 심보선「‘나’라는 말」 안도현「시집」 엄원태「민들레하우스」 오세영「새 6」 오승철「“셔?”」 유안진「서로를 욕되게 하지 말자고」 유재영「자정의 둘레」 유홍준「발톱 깎는 사람의 자세」 윤금초「백년꽃 사설」 이규리「악기」 이기철「가을이라는 물질」 이명수「꿩꿩 장서방」 이문재「밖에 더 많다」 이상국「혜화역 4번 출구」 이상호「방충망」 이성복「소멸에 관하여 1」 이승은「나침반」 이승철「어느 지천명의 비가」 이승하「돌탑 앞에서」 이시영「밑줄을 긋다」 이우걸「낮술」 이 원「죽은 사람으로부터 온 편지」 이은봉「겨울의 갈피」 이재무「로드 킬」 이재훈「말벌들」 이정록「사루비아」 이정환「아흔」 이종암「봄날, 하동」 이준관「천국의 계단」 이지엽「새」 이태수「우울한 몽상」 장석남「물맛」 장석원「그러나 그 이후의 고통에 대하여」 장옥관「돌 하나 업어온 날」 정끝별「봄」 정수자「울음의 내력」 정용국「강이 나를 불러놓고」 정재학「공모」 정진규「律呂集 38-늦가을」 조용미「얼룩」 조정권「청빙가」 진은영「멸치의 아이러니」 천양희「입」 최동호「북 치는 밤」 최서림「비릿한 말」 하재연「카프카의 오후」 허만하「날개에 대하여」 허 연「천사는 있다」 황동규「산돌림」 황병승「도둑키스」 오늘의 시집 이영광 시집『아픈 천국』 박용재 시집『강릉』 방민호 시집『나는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고형렬 시집『나는 에르덴조 사원에 없다』 차주일 시집『냄새의 소유권』 길상호 시집『눈의 심장을 받았네』 박기섭 시집『달의 문하』 이건청 시집『반구대 암각화 앞에서』 정철훈 시집『뻬쩨르부르그로 가는 마지막 열차』 권혁웅 시집『소문들』 나태주 시집『시인들의 나라』 양문규 시집『식량주의자』 이제니 시집『아마도 아프리카』 강현덕 시집『안개는 그 상점 안에서 흘러나왔다』 최치언 시집『어떤 선물은 피를 요구한다』 이영주 시집『언니에게』 권택명 시집『예루살렘의 노을』 이종문 시집『정말 꿈틀, 하지 뭐니』 곽효환 시집『지도에 없는 집』 조연호 시집『천문』 김행숙 시집『타인의 의미』 이준규 시집『토마토가 익어가는 계절』 김영재 시집『홍어』 ‘오늘의 시’ 기획 좌담 2011 한국 시의 미학과 과제 ■추천시, 시집 목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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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동안 각 문예지에 발표된 신작시들 가운데 좋은 작품들을 선정하여 엮은 『2011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이하 『2011 오늘의 시』)를 도서출판 〈작가〉에서 출간하였다.
제국과 식민, 학살과 전쟁, 혁명과 반反혁명, 빈곤과 개발이라는 첨예한 역학들이 숨가쁘게 교체되고 명멸한 20세기가 저문 지도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20세기 역사가 정점에 올려놓은 근대성의 폐해를 반성적으로 검토하면서, 새로운 세기에 걸맞은 틀과 기율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 요청을 두루 받게 되었다. 과거처럼 인문학적 감각이 교양인으로서 필요한 정신적 인프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 재창출의 효율성을 증진하는 데 복무하고 있다는 판단이 널리 퍼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시대는 인문학이 추구해온 지식이나 감수성이 자본에 깊이 종속되는 아이러니를 보이고 있고, 그것은 우리들에게 어떤 정신적 공황까지 가져다주는 상황을 빚어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진단을 시단에 한정해보아도 그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물론 ‘시’라는 장르가 가지는 조건은 자본과의 결합 가능성이 현저하게 취약하기는 하다. 따라서 시단의 병리적 상황은 자본과의 결속에 의한 것보다는, 미학적 기준이랄까 기율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생겨나는 일종의 과잉이나 편향 같은 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잘 알듯이, 지금은 한국 시의 동향을 유추할 수 있을 만한 주류적 흐름이 확연하게 보이지 않는다. 단지 매우 다양한 개체성을 가진 시편들이 그야말로 다양하게 씌어지고 있을 뿐이다. 또한 그동안 근대성에 대한 반성적 차원에서 일종의 대안 시학으로 등장했던 여성, 몸, 생태 관련 시편들도 상투적 자기 복제라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소재적이건 방법적이건 그것들은 일종의 자기 갱신의 요구를 받게 되었고, 방법론적 측면에서의 또 다른 대안을 강력하게 요청받고 있는 상태이다. 『2010 오늘의 시』는, 이러한 시단의 현재형을 적실하게 반영하면서, 우리 시단이 새로운 시사를 얻어갈 수 있는 유력한 자료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 시단의 다양한 풍경을 깊이 사유할 수 있는 유력한 미적 근거들을 갖춘 가편들을 수록하였다. 동료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은 시편과 시집들은, 미적 완결성과 개성적 목소리를 아울러 견지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대표적 성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좋은 시인을 선정하기 위해 『2011 오늘의 시』는 120명의 시인, 문학평론가, 출판편집인을 추천위원으로 추대, 좋은 시 80편과 좋은 시조 13편을 선정, 수록하였으며, 작년 한 해 동안 발표된 시집 가운데 ‘좋은 시집’으로 평가되는 23권의 시집(시조집 4권 포함)들도 선정하여 소개하였다. 많은 동료들로부터 지지를 받은 시편과 시집들은, 미적 완결성과 개성적 목소리를 아울러 견지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성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또한 말미에 붙인 기획위원들의 「2011년 한국 시의 미학과 과제」란 주제의 좌담은 지난 한 해 동안 펼쳐진 우리 시의 동향을 점검하고, 또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과 작품집을 함께 검토함으로써, 현재 우리 시의 좌표를 반성적으로 성찰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번 설문 조사 결과, 작년 한 해 동안 발표되었던 시편 가운데 심보선 시인의 「‘나’라는 말」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심보선 시편은 시인 특유의 관념적 진정성과 감상적인 천진성이 배어 있는 작품으로서, ‘나’의 결핍과 불완전과 외로움의 상태에서, ‘나’가 ‘너’로 불리어지면서 진정한 ‘나’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타자의 사랑을 통해 나의 존재가 완성된다는 고전적 전언을 들려준 것이다. 시집으로는 이영광 시인의 『아픈 천국』(창비)이 선정되었다. 이영광 시집은 대상으로부터 촉발된 자극이 시인의 몸을 온전하게 관통하면서 어떤 심연에 봉착하거나 나락을 경험하거나 격렬한 적대감에 부딪히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그의 서정은 아이러니와 진통을 수반한다. 그의 이번 시집은 시의 내부에서 서정의 몸을 두껍고 뜨겁고 무겁게 갱신하고 있는 시집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시편과 시집을 비롯한 우리 시대의 많은 시적 실례들을 통해 우리 시대의 선명한 시적 지형이 그려질 것으로 생각된다. 바라건대, 이 『2011 오늘의 시』가 우리 시대의 시적 지형을 온전하게 그려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자료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