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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갱부(坑夫) 부록 - 도련님(坊っちゃん) |
Natsume Soseki,なつめ そうせき,夏目 漱石,나츠메 긴노스케 夏目 金之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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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성격 따위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소설가들은 곧잘 이런 성격을 쓰겠다, 저런 성격을 만들어 보겠다며 자랑스럽다는 듯 이야기한다. 독자들도 그 성격이 이렇다는 둥, 저렇다는 둥 아는 척을 하며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전부 거짓말을 쓰면서 즐거워하거나 거짓말을 읽으며 기뻐하는 것이리라. 사실을 말하자면 성격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사실을 소설가 따위가 쓸 수 있을 리 없으며 썼다 할지라도 소설이 될 염려는 없을 것이다. 진짜 인간은 묘하게 정리하기 어려운 법이다. 신이라 할지라도 애를 먹을 정도로 정리하기 어려운 물체다.
내가 짓무른 눈의 재난을 피해서 맞은편으로 자리를 옮기자 조조 씨는 나와 짓무른 눈을 잠깐 흘낏 쳐다봤을 뿐, 역시 원래의 자리에 앉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조조 씨의 신경이 나보다 상당히 강건하다는 데에는 약간 경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한 얼굴로 짓무른 눈과 이야기를 나누는 데 이르러서는 약간 정나미가 떨어졌다. “또 산에 가는가?” “응, 또 한 명 데리고 가네.” “저 사람인가?” 라며 짓무른 눈이 내 쪽을 보았다. 조조 씨는 이때 무엇인가 대답을 하려 했겠지만 문득 나와 얼굴이 마주쳤기 때문에 그대로 두툼한 입술을 다물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버렸다. 그 얼굴을 따라서 얼굴을 돌리고 짓무른 눈이, “또 벌이가 쏠쏠하겠구먼.” 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 말을 듣자마자 바로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그리고 창에서부터 침을 뱉었다. 그러자 그 침이 기차의 바람 때문에 내 얼굴로 날아 왔다. 매우 불쾌했다. 나는 어둠 속에서 하쓰 씨의 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거절을 할까 생각했다. 이러한 때의 진퇴는 완전히 상대방의 생각에 따라서 결정되는 법이다. 아무리 멍청해도 아무리 영리해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내 가슴에 물어보기보다는 하쓰 씨의 안색을 살펴 판단하는 편이 훨씬 더 빠르다. 다시 말하자면 자신의 성격보다는 주위의 사정이 운명을 결정하는 경우인 것이다. 성격이 수준 이하로 하락하는 경우인 것이다. 평생을 쌓아올린 것이라 자신하던 성격이 형편없이 무너지는 경우 중에서도 가장 현저한 예인 것이다. ―나의 무성격론(無性格論)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다. --- 「본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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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문호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인 『갱부』는, 자기 청년 시절의 체험담을 꼭 좀 소설로 써달라고 부탁한 사람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집필한 소설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가운데서는 이색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타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소재로 인간 내면의 모습을 묘사해낸 소세키의 깊이 있는 사색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열아홉 청춘의 모습을 그린 소설이니 여러 가지 사건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 작품에 그런 부분은 극히 미미하며 오히려 나쓰메 소세키 자신이 작품 속에서 ‘해부’라고 말한 것처럼 인간 심리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주를 이룬다. 그것도 그만의 독자적인 주장이 곳곳에 깔려 있어 읽는 이의 흥미를 더욱 자극한다.
또한 그 섬세한 묘사를 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그의 말 부리는 재주에도 역시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장 하나하나를 가만히 읽어 내려가면 그만의 독특한 어법에서도 커다란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쓰메 소세키를 논할 때면 특정인에 대한 비하, 도쿄 이외의 지방에 대한 비하가 종종 거론되곤 하는데 이는 당시의 상황을 고려하여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을 번역할 때면 언제나 느끼는 부담감이지만 과연 작가의 명성에, 작품의 이름에 누가 되지나 않을지 늘 고민이다. 읽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번역에 임한다는 사실만은 알아주셨으면 감사하겠다. 책 뒤에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도련님』도 함께 실었다. 『갱부』를 번역할 때도 역시 같은 마음이었지만, 『도련님』은 특히 원서에 충실하여 때로는 시제가 맞지 않고, 내용이 맞지 않으며, 문맥이 어색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작품을 읽는 데 크게 지장이 없다고 판단되어 그대로 번역했다.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보다 원서에 가깝게 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한 것이니 이를 염두에 두고 읽어주시기 바란다. 본문 속의 문장부호 「」는 원서에 없는 것이지만 독자의 편의를 위해서 역자가 임의로 삽입한 것임을 밝혀둔다. 나쓰메 소세키의 이색적인 작품과 대표작을 한 권으로 묶은 이 책을 통해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세계를 조금이나마 맛보시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