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Shugoro Yamamoto,やまもと しゅうごろう,山本 周五郞
야마모토 슈고로의 다른 상품
박현석의 다른 상품
|
-요헤이가 아내를 죽이려 했을 때 죄는 누구에게 있었던 걸까? 아내를 죽이려 했던 요헤이였을까, 아니면 요헤이에게 그런 마음이 들게 했던 아내였을까. 이 수용소는 감옥이 아니라고 하고 그 대우도 감옥에 있는 죄인과는 틀림없이 다르지만, 어쨌든 세상에서 격리시켜야 할 만큼의 이유는 있는 것이다. 나는 한 조각 비단 때문에 누명을 썼고,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분명하게 밝히려다 오히려 폭행을 당하고 결국에는 이런 곳으로 보내졌다. 이런 경우 죄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조그만 은장이가 필요에 못 이겨서 작은 금화를 녹여 재료로 쓰는 경우가 있다. 들키면 통용화폐를 훼손한 죄로 벌을 받는다. 와타분에서는 어린 점원을 써서 거의 공공연하게 금화를 깎아내고 있다. 환전상이라면 어디서나 그렇게 하고 있다던데, 그것이 죄가 되지 않는 것은 어째서일까? ―작은 금화를 녹인 은장이는 가난해서 재료를 살 수 없기 때문이지만, 와타분이 금화를 깎아내는 것은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욕을 위해서다. 진짜 죄를 물어야 할 곳은 어디란 말인가, 라고 에이지는 마음속으로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반문했다.
-에이 씨는 머리가 좋으니 내가 하는 말 같은 건 우습지도 않을 테지만, 제아무리 현명해도 사람, 자신의 등을 볼 수는 없는 법이니. -에이 씨가 아무리 머리가 좋고, 솜씨가 아무리 좋아도 그것만으로는 어디서나 훌륭한 장인이 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아. 훌륭한 장인이 되고 나면 호코도가 아니었어도, 사부 짱과 오스에 짱이 없었어도 훌륭한 장인이 될 수 있었을 거라고 너는 말할지도 몰라. 하지만 역시 호코도가 있고, 사부 짱이 있고, 오스에 짱이라는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은 지울 수가 없잖아.” -너는 외톨이가 아니다, 아무리 적게 꼽아보아도 사부 짱과 오스에 씨와, 오노부 씨 등이 있지 않은가, 어떤 경우에도 사람은 외톨이가 아니다, 라는 의미의 말이었다. 그야 어쨌든 세상에서 인정을 받고 존경받는 사람에게는, 그 그늘에 모두 사부와 같은 사람이 붙어 있다는 오노부의 말은 아픈 것이었다. --- 본문 중에서 |
|
일본에서 야마모토 슈고로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으리라. 그만큼 작가 자신의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어 문학적 위치를 확고히 다진 작가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굳이 ‘작가 자신의 작품’이라고 말한 것은 야마모토 슈고로가, 작가로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릴 기회가 되기도 하는 문학상의 수상을 전부 거절했기 때문이다. 그는 ‘문학은 상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며 자신의 작품으로만 독자들에게 다가갔다. 이런 그가 일본 대문호의 계보를 잇는 작가라는 평을 듣고 있으니 ‘작가 자신의 작품’만으로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는 말도 이해가 되리라 여겨진다.
그런데 우리 독자에게 그의 이름은 다소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일본 문학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일지 모르겠으나, 그 외의 대다수는 그의 이름이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그나마 일본 문학을 좋아하는 우리 독자들이 그의 이름을 들어본 것은, 대부분이 일본의 유명한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야마모토 슈고로 문학상’ 덕분이리라. 따라서 그의 작품을 직접 접한 사람은 극히 소수일 것이다. 일본에서는 그의 이름으로 문학상을 제정할 만큼 유명한 작가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소개가 미흡하니 안타까운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야마모토 슈고로의 작품 가운데는 빼어난 걸작이 많지만 이 『사부』는 야마모토 슈고로의 대표작 가운데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작품의 영화화나 드라마화, 혹은 연극화가 그 작품의 작품성을 직접적으로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작품의 인기도나 내용의 감동은 어느 정도 확인해볼 수 있으리라. 이 『사부』는 일본에서 수차례 영화화, 드라마화, 연극화된 작품 가운데 하나다. 그것으로 이 작품의 인기도나 감동성은 가늠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야마모토 슈고로의 장편소설인 『사부』는 동갑내기 두 청년과 그들 주변의 두 여인을 주인공으로 참된 사랑과 우정, 우리 삶은 결코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감동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전혀 뜻밖의 일로 누명을 쓰고 부랑자 수용소에 수용되어 세상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되어버린 에이지, 그런 그를 믿고 끝까지 따뜻한 우정을 보여주는 사부. 이들 두 청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드라마에서 삶의 의미를 음미해보자. 각자의 삶에 지쳤을 때, 세상에 홀로 남겨진 외톨이라는 느낌이 들 때, 세상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었을 때, 이 책을 펼쳐보시기 바란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사부’가 당신 곁에서 당신을 따뜻하게 위로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