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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 부
『갱부』의 작의와 자연파 · 전기파의 교섭 해 설(고미야 도요타카) 연 보 |
Natsume Soseki,なつめ そうせき,夏目 漱石,나츠메 긴노스케 夏目 金之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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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내가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니 내 스스로 괴로움을 멈추게 할 수밖에 방법이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내가 괴로워하고 있으면서도 나 이외의 사람을 움직이면 어떻게든 내게 유리한 해결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오로지 바깥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거리에서 사람과 맞닥뜨렸을 때 나는 버티고 선 채로 상대방을 진흙탕 쪽으로 피하게 할 방법만을 궁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움직이지 않고 지금 그대로, 상대방만 내 생각대로 움직이게 하려 하는 불가능한 일을 해보려 했던 것이다. 자신이 거울 앞에 서 있으면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만 신경을 쓴들 어떻게 될 일이 아니다. 세상의 규율이라는 거울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것이라면 내가 거울 앞을 떠나는 것이 무엇보다도 현명한 판단이다.
- 세상에는 매우 영리한 인물이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상당히 있기 때문이다. 마음은 고형체(固形體)이니 작년이나 올해나 벌레만 먹지 않았다면 대체로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데는 참으로 할 말이 없다. 그리고 그처럼 한가로운 생각으로 사람을 마음대로 다루겠다는 둥, 교육을 하겠다는 둥, 자기 생각대로 움직이겠다는 둥 소란을 피우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물조차도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우물쭈물하면 증발해버린다. --- 본문 중에서 『갱부』 속의 ‘무성격’론은 소세키 자신의 예술성 및 생활과의 연관에 있어서 가장 깊은 의미를 짜낼 수 있지만, 사실 소세키는 일정 기간을 산 후에는 자기 자신을 태워 죽이고 그 재 속에서 다시 젊은 모습으로 되살아나는 이집트의 페닉스와도 비교할 수 있는 작가다. 소세키는 한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그것으로 자기 자신을 태워 죽이고 그 재 속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난 것이다. 『갱부』는 『우미인초』를 불태우고 그 재 속에서 태어난 새로운 소세키의 얼굴이다. ---「해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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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부』는 나쓰메 소세키가 직업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 『우미인초』에 이어 두 번째로 아사히신문에 연재한 장편소설이다. 소세키의 작품 전체를 놓고 보자면 여섯 번째 장편인 이 『갱부』는 한 청년이 자신의 경험담을 소설로 써달라며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집필한 소설이다. 그 청년에게서 경험담을 들은 직후 소세키는 그 이야기를 소설로 쓸 마음이 없었으나(오히려 그 청년에게 직접 소설로 써보라고 권했을 정도였다.), 자신이 전속작가가 된 아사히신문에 갑자기 공백이 생겨서 급히 소설을 써야 했기에 그 청년의 경험담 가운데 일부만을 취하여 완성한 소설이 바로 이 『갱부』다.
다른 사람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집필하기는 했으나, 이 소설은 결코 줄거리 중심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오히려 줄거리만 놓고 보자면 매우 간단하다. 그러나 소세키는 그 간단한 줄거리 속에 인간에 대한 자신의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미한다. 소세키 자신이 「『갱부』의 작의와 자연파 · 전기파의 교섭』에서 말한 것처럼 어떤 일을 행한 동기(모티브)나 행위에 대한 ‘해부’를 행한 것이다. 그런데 그 해부가 참으로 날카로워서 읽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여기에는 소세키의 인간에 대한 깊은 사유와, 그 특유의 말부리는 재주가 크게 작용한 것이리라. 소세키가 들여다본 인간의 본질적 마음은 ‘무성격’이다. 한시가 다르게 모순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 그것이 바로 인간의 본성이라고 주장한다. 세상에 염증을 느껴 거의 알몸으로 집에서 뛰쳐나온 19세 소년은, 달리 의지할 곳이 없는 몸이고 자아에 대한 확립이 아직 견고히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표현하기에 절호의 소재였던 것이리라. 또한 작가 자신의 경험이나 상상에 의해 탄생한 인물이 아니라 제삼자적 인물이기에 더욱 날카로운 ‘해부’가 가능했던 것이리라. 소세키 특유의 말부리는 솜씨와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성찰을 맛보고 싶다면 이 『갱부』를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아울러 이 책에는 나쓰메 소세키의 제자로 소세키 연구의 권위라 할 수 있는 고미야 도요타카의 해설도 함께 수록했다. 그의 명쾌한 해설과 함께 소세키 소설에 대한 이해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