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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락
작품해설/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휴머니스트 작가연보 |
Albert Ca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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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나는 삶을 사랑합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내 약점이지요. 삶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어떤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삶에 대한 애착이 강하니까요. --- 본문 중에서
당신이 나를 체포해준다면 바람직한 시작이 될 것입니다. 나머지 뒷일은 다음 사람들이 알아서 처리하겠지요. 예컨대, 그들은 나를 참수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나는 이로써 더는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니 마침내 구원받게 될 것입니다. 이때, 운집한 군중들 위로, 아직 생생한 내 머리를 높이 쳐들어주십시오. 이들이 여기서 자신과 닮은 점을 발견할 수 있도록, 또 내가 본보기로서 다시금 이들을 지배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리되면 모든 것이 성취될 것이며, 나는 광야에서 외치며 여기서 나오기를 거부하는 거짓 예언자의 소임을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완수하게 될 것입니다. --- 본문 중에서 끌라망스에게 그러했듯, 우리에게도 불현듯 ‘전락’의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그때마다 믿어왔던 신념과 환상이 깨지고 어쩌면 참담한 진실을 대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까뮈는 말한다. 이런 순간에, 결코 절망하거나 비겁하게 피하지 말라고. 이 부조리한 세상과 운명에 의연히 맞서라고. 그러나 이토록 거대한 힘에 맞서 끌라망스처럼 죽음마저 의연히 맞이할 수 있으려면 얼마나 많은 훈련과 용기가 필요할 것인가. ---「작품해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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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찬란하고 심오한 까뮈의 마지막 소설
부조리와 원죄의식을 통한 인간 실존의 의미 까뮈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부조리’와 ‘반항’이다. ‘부조리’는 삶의 의미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고자 하는 인간의 외침과 세계의 불합리한 침묵에서 비롯된다. 까뮈는 영원과 순간, 불멸과 필멸, 무한과 유한,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모순에 맞서 인간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길은 무기력한 자살이나 종교로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이에 맞서야 한다고, ‘반항’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반항’은 부조리한 세계와 인간조건에 대한 자각과 성찰에서부터 비롯되며, 이를 통해 진정한 자유인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해준다. 빠리에서 명망이 높던 변호사이자 완벽한 인간이었던 끌라망스는 쎈 강 다리 위에서 젊은 여자가 투신자살하는 것을 목격하고도 아무 도움도 주지 않고 그대로 지나쳐버린 이후 ‘전락’, 즉 말 그대로 굴러떨어져 자신의 삶을 반추한다. 자신이 누려온 부와 명성, 뭇 사람들의 존경과 칭찬이 모두 허위와 가식으로 부푼 거품이었음을 깨닫고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자신의 모습에 직면하게 된다. 자신의 ‘원죄’를 의식한 끌라망스는 빠리를 떠나 낮고 어두운 도시 암스테르담으로 숨어들어 ‘속죄판사’(Juge penitent)가 된다. 참회자이자 재판관인 ‘속죄판사’는 자기 자신부터 신랄한 비판을 가한 다음, 남을 심판한다. 끌라망스는 부조리한 세상에 맞서 좌절하거나 물러서지 않고, ‘속죄판사’라는 일을 통해 제 나름의 방식으로 반항하고, 마침내 진정한 자유를 찾아 죽음마저도 의연히 받아들인다. 까뮈의 관심은 부조리의 해결에 있지 않다. 그의 관심은 오직 부조리에 대한 각성과 이에 맞서려는 반항 의지를 다지는 것뿐이다. 까뮈의 선택은 시시포스처럼 부질없는 짓인 줄 알면서도 굴러떨어지는 돌덩이를 끊임없이 들어올리는 것이다. 어떤 운명에도 굴하지 않고 싸워나가는 것, 여기에 그가 갈망하는 자유와 삶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창비세계문학’을 펴내며 1966년 계간 『창작과비평』을 창간한 이래 한국문학을 풍성하게 하고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담론을 주도해온 창비가 오직 좋은 책으로 독자와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창비세계문학’을 출간했다. ‘창비세계문학’이 다른 시공간에서 우리와 닮은 삶을 만나게 해주고, 가보지 못한 길을 걷게 하며, 그 길 끝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주기를 소망한다. 또한 무한경쟁에 내몰린 젊은이와 청소년들에게 삶의 소중함과 기쁨을 일깨워주기를 바란다. 목록을 쌓아갈수록 ‘창비세계문학’이 독자들의 사랑으로 무르익고 그 감동이 세대를 넘나들며 이어진다면 더없는 보람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