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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기담
전건우
CABINET 201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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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고문고시원

303호: 그 남자, 어디로?
비정묘시(悲情猫市) ①

316호: 오케이맨
비정묘시(悲情猫市) ②

313호: 취업 무림 패도기
비정묘시(悲情猫市) ③

311호: 매일 죽는 남자
비정묘시(悲情猫市) ④

317호: 사투 소녀
비정묘시(悲情猫市) ⑤

310호: 뱀 사나이, 얼음장, 그리고 괴물 유령들

304호: 고양이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작가 후기

저자 소개 1

2008년 단편소설 〈선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후 호러와 추리/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장편소설 《밤의 이야기꾼들》 《소용돌이》 《고시원 기담》 《살롱 드 홈즈》 《뒤틀린 집》 《듀얼》 《불귀도 살인사건》 《슬로우 슬로우 퀵 퀵》 《안개 미궁》 《어두운 물》 《앨리게이터》 《촉법소년 살인사건》 《어제에서 온 남자》 《더 컬트》 《어두운 숲》 《흉담》 《사이킥 걸》 《우리 동네 흉가로 놀러 오세요》 《믹스테이프》 등을 썼으며, 소설집 《한밤중에 나 홀로》 《괴담수집가》 《금요일의 괴담회》 《죽지 못한 자들의 세상에서》 등을 펴냈다. 장편소설 《뒤
2008년 단편소설 〈선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후 호러와 추리/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장편소설 《밤의 이야기꾼들》 《소용돌이》 《고시원 기담》 《살롱 드 홈즈》 《뒤틀린 집》 《듀얼》 《불귀도 살인사건》 《슬로우 슬로우 퀵 퀵》 《안개 미궁》 《어두운 물》 《앨리게이터》 《촉법소년 살인사건》 《어제에서 온 남자》 《더 컬트》 《어두운 숲》 《흉담》 《사이킥 걸》 《우리 동네 흉가로 놀러 오세요》 《믹스테이프》 등을 썼으며, 소설집 《한밤중에 나 홀로》 《괴담수집가》 《금요일의 괴담회》 《죽지 못한 자들의 세상에서》 등을 펴냈다. 장편소설 《뒤틀린 집》이 영화화된 바 있으며 《살롱 드 홈즈》는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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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8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128*188*30mm
ISBN13
9791188660186

책 속으로

고문고시원은 수명이 다한 초식동물처럼 보인다. 한때는 사바나의 초원을 거닐며 풀을 뜯으며 늘어지게 하품을 했으나 이제는 늙고 병들어 죽을 날만을 기다린 채 엎드려 있는 하마나 코뿔소, 혹은 코끼리. --- p.9

고문고시원 사람들은 숨을 죽인 채 살아간다. 마치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서로 마주치지 않기 위해 치밀하게 동선을 짜고 소리를 통해 다른 사람의 행동 패턴을 파악한다. 그래도 가끔 주방에서나, 화장실 앞에서나, 길고 좁은 복도에서나, 바람을 쐬러 올라간 옥상에서 누군가와 예기치 않게 마주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서로 유령이라도 본 듯 ‘헉’ 하고 놀라고는 서둘러 자리를 뜬다.
그렇다. 고문고시원의 잔류민들은 모두 유령이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존재. 각자의 방에 틀어박혀 한 평짜리 삶을 이어가는 존재. 나도 고문고시원에서 유령이 되었다. --- p.23

자신도 모르게, 홍은 노래를 흥얼거렸다. 어머, 미쳤나 봐.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멈출 수 없었다. 눈을 감고 낮고 조용하게 노래를 불렀다. 몇 년간 한 번도 떠올리지 않았는데도 가사가 술술 나왔다. 어둠 속에 멜로디가 차곡차곡 쌓여갔다. 가슴이 환하게 부풀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딱 한 번 가봤던 제주도의 풍경이 아련히 떠올랐다. 파도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바람이 불었다. 손을 뻗으면 반짝이는 별을 만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홍은 눈을 떴다. 노래는 끝났다. 한 평짜리 고문고시원 303호 안이었다. 사방은 어두웠고 곰팡내가 풍겨왔다. 초여름의 끈적끈적한 더위가 목덜미와 겨드랑이에 달라붙었다. 홍은 소리 없이 한참을 울다가 천장에 매달린 선풍기를 켰다. 옆방 남자는 그 밤 내내 아무 말이 없었다. --- p.39

번개가 사방을 밝힌다 싶더니 뒤이어 천둥이 공기를 두드리며 지나갔다. 하늘을 찢을 듯한 소리였다. 세 명은 그 자리에 딱 얼어붙었다. 번개가 광기 어린 눈을 치뜬 바로 그 순간, 편과 최, 그리고 깜은 똑똑히 보고 말았다. 자신들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 있는 검은 형체를. 그 형체들은 인간 세상의 것이 아니었다. 끝도 없이 깊은 무저갱에서 솟아 나와 고문고시원을 배회하는 유령들이었다. 그 옛날, 고문고시원 터 위에서 죽어간 자들이었다. 수도 없이 많은 유령들이 세 사람을 노려보고 있었다.

--- p.373

출판사 리뷰

그들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다.
유령이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한 평짜리 이야기


『고시원 기담』은 한 평짜리 좁은 공간에서 기꺼이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살아가던 비루한 존재들이 자신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존재를 깨닫고 힘을 합쳐 악에 맞서는 이야기이다.『고시원 기담』에는 비루하고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고시생, 취업 준비생, 외국인 노동자, 신용 불량자, 가출 소녀 등 그들의 삶은 그들이 거주하고 있는 고시원 방만큼이나 비좁고 비루하다. 하지만 그들에게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그들은 성장하고 자신을 가두고 있던 껍질을 깨고 나오며, 다른 껍질 속에 있던 이들과 조우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관계’ 란 무엇인지에 대한 통찰을 전하고, 공동체와 도시적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의 전작인 『밤의 이야기꾼들』, 『소용돌이』에서 보여주었던 탁월한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는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한다. 호러,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 문학을 꾸준히 집필해 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여러 장르의 작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거침없이 이야기를 풀어낸다. 작가는 탁월한 솜씨로 서로 다른 장르의 이야기들을 하나로 꿰어내면서, 인간의 존재와 관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뛰어난 문학적 성취를 이루어 낸다. 무엇보다 작품 전반에 깔려 있는 약자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빛난다. 끔찍하고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한 평짜리 삶을 묵묵히 살아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시종일관 견지하며, 조용한 위로를 전하는 전건우 작가는 아마도 우리 시대 가장 사려 깊은 이야기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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