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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말
서론, 또는 섹슈얼리티 지리학에 관한 책이 필요한 이유 캐스 브라운, 개빈 브라운, 제이슨 림 1부 이론 1장 레즈비언 게이 지리학에서 퀴어 지리학으로 ― 과거, 전망, 가능성 래리 놉 2장 섹슈얼리티, 에로틱, 지리학 ― 인식론, 방법론, 교수법 존 비니 3장 보건/섹슈얼리티/지리학 빈센트 J. 델 카지노 주니어 4장 퀴어 비평과 정동의 정치학 제이슨 림 5장 발전주의적 욕망, 그리고/또는 초국가적 주이상스 ― 초문화 접점 지대에서 성 주체성을 재형성하기 해나 해커 6장 다시, 좆같은 지리학과 씹하기 데이비드 벨 2부 실천 7장 결박하고 놀기 ― 공간, 시민권 그리고 비디에스엠 아르디케이 허먼 8장 인종과 뒤섞인 퀴어? ― 태국 다인종성을 통해 동성애 규범성 파헤치기 진 해리타원 9장 드랙퀸과 재미없는 다이크 ― 여성성을 활용하기, 여성성을 지탄하기 캐스 브라운 10장 환영받지 못하는 퀴어와 퀴어들의 바람직하지 못한 ‘타자성’ 마크 케이시 11장 게이바의 일반 ― 시-공간을 통한 경계 협상 타티아나 마테츠코바 12장 위반과 공모 사이에서(또는 이성애자가 퀴어 관점을 가질 수 있을까?) 필 허바드 3부 정치 13장 발톱 뽑힌 고양이 ― 퀴어 여성 사우나 기습 단속의 정치학 해부하기 캐서린 진 내쉬, 앨리슨 엘 베인 14장 종교, 정체성, 운동 ― 퀴어 무슬림 디아스포라 정체성 파르항 로하니 15장 에이치아이브이 양성의 몸 공간 ― 아오테아로아/뉴질랜드의 에이즈 그리고 미래를 부정하는 퀴어 정치학 매튜 소던 16장 급진적 퀴어 액티비즘 공간 속의 자율성, 친연성 그리고 놀이 개빈 브라운 17장 퀴어 지리학을 확신하기 마이클 브라운 세 가지 결론과 미래의 방향, 또는 섹슈얼리티 지리학(과 퀴어 지리학)을 향한 우리의 바람 캐스 브라운, 개빈 브라운, 제이슨 림 옮긴이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
Kath Brow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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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애화된 공간이든 이성애 또는 동성애에 기초해 구성된 공간이든, 공간은 적절한 성적 행동에 대한 규범의 작동, 협상, 다툼을 통해 구성된다. 섹스 그 자체와는 ‘무관해보이는’ 공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머무는 공간이 우리의 행동, 상호 작용, 정체성을 형성하는 역동적, 구성적 맥락을 제공하듯, 우리가 하는 행동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과 장소를 만든다. 다시 말해서 주어진 공간이나 일련의 실천을 마치 당연하거나 변화하지 않는 것처럼 결코 간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집, 국가, 화장실, 직장 등 모든 공간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각각은 특정한 방식으로 구성되며, 때로는 특정한 역사와 지리를 배경으로 하는 젠더화되고 성애화된 규범과 관습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를 만들어간다. 그 장소의 정상성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우리의 반복된 행동을 통해서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 역시 우리를 만들어낸다. 우리가 그곳에서 행동을 실제로 하기 때문이다. --- pp.18-19
지리학은 씹해져왔는가? 아니면 적어도 뭔가와 씹하거나 뭔가를 씹하려고 해왔는가? 앞에서 제시한 증거들을 통해 요약하자면, 아마도 그래왔다. 또는, 아마도, 조금이라도 퀴어화돼왔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리학의 심장부에는 제도적인, 그리고 제도화된 동성애 혐오와 에로틱에 대한 혐오가 여전히, 장담컨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게 존재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사고하거나 지리학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이 글에서 짧게 살펴본 것들에 의해 퀴어화됐거나 씹해지지 않았다. 지리학 내 씹하기의 순간에서 가장 큰 공헌은 두말할 나위 없이 인문지리와 자연 지리의 분리를 파기하자고 요청한 것, 또는 이 두 ‘절반’이 아주 다른 종류의 씹하기를 통해 좀더 밀접하고 생산적인 관계로 변화하기를 요청한 것이다. --- p.162 청각 장애인 여성이 의사소통할 수 있게 조명을 밝히고 음악을 줄여달라는 요구를 거절하는 행동은 용인될 수 없는 차별이었고, 이런 조치를 요구한 여성들을 바람직하지 않은 고객으로 만들면서 주변화하는 행위였다. 맨 처음 이 여성들은 여성이자 레즈비언이라는 자기들의 정체성을 통해 요구를 제기했고, 상업 공간에 진입하는 데 필요한 재정적 자원을 획득함으로써 자신들도 공간을 정당하게 이용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주장했다. 그러나 ‘더 캣’에서 장애가 그 여성들을 바람직하지도 않고 환영받지도 못하는 고객으로 만드는 명분이 됐다는 사실은 레즈비언, 게이 상업 공간에서 참여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젠더와 장애가 교차하며 나타나는 복합적인 상호 작용을 알려준다. ‘더 캣’이라는 공간에 포함되려면 여성의 몸을 가지고 레즈비언으로 정체화하는 것뿐 아니라 어두운 내부에서도 잘 볼 수 있고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도 들을 수 있도록 장애에서 자유로운 몸을 가져야 했다. --- p.250 사우나협회가 대안적인 성적 공간을 여는 데 성공했지만, 그 성공은 토론토의 도심 게이 지역 경관을 지배하는 게이 남성 문화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비가시화된 존재성에 입각해 있다. 경찰 단속으로 주목을 받자, 사우나협회는 게이 남성 활동가들의 도움을 기대했다. 이 때문에 여성과 레즈비언의 젠더화되고 성애화된 실천과 공간을 퀴어화하려는 사우나 행사의 노력은, 지난 20여 년간 토론토를 비롯해 캐나다 전역에서 우세하던 백인, 중산층, 게이 남성 문화를 반영하는 덜 위협적이고 더 동성애 규범적인 담론으로 흡수됐다. 이 연구는 사우나처럼 좀더 ‘전통적인’ 게이 남성의 공간이 ‘퀴어’ 정체성의 등장에 저항하거나 그런 등장을 적극적으로 방해한다는 점에서 정체성과 공간을 퀴어화하는 과정 자체가 젠더화돼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이것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젠더화되고 성애화된 게이와 레즈비언 공간에서 여러 정체성과 공간을 ‘퀴어화’할 수 있는 다양한 실천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한다. 퀴어라는 이름표와 개념은 틀림없이 존재한다. 다만 퀴어는 동성애 규범적인 게이, 레즈비언 커뮤니티의 밖에, 어쩌면 그 안에 위태롭고 모순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 p.3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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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슈얼리티, 공간, 몸 ― 지리한 지리학을 넘어 낯선 지리학들을 만나다
분노한 여성들이 모인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가 벌어지고, 해마다 퀴어퍼레이드가 펼쳐지고, 태극기 부대가 성조기를 흔드는 거리를 걷는 일상 속의 성소수자는 자신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둘러싼 모순과 의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1990년대 영국 뉴캐슬-어폰-타인에 자리한 여성 전용 바에서는 조명을 밝히고 음악을 줄여달라는 청각 장애인 여성의 요구를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진다. 그 공간에 포함되려면 여성의 몸을 가지고, 레즈비언으로 정체화하며, 장애에서 자유로워야 했다. 2000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퀴어 여성 찜질방 행사인 푸시 팰러스를 ‘건전한 이웃’들과 국가가 기습 단속하자 백인 게이 남성 활동가들이 등장해 사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 과정에서 ‘퀴어 여성’과 ‘퀴어 공간’은 다양성이 제거된 채 레즈비언 여성의 정체성으로 수렴된다. 공간과 장소를 무대로 몸과 섹슈얼리티는 협상되고 배제되고 구성되며, 우리는 섹슈얼리티를 통해 성적 규율, 규범, 제도, 쾌락, 욕망을 이해한다. 《섹슈얼리티 지리학》은 섹슈얼리티 지리학 분야의 최신 연구를 소개하면서, 이 분야에서 초창기에 제기된 질문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 최근에 등장한 긴장을 다룬 책이다. 섹슈얼리티 지리학과 퀴어 이론의 만남이 페미니즘과 퀴어 지리학의 새로운 탄생으로 이어질지를, 성애화된 차이, 사회적 관계, 제도, 욕망, 공간 등의 주제를 서로 밀접히 연결된 이론, 실천, 정치의 관점에서 조망하고 전망한다. 섹슈얼리티‘들’의 지리학‘들’ ― 섹슈얼리티 지리학에서 퀴어 지리학으로 공간 위에 펼쳐지는 몸의 직접적인 물질성에 관해 다루는 섹슈얼리티 지리학은 1980년대에 등장하지만 섹슈얼리티, 공간, 장소에 관한 연구가 늘어나고 다양해진 시기는 2000년대다.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이 시공간적 맥락과 유동성이 지닌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지리학자들은 섹슈얼리티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리적 특성을 띠게 되는지, 공간과 장소가 어떤 방식을 통해 성애화되는지 탐색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여기 모은 글들은 동성애자 정체성, 생활 양식, 몸에 체현된 실천을 살필 뿐 아니라, 이성애 규범성과 다른 형태의 성애화된 권력 관계도 탐문한다. 논의의 범주는 완결적이기보다는 유동적이며,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게이와 레즈비언, 동성애자/이성애자와 퀴어 같은 구분이 상호 교차하거나 중첩되거나 넘나드는 지점을 보여준다. 먼저 1부 ‘이론’은 섹슈얼리티 지리학 내부에서 일어난 폭넓은 이론적 발전과 지리학을 비롯한 관련 분야에서 구체적인 주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이론적 논쟁을 살핀다. 섹슈얼리티 지리학 연구자들이 초창기에 추구한 이론적 발전을 소개하고(래리 놉), 섹스, 섹슈얼리티, 지식 사이의 정치적이고 에로틱한 관계를 다룬다(존 비니). 섹슈얼리티 연구와 보건 지리학이나 의료 지리학의 여러 아이디어를 연결하고(빈센트 델 카지노 주니어), 퀴어 이론과 정동 이론의 대화를 시도한다(제이슨 림). 나아가 발전 담론이 어떤 욕망을 수용 가능한 욕망으로 규정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해나 해커), 섹슈얼리티 지리학이 발전해온 궤적과 퀴어 이론의 영향이 섹슈얼리티 지리학에 확산되는 과정에 주목한다(데이비드 벨). 2부 ‘실천’은 섹슈얼리티가 어떤 방식으로 실천되고 단속되는지, 그리고 이런 실천과 단속의 과정이 성애화된 공간과 섹슈얼리티 공간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에 관련된 경험 연구를 소개한다. 미국의 비디에스엠(BDSM) 실천(더글러스 허먼), 태국의 다인종성과 동성애 규범성(진 해리타원), 더블린 자긍심 축제를 통해 본 여성성(캐스 브라운), 영국 뉴캐슬의 ‘게이’ 씬에서 나타난 차별과 위계(마크 캐시),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의 그루버 바에서 진행된 이성애를 둘러싼 협상(타티아나 마테츠코바), 퀴어가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서 할 수 있는 시시한 게임’이 된 상황(필 허바드) 등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3부 ‘정치’는 성애화된 공간 이론과 공간적 차원에서 나타나는 섹슈얼리티의 수행에 개입하는 경험 연구를 기초로 섹슈얼리티 지리학의 정치학을 살핀다. 토론토에서 열린 여성 찜질방 행사인 푸시 팰러스에 출동한 경찰에 맞선 풀뿌리 정치 운동(캐서린 내쉬와 앨리슨 베인), 초국가적 퀴어 무슬림 운동(파르항 로하니), 에이치아이브이(HIV) 양성의 몸에 출몰하는 ‘아이(The Child)’라는 수사적 현상(매튜 소던), 상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퀴어하게 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곳으로서 급진적 퀴어 활동가들이 만든 자율적인 퀴어 공간(개빈 브라운), (동)성애에 관한 정치지리학의 발달 과정(마이클 브라운)을 주제로 다룬다. 이 글들은 성애화된 공간의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권력을 이론화하고, 섹슈얼리티 지리학자들이 학문적이고 정동적인 커뮤니티에 개입하는 상황을 조망하려는 시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