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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밀린 상상이 그물되는 아침
오영미
청어 2019.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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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시인선

목차

1부

너의 주소는 부재중
하얀 사월이 검붉다
큰개불알꽃
물꽃
이것은 봄에만 가능한 일입니까
그 말을 하고도
고탄력 팬티스타킹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을을 만나기 전


어머니


2부

그가 좋아했다는 이유만으로
제이드가든에서
영실이가
예쁜 귀
아무 일 없이 그냥
다시, 능소화

물박달나무
너를 기다린다
극한왕갈비치킨
물티슈와 땅콩캐러멜
여미리 수선화
주검

3부

꿈에 본 빛나는 것들
시 불알
누구나 다 그럴 수 있다
나만 흑백사진
도로 위에서 친구
해루질
생명 나무
날개
고갱과 단두대
돌아오는 길
녹색 연못
밥 생각은 없는데 팔베개
호수공원 청벚꽃이 울고 있었네

4부

왜 하필
비행기 안에서 창밖을 보다
나오미
루손섬 바나웨
그 날
학교 가는 어린이가 웃었다
바타드 풍경
오지마을 흑돼지
길 위의 본톡
바나웨
행잉 코핀스
사가다 동굴

5부

여름에 얼어 죽다
길 위에서 밥
도마뱀과 바퀴벌레
이푸가오족 목공예
아위촌 촌장
한 마리 학이 거기 살았네
그 길
쉰셋, 나에게 묻는다
섬 속에 성을 쌓고 살았었네

뜬금없이 다음 생
아낙

에필로그(epilogue)
*시작노트, 나의 시 창작세계

저자 소개 1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공주에서 성장하였고, 충남 서산에 살고 있으며 보령 오천면 원산도 섬을 오가며 시 창작을 하고 있다. 계간「시와정신」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하고, 한남대학원 문예창작학 석사를 수료하였다. 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장을 역임하였으며 한국시인협회, 충남문인협회, 충남시인협회, 한남문인회, 시와정신회, 소금꽃동인 활동을 하고 있다. 시집으로『상처에 사과를 했다』,『벼랑 끝으로 부메랑』,『올리브 휘파람이 확』외 다수 있으며, 에세이집으로『그리운 날은 서해로 간다 1, 2』가 있다. 충남문학상 작품상, 한남문인상 젊은작가상, 충남문화재단 문예창작기금 수혜. 현재 서산시인협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공주에서 성장하였고, 충남 서산에 살고 있으며 보령 오천면 원산도 섬을 오가며 시 창작을 하고 있다. 계간「시와정신」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하고, 한남대학원 문예창작학 석사를 수료하였다. 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장을 역임하였으며 한국시인협회, 충남문인협회, 충남시인협회, 한남문인회, 시와정신회, 소금꽃동인 활동을 하고 있다. 시집으로『상처에 사과를 했다』,『벼랑 끝으로 부메랑』,『올리브 휘파람이 확』외 다수 있으며, 에세이집으로『그리운 날은 서해로 간다 1, 2』가 있다. 충남문학상 작품상, 한남문인상 젊은작가상, 충남문화재단 문예창작기금 수혜. 현재 서산시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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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04쪽 | 145*205*20mm
ISBN13
9791158606886

책 속으로

장맛비 내리는 날 나는 보았네
아스팔트 위 처절하게
떠내려가는 물꽃들
여름 날 풀물 든 밭 개망초 피듯
하얗게 튀어 오르는 물꽃
거친 바닥일수록
강렬하게 부딪치는 징소리
익사한 고기떼처럼
떠밀려 가는 풍장
때때로 자동차 바퀴에 물려
물보라를 일으켰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찢김이었네
콸콸 쏟아지는 빗줄기가 추락하듯
콱콱 자결하며 떠나는 꽃들이었네
총총히 떼 지어 피난 가는 송사리 떼 같았네
장맛비 그치니
그 꽃 사라져 볼 수가 없네
--- 「물꽃」중에서

봄꽃이 진 나무 아래는 처연하다
붉은 꽃 피운 나무 밑은 낭자하고
하얀 꽃 피운 나무 밑에서는 곡소리 나고
노란 꽃 피운 나무 밑 땅 위에는 노란 리본 둥둥 떠다닌다
저마다 꽃 피워낸 봄을 보내는 마음이 아픈 거다
그 아픔 이겨내려고 허공을 키우는 거다
쓸쓸함 들키지 않으려고 잎 무성히 가리는 거다
해마다 사월은 그렇게 또 오고 간다
내 몸 불태워 찬란한 꽃 피우고도
기록하지 않은 기억이 사라지듯
잊힌 기억은 기억하지 못한다
줄 없는 공중에서
줄 없는 바다에서
널브러져 밟혀야 하는 이 기분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보고 슬퍼하는 일이란
서해 끄트머리 안개 속 빈 배와 같음을
웃으며 보내는 허상의 계절임을
--- 「이것은 봄에만 가능한 일입니까」중에서

관 뚜껑 도마뱀 조각
죽은 자를 지켜주는 파충류
가는 곳곳마다
도마뱀은 애완용처럼 귀엽다
의자나 테이블 다리
식당 기둥 여기저기 새겨 놓았다

전통가옥에서 잘 때였다
바퀴벌레가 매트리스 위를 유유히 돌아다닌다
자연과 하나 된 모습이어서
현지인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다

도마뱀 목걸이
목각 기념품 중 도마뱀만 눈에 띈다
자꾸 보니 귀엽고 예쁘다
청정지역에만 산다는 콧대 높은 뱀
도마뱀이 많다는 건 공기가 맑다는 것
해충을 잡아먹는 청소기라니 사랑받아도 되겠다
--- 「도마뱀과 바퀴벌레」중에서

따뜻한 밥상 차려 놓고
처마 끝 하늘 올려다볼 때
가끔 그 길 생각날 것이다

어둠 속 빗소리에
천둥 먹구름 무섭다 느껴지면
문득 그 길이 그리워질 것이다

지독한 생각의 그리움들
설친 꿈 몽롱해져 서글퍼지면
그 길도 애간장 녹을 것이다

--- 「그 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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