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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 않은 티셔츠를 입고
양장
김이듬
현대문학 201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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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곡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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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 시리즈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목차

한 시
아쿠아리움
역광
원형탈모
외곽으로 가는 버스
도미토리
싱어송라이터
마법책을 받은 날
아르누보는 왜 의자들과 관계 있는가
짐노페디
정오의 마음
파수꾼
잘 표현되지 않은 불행
시월에서 구월까지
그들이 그녀에게 말하는 것
1막 1장
누수 그리고 단수
너는 언제나 아름다웠지만 한 번도 예쁘지 않았다
당신이 잠든 사이
잠적
비하인드 스토리
피처링
알바천국
잠실
광기의 다이아몬드에 빛을
너를 기다리는 동안
후문
어두운 여름
주인
반신
오해하는 오후
몸을 숨긴 연인들은 버릴 게 없고
폴 델보의 야간열차―지옥의 문
칸막이 뒤에서

죽은 조세핀에게 보내는 아벨라르의 사랑 노래를 듣고
죄책의 마음
습작생이 떠나면 끔찍하게 조용한 송년회를

에세이 : 절대 늦지 않았어요

저자 소개 1

2001년 [포에지]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명랑하라 팜 파탈』, 『히스테리아』, 『표류하는 흑발』 , 『투명한 것과 없는 것』, 『누구나 밤엔 명작을 쓰잖아요』 등 다수의 시집을 비롯해, 장편소설 『블러드 시스터즈』, 산문집 『디어 슬로베니아』, 『모든 국적의 친구』 등이 있다. 전미번역상,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 김춘수시문학상, 샤롯데문학상, 이형기문학상을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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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3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88쪽 | 240g | 104*182*14mm
ISBN13
9788972751168

책 속으로

운이 좋으면 아무도 없다

벌써 덥다
여름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운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아서 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여덟 개의 침대가 있는 방에서
이렇게 많은 사랑의 말이 새겨져 있는 벽 앞에서

나는 군대에 다시 가는 꿈을 꾼 적 없고 원고가 불타오르는 꿈을 꾼 적 없고 양고기 먹은 밤에도 순한 양이 우는 꿈을 꾼 적 없다 지난 사람의 침대에서 지난 사람에게 속삭인 말을 하고 아직 안 끝났어 마르지 않은 티셔츠를 입고
--- 「도미토리」중에서

내가 미군이 버린 깡통처럼 뒹굴고 있을 때 친구를 사귀었다 그 애는 흑인이었는데 우리가 얼굴을 비빌 때마다 그 애의 머리칼이 내 뺨과 이마를 할퀴어 나는 피범벅이 되었다 상관없었다 그 애의 억세며 곱슬곱슬한 머리칼은 매력적이었지만 촘촘히 땋지 않으면 자기 머릿속으로 파고든다고 했다 나의 어머니는 원래 속눈썹이 자꾸 눈을 찔러서 언제나 피멍이 들어 있었다 아버지가 패지 않아도 내 친구가 서양에서 왔다는 말을 어머니는 믿지 않았다

내 어머니들은 나를 버린 어머니를 한 번도 욕하지 않았다 트로트를 틀어놓고 춤을 추는 할머니가 될 때까지 할머니들은 예쁘지 않았고 전쟁을 겪었으며 부스스 살아남았다 혼자서 한글을 깨친 이는 깨진 장독으로 이름을 썼다
--- 「너는 언제나 아름다웠지만 한 번도 예쁘지 않았다」중에서

어린 시절 집 앞에서 사람들이 소를 보며 말했다
소는 쟁기질을 끝내고 돌아오고 있었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버릴 게 없는 가축이라고 했다 시체들이
흘러가는 강가가 보였다

버릴 것만 가득한 인생을 꿈꾸었다.
마음으로만 살해했다는 뜻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은 의외로 평범하다
햇볕에 데워진 돌계단에 뺨을 대고
--- 「몸을 숨긴 연인들은 버릴 게 없고」중에서

누군가와의 만남이 자신의 삶을 바꿀 거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뿔을 숨긴 자리에서 첫인상으로 사람들을 조립했다
그곳이 들판이었는지 동굴 안이었는지 끔찍하게 아름답고 부유한 사람들의 장원이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갸우뚱하다 어디서나 언제든지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우리들의 미래가 사라질 때까지

--- 「습작생이 떠나면 끔찍하게 조용한 송년회를」중에서

출판사 리뷰

문학을 잇고 문학을 조명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한국 시 문학의 넓은 스펙트럼을 확인시켜줄 네 번째 컬렉션!


PIN 019 황인숙 『아무 날이나 저녁때』
PIN 020 박정대 『불란서 고아의 지도』
PIN 021 김이듬 『마르지 않은 티셔츠를 입고』
PIN 022 박연준 『밤, 비, 뱀』
PIN 023 문보영 『배틀그라운드』
PIN 024 정다연 『내가 내 심장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니까』

현대문학의 새로운 한국 문학 시리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이 네 번째 컬렉션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Ⅳ』를 출간한다. 작품을 통해 작가를 충분히 조명한다는 취지로 월간 『현대문학』 2018년 1월호부터 7월호까지 작가 특집란을 통해 수록된 바 있는 여섯 시인―황인숙, 박정대, 김이듬, 박연준, 문보영, 정다연―의 시와 에세이를 여섯 권 소시집으로 묶었다.

문학의 정곡을 찌르면서 동시에 문학과 독자를 이어주는 ‘핀’으로 자리매김한 새로운 형태의 소시집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그 네 번째 컬렉션은 한국 시 문학의 다양한 감수성을 보여주는, 세대를 가로질러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여섯 시인들로 꾸려졌다. 탄탄한 시적 감수성을 확보해온 황인숙과 박정대, 예민한 감각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온 김이듬과 박연준, 젊은 시인으로서 패기 넘치는 첫발을 떼기 시작한 문보영과 정다연, 그들의 시집이 담긴 핀 시리즈 네 번째 컬렉션은 그야말로 문학이 가질 수 있는 오색찬란한 빛을 발하며 기대감을 모은다.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이라는 특색을 갖춰 이목을 집중시키는 핀 시리즈 시인선의 이번 시집의 표지 작품은 예민한 감각의 회화와 조각을 선보이는 경현수 작가의 페인팅 작품들로 이루어졌다. 컴퓨터 프로그램 툴을 이용하여 산출된 가상 공간의 이미지들은 선과 선이 연결되고 충돌하는 와중에 기하학적이고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문학과 예술이 만나 탄생하는 독자적인 장면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Ⅳ』의 특징 중 하나는 여섯 시인들이 ‘음악’이라는 공통의 테마를 정해 자신만의 시론 에세이를 발표한다는 점이다. 김이듬 시인은 지금은 세상을 떠난 또 다른 시인을 그리워하며 쓴 에세이 「절대 늦지 않았어요」에서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영화음악 「Nunca e tarde(절대 늦지 않았어요)」를 들려주며 그녀를 추모한다. 시인이 될 결심을 언제 했느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 “결심한 적은 없지만 자연스레 이리되었네요. 이곳에 와서 언니를 만나겠다고 정한 적 없듯이”는 영화가 제시하는 운명과 우연, 끌림과 열정에 겹쳐져 삶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 여운을 던진다.

리뷰/한줄평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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