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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나의 꿈은 대통령이었다. _ 권수정
선출된 왕과 민주주의, 그 이후 _ 김상봉 거리의 철학 대통령, ‘선출된 왕’ 민주주의와 공화국 국가와 ‘너도 나라’ 민중 봉기와 ‘뜻’ 저항의 근원과 ‘앎’ 내각제, 나의 민주주의 형성의 정치 잊힌 이념 불안정이라 하는 것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 메시아주의, 한국 정치의 어떤 열망 _ 김진호 다른, 그러나 닮은 남자 메시아의 탄생, 박정희 대항 메시아의 탄생, 노무현 다른, 그러나 닮은 메시아 표상의 정치, 표상 ‘대통령’의 연대기 _ 전규찬 표상, 뜨거운 정치의 장 ‘대통령’의 표상과 표상의 대통령 대통령의 꿈, 표상의 권력 정치 반공의 ‘국부’ 혹은 뉴라이트 쥐-인간? ‘각하’의 나라, ‘박통’의 전체(주의) 청와대의 동정, 대통령의 휘호 ‘전통’의 텔레비전, ‘땡전’의 뉴스 기호학적 저항과 ‘대통령’ 표상 권위의 추락 대통령 표상의 민주화, 패러디 대중의 출현 억압된 표상의 귀환, 표상 정치의 (재)민주화 대통령과 경제, 발전의 여러 갈래 _ 한윤형 사실과 진실, 혹은 묘사 혹은 서사 이승만 : 그의 ‘반일주의’가 가능했던 배경 박정희 : 두 가지 구전설화, 그리고 ‘반미’의 신화 전두환 : 위대한 자유주의자? 멍청한 허수아비? 노태우 : 북한을 가장 괴롭혔던 ‘물태우’ 김영삼 : ‘세계화’의 그늘과 IMF 책임논쟁 김대중 : 신자유주의자들의 완전한 승리? 노무현 : 한미 FTA와 부동산 버블이라는 유산 이명박 : 강만수와 미네르바의 신자유주의 결론 초인의 꿈 : 어느 30대 정치 평론가의 회고 _ 김민하 어느 하루의 대화 : 대통령이란 마물(魔物)에 관하여 _ 김항 작가론에서 대통령제의 원리로? 예외로부터 원리를 설명하기 대통령제, 통치와 법치 사이에서 주권 : 한 마리의 늑대냐 무리지은 늑대냐 전시 최고 사령관의 밀실과 비밀, 대통령제 작동의 범례 ‘주권국가’를 역사화하기 1970년대 한국, 주권의 힘과 시인의 언어 예외 혹은 예외의 예외 당신들의 대통령 _ 이택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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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내 꿈이 대통령이라는 것을 믿어주고 격려해주는 사람은 부모님 밖에 없었다. 강원도 정선에 있는 탄광촌에서 갑반, 을반, 병반 삼교대 일을 하는 광부셨던 아빠는 볕 좋은 일요일, 마루에 앉아 “우리 수정이가 대통령 되면, 내가 대한민국 최초로 여자 대통령의 아버지가 되는구나!”라고 하시며 마치 청와대로 이사할 날 받아놓은 듯이 웃으셨다. ---「나의 꿈은 대통령이었다」
말 그대로의 선출된 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형식이 선출이라는 것만 다를 뿐 왕이라는 점에서 전제적인 요소를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이죠. 그것이 결국은 이제까지 한국 정치의 파행을 불러온 거라고, 저는 봅니다. (중략) 선거라는 형식이 선출된 권력자의 권력 행사 방식까지 규정해주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선출된 왕과 민주주의, 그 이후」 그러므로 온전한 자유는 오직 온전한 만남에 존립하는 것이지요. 그 만남의 현실태를 우리는 공동체라 부르는데, 나라는 그 최고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함석헌이 나라의 원리를 ‘너도 나라’고 풀이한 건 그런 이치를 나타내기 위한 것입니다. 만남이란 네가 내가 되고, 내가 네가 되는 경지인데 나라 또는 국가란 이처럼 너와 내가 참된 만남 속에서 하나의 지속적인 공동체를 이룬 경지라고 말할 수 있지요. ---「선출된 왕과 민주주의, 그 이후」 그런데 현실적인 대중이 현재로 과격하게 개입해 들어와 현재를 단절시키는 초현실적 존재인 메시아를 갈망한다. 그것은 대중에게 현재의 시간이 충분히 절망적으로 감지되기 때문이다. 이 말은 현실의 절망이 너무나 깊을 뿐 아니라, 그것에서 벗어날 합리적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가 너무나 고통스럽기도 하거니와 그 고통에서 벗어날 계산 가능한 미래가 없는 상황, 그것이 메시아에 대한 대중적 상상의 토대다. ---「‘메시아주의’, 한국 정치의 어떤 열망」 ‘북괴’, ‘남침야욕’을 막기 위해 내건 반공?방첩의 표어, 민방위 훈련을 위해 요란스레 울리는 사이렌에도 ‘박통’은 숨어 계시다. 시내는 물론이고 시골 구석구석에 ‘국론분열’을 노리는 ‘간첩 신고’의 푯말 뒤편에서도 ‘각하’는 순찰 중이시다. ‘각하’의 표상이 전국에 설치되고, 신문과 방송은 그 지배의 표상을 전국적으로 중계한다. 자랑스러운 ‘민족의 일원’되기와 충성스러운 ‘국민’되기는 늘 대통령의 시선과 함께 할 것이며, 이런 동원은 무엇보다 “의식이나 정체성이 아니라, 신체적 실천”을 통해 달성된다. ---「표상의 정치, 표상 ‘대통령’의 연대기」 이미지를 통해 강화되는 게 대통령이지만,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또한 바로 그 이미지를 통해 전복 가능해지는 게 바로 대통령이다. 이미지가 대통령을 살리지만, 이미지를 통해 대통령은 하루에 수도 없이 죽어나갈 수 있다. 물리적 통제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서슬 퍼런 전두환조차 대중들이 자기 부인을 희화화하는 반-표상의 놀음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했다. 이는 그 이후의 대통령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표상의 정치, 표상 ‘대통령’의 연대기」 그렇다면 우리는 그러한 지도자가 세계 자본주의 진영과 체제를 움직이던 미국의 의사를 어떻게 대변하고 또한 거부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사실 이승만은 어떤 관점에서 보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미국의 뜻을 강하게 거스른 대통령이라 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가 미국과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저 북진통일과 한일 수교 거부에 있다. ---「대통령과 경제 : 발전의 여러 갈래」 1970년대에 관한 질문이 ‘박정희가 언제 멈췄어야 했는가?’라는 것이라면 1980년대에 대한 질문은 ‘김재익이 언제 멈췄어야 했는가?’가 되는 셈이다. ---「대통령과 경제 : 발전의 여러 갈래」 그런 점에서 김영삼은 불운했고, 퇴임 후에도 본인이 왜 불운했는지를 알 수 없었다는 점에서 더욱 불운했다. 그러나 그 불운의 상당수는 본인이 자초한 것이었다. 오늘날 우리의 관점에서 그의 시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오늘날의 대통령은 최소한 최근 몇 년 간 벌어진 한국 경제의 성격을 둘러싼 개혁세력의 논쟁에 등장하는 상이한 두 견해에 대해 이해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경제 : 발전의 여러 갈래」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중화학 공업을 육성하고 싶어 했지만 재원이 없다는 점과 그것으로 거둘 수 있는 효과가 당장은 미미하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 문제로 각료들이 며칠 밤을 새워 연구를 해봤지만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총리가 총대를 메고 대통령에게 이러한 계획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박정희 대통령이 불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임자는, 내가 전쟁을 하자는 것도 아닌데, 그 정도도 못 도와줘?” ---「초인의 꿈 : 어느 30대 정치 평론가의 회고」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통치행위란 성공한 쿠데타나 혁명과 마찬가지로 법률을 넘어서는 성질의 것이라는 점입니다. 즉 대통령의 통치행위란 쿠데타나 혁명이나 내란과 같이 항시적으로 법률의 경계영역을 침범하는 성질을 갖는 셈이죠. 그래서 대통령제는 법치주의 내에 온존되어 있는 반(反)법치의 힘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규칙 안에 살아 있는 예외인 셈이죠. ---「어느 하루의 대화 : 대통령이라는 마물(魔物)에 대하여」 모든 민주주의는 실질적으로 과두제인 것이고, 그러므로 소수가 다수를 대변하는 ‘재현’일 수밖에 없다. 이런 까닭에 정당이라는 ‘재현의 제도’는 끊임없이 ‘재현’되지 않는 것으로부터 개혁을 요청받는 것이다. 이런 갈등의 구조야말로 민주주의의 본질이고, 정치를 지속시키는 원인이다. 따라서 한국 사회에 만연한 정당정치에 대한 혐오는 민주주의의 원리로 인한 정당한 현상이지, 정치 자체에 대한 거부가 아니다. ---「당신들의 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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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누구’가 아니라 ‘무엇’이 문제다.
|언제까지 ‘선출된 왕’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길 것인가? |국내 최초의 대통령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이자 사회문화적 분석서. |역사적 기원부터 정치, 경제, 문화적 접근 그리고 기호학적 분석까지. |지금 필요한 것은 ‘대통령의 문제’를 아는 대통령, ‘대통령 이후’를 준비할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무엇인가? 모두가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할지 묻는다. 그러나 대통령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 대통령에 분노하고, 대통령 때문에 눈물 흘리지만, 개별 대통령 너머의 실제와 원리를 우리는 질문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것은 차선과 차악을 둘러싼 논쟁이거나, 공학적 이유로만 흘러나오는 개헌이라는 텅 빈 말뿐이다. 지금, ‘무엇’이냐고 물어야 한다. 대통령은 그저 제도나 인물이 아니다. 차선과 차악의 문제로 한정될 수도 없다. 한국사의 어느 시점부터 공기처럼 당연한 것이 되어 우리를 지배해온 대통령은 정치를 넘어 사회의 모든 영역에 투사되는 밑그림이기 때문이다. 총합으로서의 사회와 개별적 개인의 삶 전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이자, 궁극의 권력이자 표상이다. 하기에 모두가 이 절대적인 권력을 둘러싼 쟁투를 벌이는 지금이야말로, 호흡을 가다듬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때다. 철학적 성찰부터 표상의 연대기까지 『당신들의 대통령』은 대통령이 무엇인지 해명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책 속에서 이승만부터 이명박에 이르는 역대 대통령들은 분석과 해체, 통찰의 대상이 된다. 대통령(제)은 철학적 성찰과 역사적 회고의 대상이 되고, 제도와 인물의 이면에 감춰진 근원적 원리를 질문한다. 이미지와 기호로서의 대통령들이 어떻게 작동되어 왔는지를 연대기 속에서 분석하고, 역대 대통령의 통치 행위와 경제 발전을 둘러싼 허구와 실제를 구분하고, 대중의 열망이 대통령이라는 특이한 정치 현상과 어떻게 결합해왔는지 해석한다. 정치 이전의 정치를 탐색하고, 권력 이전의 권력을 소환하고, 역동적인 표상 정치의 장을 탐험하여 한국사회에서 대통령이란 과연 무엇이었고, 무엇이어야 하는지 답한다. 최초의 인문학적 성찰과 사회문화적 분석 『당신들의 대통령』은 (비교)정치학의 제도 연구와 대통령학이라 불리는 리더십 연구를 넘어서서 한국의 대통령을 그 시원에서부터 정치와 경제, 역사와 철학, 사회와 문화라는 다양한 영역에 걸쳐 고찰한다. 여덟 명의 저자는 각기 다른 길을 경유하여 한국의 대통령과 마주한다. 그 시작은 우리 유년의 기억이다. 하나, 우리는 한 때 대통령을 꿈꾸었지. 유년 시절, 많은 우리들이 대통령을 꿈꾸었다. 광부의 딸 권수정도 그랬듯이. 그러나 그녀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었고, 청와대에 가기 전에 감옥에 갔다. 현실은 생뚱맞게 흘러가고, 유년의 기억은 휴지조각 되어 나뒹군다. 더는 대통령을 꿈꾸지 않는다는 그녀는 우리에게 ‘나의, 너의, 그리고 각자의 대통령’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둘, 어째서 선출된 왕이 우리를 지배하는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그러나 실은 왕이 지배하는 국가에 불과하다. 민주주의는 명목에 불과하고, 공화국은 오지 않았다. 너와 나의 나라를 일구는 뜻은 세워지지 않았고, 저마다의 뜻은 오직 폭력에 의해 멸절되거나 유지되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너도 나라’고 말하지 못한다. 거리의 철학자 김상봉은 선출된 왕에 불과한 한국의 대통령에서부터 시작하여, 민주주의와 공화주의, 국가와 나라, 한국 민중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를 그 근본에서부터 성찰한다. 그리하여 다음 나라를 향한 길이 어디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지 모색한다. 결기마저 느껴지는 그의 고뇌는 깊이 있는 철학적 성찰과 어우러져 길을 찾는 우리에게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셋, 대중은 왜 메시아를 꿈꾸는가? 현실적인 대중은 너무도 현실적이기에 꿈을 꾼다. 벗어날 방도가 없어 보이는 지금, 이 현실을 넘어서게 해 줄 구원을 갈망한다. 박정희와 노무현은 그런 열망과 만나 신성을 획득한 우리들의 메시아다. 그리고 그 메시아는 대중과 신성 사이를 매개하는 자들에 의해 특정한 방식으로 정치화된다. 민중신학자 김진호는 정치신학적 방법을 통해 한국 정치의 독특한 현상인 메시아주의 정치를 박정희와 노무현이라는 상징을 통해 분석함으로서 대통령을 둘러싼 복잡다단한 현상에 새로운 비평적 지평을 제시한다. 넷, 표상, 그 뜨거운 전쟁터 전규찬에게 대통령은 명백하게 ‘환상’이다. 그러나 이 환상은 권력을 권력이게 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저자가 표상 정치라 명명한 역동적인 장(field)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이 시작된 순간부터 대통령을 둘러싼 표상의 제작과 유통, 해석과 재해석을 둘러싼 전쟁을 벌여왔다. 그것은 때로 권력과 인.민의 경쟁이며, 보수와 진보, 세대와 세대의 전투이며, 기호와 기호의 경합이다. ‘어디에나 있는 각하’에 대한 회고로 시작하는 전규찬의 글은 대통령 표상의 연대기적 분석을 통해, 지금 현재도 진행 중인 이미지 전쟁의 맥락과 의미를 드러냄으로써 한국의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어떤 특정한 풍경을 재현한다. 다섯, 대통령과 경제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들 박정희가 없었다면 경제 발전은 불가능했나? IMF 사태는 김영삼 때문인가? 한윤형이 보기에 이런 질문들은 처음부터 다시 복기되어야 한다. 대통령과 경제 발전을 둘러싼 ‘서사’들은 때로 ‘사실’을 주조하고, 꿰어맞춘다. 필요한 것은 사실과 서사 사이의 간격을 회고적으로 성찰함으로써 우리 현재를 재인식하는데 유용한 목록들을 확인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승만과 박정희,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그리고 이명박에 이르는 역대 대통령들의 경제 정책과 통치 행위들을 당대의 정치 사회적 맥락과 자본주의 세계체제와의 연관 속에서 재해석한다. 그리하여 공동의 삶을 통제하기 위한 정치의 기술이 무엇인지 묻는다. 여섯, 대중은 무엇을 열망하는가? 선거는 예외적 상황이다. 그러나 그 시공간을 지배하는 시대정신이라는 이름으로 경합하는 다수의 사람과 집단, 세력의 경쟁이다. 김민하는 역대 대통령과 대통령 선거를 회고하며 대중들의 열망이 무엇이었고, 각각의 정치 세력들이 그 열망을 어떻게 조직하려 했는지 점검한다.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이른바 경제 정책이다. 상이한 이념을 가진 정치세력과 관료집단, 그리고 그들과 마주한 대중의 열망이 ‘경제’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어떻게 상호작용해왔는지 분석한다. 김민하가 보기에 필요한 것은 오지 않을 초인이 아니라 그들 자신이다. 일곱, 늑대는 무엇을 기억하는가? 김항은 대통령제의 원리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소설가 김승옥으로부터 시작한다. 작가론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제도와 인물 뒤에 가려진 대통령제의 궁극적 원리로까지 나아간다. 그것은 예외를 자신의 존립 근거로 삼는 초법적 권력이며, 법치 내에 온존한 반(反)법치의 힘이며, 규칙 안에 살아 있는 예외다. 집요하리만치 치열한 논증을 통해 대통령이 실은 한 마리의 늑대에 불과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김항은 필요한 것은 공포의 기억이라 진단한다. 여덟, 당신들의 대통령은 무엇인가? 이택광이 보기에 오늘의 대통령 직선제가 보호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쾌락의 평등주의와 공리주의다. 그러나 평등은 모두가 불평등한 상황과 맞닥뜨렸고, 공리는 다수를 빙자한 소수의 희생 위에 군림한다. 이 불가역적인 상황 속에서 우리 사회는 도덕성을 명분으로 ‘대통령 보수주의’에 빠져 있다. 극복하기 쉽지 않은 이 현실은 그래서 ‘대통령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필요한 것은 다시, 정치다. 선출된 왕과 민주주의, 그 이후 한국의 대통령은 차라리 선출된 왕이다. 민주주의는 명목에 불과하고 공화국은 여전히 도래하지 않았다. 87년 이후에도 여전히 그렇다. 그럼에도 오늘의 대통령은 신화와 허구, 열망과 신성이 뒤엉킨 선량하거나 사악한 초인이 되어 있다. 그러나 그 초인은 결코 구원자가 아니다. 이 퇴행적 현실은 현재의 대통령을 그대로 두고는 고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차라리 ‘대통령의 문제’를 아는 대통령, ‘대통령제 그 이후’를 준비할 수 있는 대통령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