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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엄마는 계속 통화 중
둘. 텅 빈 젤리 통 셋. 거짓말쟁이가 되다 넷. 무지하게 운 없는 날 다섯. 소리 귀신이 나타났다 여섯. 소리 귀신 불러내기 대작전 일곱. 말도 안 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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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책의 편집자입니다.
2013-03-21
나도 모르게 자주 쓰는 말들이 있잖아요. 그런 걸 입버릇이라고 하죠. 이런 입버릇들은 자기는 잘 모르는데 주변 사람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요.
대학 시절, 저의 입버릇은 '그니까' 였어요. 사실 저는 이게 제 말버릇인지 몰랐거든요. 이걸 알려준 건 당시 단짝 친구였답니다. 발표 수업을 앞두고 저와 제 친구는 강의실에 남아서 서로 발표하는 모습을 보고 코멘트를 주고받았는데, 제 발표를 듣던 친구가 자꾸 제가 “긍까 긍까” 한다는 거에요. 제가 아니라고 발뺌을 하자 친구가 “니가 긍까 할 때마다 손가락을 세어 보이겠다.”고 했답니다. 결과는? 저의 완패였지요. 아직도 정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친구가 손가락을 접을 때마다 제가 "긍까"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이라니... 입버릇을 알게 된 것까지는 좋았는데 막상 발표하는 당일에 '그니까'를 할까 봐 신경쓰여서 발표를 망쳐버렸다는, 웃지못할 추억이 떠오르네요. 이후에도 몇 가지 입버릇들이 제 말끝마다 따라붙었는데, 글을 쓰면 뚜렷하게 느껴지는 입버릇도 있답니다. 바로 "~한 것 같아요"에요. 이 입버릇이 생긴 건 책 만드는 일을 하면서부터였어요. 자기 세계와 주장이 강한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다 보면, 내 주장을 너무 강하게 내세우거나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진리'인 것처럼 말을 해서 감정과 관계가 어긋나는 경우들이 있더라고요. 이런 상황들을 피하려고 조심조심 하다 보니, 어느새 “~한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같은 말들을 수시로 쓰고 있더군요. 말버릇이라는 건 어느 날 갑자기 내 입에 찰싹 달라붙는 게 아니잖아요. 대부분의 말버릇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라는 거, 정작 자신은 그걸 잘 모른다는 게 참 재미난 것 같아요. 그런데 나도 모르는 내 말버릇이 누군가를 '미춰버리게' 만든다면 어떨까요? 김미애 작가님의 신작 <말도 안 돼>는 뻑!하면 "말도 안 돼!"라는 말로 명우를 밀어내고 명우의 손과 발을 묶어버리는 가족들, 그런 가족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명우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대체 왜 가족들은 명우에게 "말도 안 돼!"라는 말을 하는 걸까요? 이 "말도 안 돼"라는 말은 명우에게 어떤 고통과 어떤 기회를 줄까요? <말도 안 돼>를 통해서 나에게는 어떤 입버릇이 있는지, 왜 그런 입버릇이 입에 붙었는지, 혹시 나의 말버릇이 누군가를 '미춰버리게' 만들지는 않는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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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명우는 오늘도 불만이 가득합니다. 엄마는 제일 친한 친구 진수를 집으로 초대해도 된다고 해 놓고 갑자기 바쁜 일 때문에 안 된다고 합니다. 하루 종일 전화통을 붙들고 사는 엄마는 명우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명우는 진수에게 형의 프라모델을 보여주고 싶지만, 쌀쌀맞은 형은 프라모델에 손도 못 대게 합니다. 아빠는 신문에 얼굴을 파묻은 채 가족들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습니다. 명우의 소원은 핸드폰을 갖는 것입니다. 핸드폰이 있으면 진수와 메시지도 주고받을 수 있고, 마음 놓고 통화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핸드폰을 사려고 꼬박꼬박 용돈을 모았던 저금통이 텅 비어 있습니다. 분노와 절망에 빠진 명우 앞에 퉁명스럽기 짝이 없는 이상한 '소리 귀신'이 나타납니다. 소원을 들어주는 소리 귀신이 나타났다 불만투성이 소리를 들으면 머리가 아파서 잠을 잘 수 없다는 소리 귀신! 램프의 요정 '지니'와 비교 당하는 것을 기분 나빠 하는 소리 귀신! 이 소리 귀신은 172데시벨로 악을 써 대는 명우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며 얼른 소원을 말하라고 합니다. 명우는 망설이지 않고 첫 번째 소원을 말합니다. "엄마가 전화기를 모르게 해 달라."고요. 두 번째 소원은 아빠가 신문을 지긋지긋하게 여기게 해 달라는 것, 세 번째 소원은 형이 프라모델을 개똥 보듯 하게 해 달라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끝으로 가족들이 명우에게 "말도 안 돼!"라는 말을 절대로 못하게 해 달라는 소원도 말합니다. 과연 소리 귀신은 명우의 네 가지 소원을 들어줄까요? 돈보다 중요한 가족 간의 소통 [말도 안 돼]는 각자의 관심사에 빠져 서로에게 무관심한 가족들, 거기서 소외된 아이가 느끼는 외로움을 풍자적으로 그려 내고 있습니다. 왜 명우는 그렇게 갖고 싶어 하던 핸드폰이나 프라모델, 황금알을 낳는 암탉이나 돈벼락을 내려 달라고 빌지 않고, 가족들과 관련된 소원을 비는 걸까요? 겉으로는 다른 걸 원했을지 몰라도, 명우가 가장 간절하게 원하는 것은 가족들의 변화라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소리 귀신에게 소원을 빌기 위해 말해야 하는 암호가 "말도 안 돼!"라는 것도 상징적입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를 위한다는 이유로, 아이가 원하는 것을 "말도 안 돼."라며 금지시키는 부모님의 모습들이 떠오릅니다. [말도 안 돼]는 과연 진짜 말도 안 되는 일이 무엇인지를 돌이켜 생각하게 하는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