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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머리말
‘이름에 담은 뜻’을 새롭게 살피는 길 27 하나. 푸르다 001∼025 53 둘. 집 026∼041 70 셋. 몸 042∼059 89 넷. 느끼다 060∼077 108 다섯. 생각 078∼094 126 여섯. 삶터 095∼110 143 일곱. 이웃 111∼127 161 여덟. 놀다 128∼148 183 아홉. 우리 149∼164 202 풀이 + 이야기 264 맺음말 모든 이야기는 수수께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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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란 징검다리예요. 생각하고 생각을 이으며, 말하고 말을 잇고, 삶하고 삶을 사랑으로 잇는 다리랍니다. 사뿐사뿐 징검다리를 건너요. 사뿐사뿐 건너다가 도무지 모르겠으면 처음으로 돌아가요. 드디어 수수께끼를 풀어낸 뒤에는, 우리 스스로 새롭게 수수께끼를 지어서 이웃이나 동무하고도 말잔치를 누리면 좋겠어요.
--- p. 26 수수께끼 001_28쪽 얼핏 단단해 보여 아마 딱딱해 보이지 어쩌면 튼튼해 보이고 그런데 무척 부드럽지 모래를 품었지 흙을 품었어 뜨거운 불길을 품었고 비바람 듬뿍 담았어 눈을 감고 돌아다녀 조용히 온누리를 돌아 묵직한 몸을 두고 다녀 그저 마음으로 날지 너희는 날 다리로도 삼고 디딤자리로도 삼고 집으로도 삼지 무덤으로도 삼더라 수수께끼 026_54쪽 별을 담아서 별내음 꽃을 얹어서 꽃소리 구름을 실어서 구름짓 물을 따라서 물빛 담는 대로 다른 냄새 얹는 만큼 새로운 소리 싣는 사이 즐거운 몸짓 따르는 동안 환한 빛 동그랗게 담아 볼까 세모낳게 얹어 볼까 별무늬로 실어 볼까 방울방울 따라 볼까 그릇 곁에 있지 소복하게 또는 조촐하게 판판하게 펼치지 먹음직히 또는 맛깔스레 수수께끼 042_71쪽 하늘에 닿고 싶어서 별까지 잇고 싶어서 무지개로 가고 싶어서 바람을 타고 싶어서 물결을 잡고 싶어서 구름을 쥐고 싶어서 이슬을 만지고 싶어서 함박눈을 안고 싶어서 쭈욱 뻗는다 나무도 사람도 풀도 뻗는다 나비도 잠자리도 새도 뻗을까 뻗지 말란 까닭 없지 서로 안기고 싶어 내밀어 혼자 끼면 싫단 뜻 활짝 벌리면 반갑단 뜻 뚝 꿈치 목 심 씨름 수수께끼 060_90쪽 생각만 해도 웃음 듬뿍 며칠 더 있어야 하지만 하루하루 설레고 들뜨고 기운이 퐁퐁 솟아나네 그날을 머리에 떠올리노라면 시나브로 무지개가 뜨고 짜릿하면서 빙글빙글 목소리가 늘 또르르 굴러 기다리던 꽃봄이야 두근거리는 여름바다야 온빛깔이 녹아서 넘실가을이야 한바탕 구슬땀 신바람겨울이야 언제 어디에서도 생각하지 생각할수록 하늘로 오르지 하늘 오르며 풀쩍풀쩍 송사리도 좋다며 풀쩍춤 수수께끼 078_109쪽 보는 대로 담기도 하고 생각하며 빚기도 하고 느끼기에 엮기도 하고 꿈꾸면서 짓기도 하지 너는 손으로 담네 나는 눈으로 빚지 너는 붓으로 엮네 나는 삶으로 지어 눈을 뜨면 눈으로 본다 마음을 열면 마음이 보네 길을 가면 길마다 빛깔 하루를 열면 어디나 차곡 넌 네 꿈을 종이에 난 내 사랑을 여기에 우린 이 노래를 땅에 서로서로 온 숨결을 별빛에 수수께끼 095_127쪽 나무하고 돌을 더했어 나무가 돌을 품었을까 돌이 나무를 사랑했을까 돌이 나무한테 안겼을까 숲을 그려 본다 마을을 지어 본다 동무를 떠올려 본다 나를 새로 본다 손에 작게 쥐는 숲소리 종이에 까맣게 심는 숲빛 이야기에 새삼 담는 숲내음 책에 두고두고 묻는 숲사랑 줄어들수록 즐겁고 늘어날수록 느긋해 뭉툭하면 두껍게 두툼히 뾰족하면 가늘게 가볍게 수수께끼 111_144쪽 여러해를 산다고 하는데 아주 오래 살 수 있지 따로 몇 해를 사는가 센 적은 없어 뾰족뾰족 보여도 부드럽고 날카로이 생겨도 여리고 작아 보여도 알차고 풋풋하다가 기쁘면 빨갛지 가을에는 물들기 좋아해 겨울에는 잠들기 좋아해 봄에는 하얀 얼굴 좋아해 여름에는 빨간 노래 좋아해 때로는 단감빛이 되고 때로는 나무로 자라지 앵두보다 늦게 꽃피고 찔레보다 일찍 꽃피워 수수께끼 128_162쪽 올라가자 미끄러지자 구르지는 말자 뛰지도 말아 손을 잡아도 좋고 손 놓으면 아슬아슬 바람을 쌩 가르고 높이높이 새바람 쐬네 비탈이 있어 가파를수록 짜릿해 비스듬해도 재미있지 널을 놓아도 돼 구슬을 굴려 볼까 모래를 흘려 볼까 새 이름을 얻고 싶어 ‘비탈틀’로 말이야 수수께끼 149_184쪽 바라보며 마냥 좋은데 안으면 이렇게 따뜻하구나 말로 타일러 주기도 하고 눈빛으로 깨우쳐 주기도 해 나도 크면 될 수 있어 기쁜 사랑이 있으면 돼 고운 마음이라면 돼 너른 생각이라면 돼 아기가 늘 찾더라 다람쥐 새도 찾고 나무 풀 꽃도 찾더니 잠자리 매미까지 찾네 어둠을 품어 빛으로 낳아 아버지한테 살림을 가르치고 보금자리를 숲으로 가꾸며 노래로 하루를 짓는 분이야 001. 돌_204쪽 뭉쳐서 굳으면 제법 셉니다. 모래알이나 진흙일 적에는 쉬 흩어지지만 덩이를 이루면서 굳으면 흩어지거나 깨지지 않곤 해요. 이런 단단한 덩이를 ‘돌’이라 하고, 꽤 크면 ‘바위’라 합니다. 아기가 자라 열두 달이 지나면 ‘돌’이라 해요. 몸이 튼튼해진다는 뜻이랍니다. 때로는 딱딱하지만 때로는 더없이 부드러우면서 센 ‘돌’이에요. 081. 수수께끼_224쪽 맞출 수 없도록 수수께끼를 내는 일이란 없어요. 맞추도록 내기에 수수께끼랍니다. 때로는 도무지 모르겠구나 싶다가도 길을 알면 이렇게도 쉬웠네 하고 깨달아요. 때로는 참 쉽구나 싶으나 고개를 넘을 적마다 아리송한 생각도 들어요. 우리 삶에 얽힌 길을 실타래처럼 엮어서 익히도록 하려고 생각을 말로 얹은 수수께끼예요. 모든 이야기는 수수께끼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라는 별이 태어난 뜻도 수수께끼요, 이 별에서 사람으로 태어나서 살아가는 우리도 수수께끼인데, 한국말을 쓰면서 생각을 나누고 하루를 짓고 배우는 오늘도 수수께끼랍니다. 우리가 손에 쥐어 읽는 책도 수수께끼인데, 햇빛도 꽃빛도 눈빛도 수수께끼예요. 똑같은 노래가 어느 때에는 아름답게 들리지만, 어느 때에는 싫거나 지겹거나 따분하게 들리는 까닭도 수수께끼예요. 신나게 놀면 배고픈 줄을 잊고 하루가 저무는 줄마저 잊는 까닭도 수수께끼일 테지요._246쪽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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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랑 딸이랑 함께 빚은 마음노래
아버지는 두 아이를 사랑으로 돌볼 보금자리를 찾아 숲이 그윽한 작은 시골자락 집을 마련합니다. 두 아이는 하루를 스스로 지으면서 마음껏 뛰놀고 꿈꾸면서 풀꽃나무하고 동무가 되며, 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들으며 자랍니다. 곁에서 바람이 상냥하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구름은 폭신한 잠자리가 되며, 골짝물은 시원한 숨결로 온몸을 적십니다. 이름을 알고 싶은 아이들은 손가락으로 이것저것 가리키면서 묻습니다. 이름을 알고 난 다음에는 그 이름에 깃든 뜻을 알고 싶어 “그건 뭐야?” 하고 “이건 뭐야?” 하며 끝없이 묻고 거듭 묻고 새로 묻고 또 묻습니다. 이리하여 아버지는 아이들한테 수수께끼를 내기로 합니다. 마치 스무고개처럼 열여섯고개로 간추린 수수께끼입니다. 열여섯고개를 넉고개로 가르고, 넉고개는 봄여름가을겨울로 꾸며서, 겉보기로는 넉 줄을 넉 자락 이은 “열여섯 줄 동시”가 됩니다. 그러나 겉보기로만 동시일 뿐, 속으로는 수수께끼요 이야기밭입니다. 이 열여섯 줄짜리 ‘수수께끼 동시’에는 어떠한 번역 말씨나 한자말이나 영어를 끼워넣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두 아이는 ‘이야기가 늘 새롭게 흐르는 상냥한 마음을 사랑으로 가꾸는 씨앗을 생각으로 심는 말’을 들으면서 배우고 싶어하거든요. 가장 수수하고 흔한 말로 수수께끼를 짓습니다. 때로는 아이한테 아직 낯설 테지만, 앞으로 마주할 여러 살림살이나 숲이나 숨결하고 얽힌 낱말을 슬그머니 섞습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수수께끼를 풀다 보면 시나브로 알아차릴 만한 ‘살림을 그리는 오래되면서 새로운 말’을 곁들이는 셈입니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를 쓰기로는 아버지 한 사람입니다만, 언제나 아이들이 궁금해 했기 때문에 ‘우리말로 수수께끼를 짓는 동시를 쓸’수 있습니다. 그리고 곁에서 이를 지켜보면서 살살 다독이고 달래며 다스리는 사람, 곁님이 있으니 이러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가 태어납니다. 여기에 열세 살 어린이가 그림을 맞추어서 그립니다. 스스로 궁금해서 아버지한테 물어본 낱말 하나하고 얽힌 수수께끼를 풀며 마음으로 떠올린 온갖 이야기를 새삼스럽게 그림으로 옮기지요. 때로는 물감을 풀어서 물감그림으로, 때로는 연필을 쥐어 연필그림으로 빚습니다. 열세 살 어린이가 물감으로 빚는 그림에는 물빛으로 마음을 적시는 사랑어린 숨결이 흐릅니다. 열세 살 어린이가 연필로 짓는 무지개에는 ‘그저 까만 빛깔’일 뿐이 아닌 ‘무지개가 되는 까만 고요’가 함께 흐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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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시의 정답이 궁금하다. 수수께끼 정답을 맞히려면 눈으로 휙 읽고 넘겨서는 안 된다. 낱말을 이리저리 굴려보고, 낱말과 낱말 사이를 들추어보고, 문장을 곱씹으며 뒤집어봐야 한다. 저절로 우리말과 글에 바싹 다가앉게 된다. 내 답이 정답이 아니어도 좋다. 글자 사이를 뛰놀며 새로운 시 한 편을 쓴 것이니까. - 김유진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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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동안 알던 수수께끼와는 다른 방식의 수수께끼 동시가 태어났습니다. 소박한 낱말들로 이루어진 164꼭지의 새로운 수수께끼 동시를 곱씹어 읽고 천천히 생각을 모아보세요. 수수께끼를 풀다보면 세상의 많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됩니다. - 임정진 (동화작가, 서울디지털대 문창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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