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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오로라 음악의 순간 긴장성 두통 마트로시카 인형 양배추김치 붉은 꽃 속에 초록 거미 시 한 접시 샐러드 한 접시 사람과 사람 사이 기교를 더하면 모항에서, 일몰 노화 도시 속에서 늙어가기 자화상에 대한 묵상 십자가 위에 장미 종착역 부 제2부 파동 1 파동 2 파동 3 파동 4 파동 5 파동 6 파동 7 파동 8 파동 9 파동 10 파동 11 파동 12 파동 13 파동 14 파동 15 파동 16 제3부 기도의 순간 1 기도의 순간 2 기도의 순간 3 기도의 순간 4 기도의 순간 5 기도의 순강 6 기도의 순간 7 기도의 순간 8 기도의 순간 9 기도의 순간 10 기도의 순간 11 기도의 순간 12 기도의 순간 13 기도의 순간 14 기도의 순간 15 기도의 순간 16 기도의 순간 17 제4부 낡은 문 풀잎 군무 발포 비타민 이런 자유 물신은 광고를 좋아한다 나무가 되어가는 길 진흙 같은 시간 집을 지을 수 없는 곳 시간을 밟고 가다 길가에 새둥지 평생 시를 쓴다는 것은 問과 ? 1 問과 ? 2 다시, 음악의 순간 젊은 오동나무 친구여 해설 파동 치는 혼의 내성적 기록│조창환 |
安慶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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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메테오라 공중 수도원에서 사 온
둥근 계피로 만든 작은 십자가 진홍색 연분홍색 조그만 조화 장미가 송글송글 맺혀 있어 식탁 옆 하얀 벽에서는 장미꽃 닫혔다 열리는 떨림이 간혹 느껴지고 5월 장미 동산에서도 맡지 못한 향기 속에 무겁게 매달려 있는 풀지 못한 문제에서 뚝뚝 비어져 나오는 고뇌가 껍질을 찢는 장밋빛 피 내음이 번지기도 한다 절벽에 간신히 발을 디딘 공중 수도원에서 밧줄에 의지해 오르내리던 수도사들은 절연과 접속을 반복하며, 살아서 인간을 벗어버릴 수 있음에 도전한 것일까 수직의 암벽 저 아래 저녁이 되면 불빛이 따뜻한 사람의 마을을 내려다보며 아니다 아니다 저곳은 아니다 혹은 한걸음 더 오르리 오르리를 다짐했을까 치솟은 수직의 바위에서 보낸 한 생애의 흔적이 희게 바랜 유골들로 남아있는 그들도 죽어서야 인간을 벗어버렸겠지 작은 계피 십자가 위 조화 장미 유치한 듯 장엄한 듯 그러나 무슨 차이인가 십자가를 목에 걸든 등에 지든 십자가 없는 삶은 없을 테니 말없이 바라보곤 한다 밤이 깊어지자 짙은 어둠 속에 바위는 안 보이고 까마득한 높이 수도원의 불빛만 별빛처럼 아득한 메테오라 공중 수도원 오스만 터키의 침공 때엔 아무도 오르지 못하는 피난처였다는데 수도사들은 공중마저도 벗어나고자 했으리라 ---「십자가 위에 장미」중에서 봄의 꽃들은 눈의 작은 창을 열고 들어온다 빛에 녹은 색과 향기는 눈썹 같은 꼬리 달린 물고기가 되어 불빛 잔잔한 회랑을 헤엄쳐간다 물결치듯 바위에 물 흐르듯 그들을 알고 있는 돌들이 있어 화들짝 불꽃 터지는 순간도 있어 향기가 타오를 법도 하건만 이미 세상의 이름을 버린 가벼움으로 한 점 한 점 저 끝의 꿈결 같은 문을 열고 날아가리, 눈의 작은 창을 열고 들여다봐도 보이지 않는 그 순간 여기저기 봄의 꽃들이 지고 있다 ---「파동 1」중에서 기와 얹은 담장에 담쟁이 붉은 잎 낡은 기와에 오랫동안 발붙이고 산 담쟁이 단풍 든 잎의 자연 한 폭 길을 건너 산의 오르막길을 걷는다 빈 산의 주인이 된 듯 마음속엔 긴 세월 둘러친 바람 같은 담장 있다 사람 세상에선 치워도 다시 찾아오는 담장, 오랫동안 공생하는 푸른 이끼 속에서 뒤늦게 생각이 드는 오해와 어리석음 그랬었구나, 바람 일어 담장이 나부낀다 담장 밖에 치워놓았던 탓 누르스름 계절을 타는 이끼 속에 숨어있던 것 늙어서야 보이니 이것도 자연 한 폭 ---「기도의 순간 2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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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2020년 여름은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라는 질문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을 것이다. 파생되어 가는 문제들의 가운데 중심문제가 있을 것이니 시도 삶도 그곳에 접근해 가야 하리라 시와 삶이 서로에게 텃밭이 되어준다면 다가갈 것과 다가오는 것이 많아진다 그들이 시의 밑둥이 될 것이다. 과잉과 낭비와 헛됨에 바친 삶을 줄이고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가는 순간순간 아마도, 시가 등불이 되어주기를 기대해도 좋을까 2020년 9월 안경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