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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는 삶

품위 있는 삶

정소현 | 창비 | 2019년 08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33건 | 판매지수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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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top100 8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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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44g | 145*210*16mm
ISBN13 9788936438005
ISBN10 89364380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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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제52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예기치 못한 죽음, 혹은 미리 준비하거나 설정해놓은 죽음 앞에서 허덕이는 인간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죽음을 직면한 인생의 비참한 현실과 외면하고 싶지만 우리 곁에 항상 존재하는 삶과 죽음의 문제 앞에, 함께 하자며 손을 내밀어 주는 책입니다. "삶과 죽음이 펼치는 아름답고 차가운 이야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과거의 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내가 미래에 대해 무슨 약속을 했건 그건 잘 모르고 한 개소리야. 내가 살아보지도 않은 시간을 어떻게 알고 그랬겠어. 모르니까 무서웠던 거지. 그 알지도 못하는 것 때문에 도대체 난 인생을 얼마나 허비한 거냐.
--- p.45-46

그리고 이해할 수 없이 복잡했던 날들을 생각했다. 차마 다 기억할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그것들은 명백히 지나가버렸고, 기세등등한 위력을 잃은 지 오래다. 살아 있어 다행이다. 다행이라 말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 p.93

비참함은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내게 남겨준 유품 같은 것이었다. (…) 사는 동안 나를 휩쓸고 간 수많은 감정 중 가장 강렬한 것이 비참함이었고, 빈방은 그 상징처럼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그 빈방을 채우기 위해 늘 다른 사랑을 찾아 헤맸으나 그것은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곳에서 도망칠 수도 없었다.
--- p.102

지수는 자신의 뺨에 와 닿던 지훈의 솜털과 한참 만에 돌아온 지훈의 땀 냄새, 둘이 함께 나누던 사소한 농담, 둘이 먹던 형편없는 식사, 둘이 앉아서 졸곤 했던 낡은 가죽소파, 그가 좋아했던 부드러운 무릎 담요를 떠올렸다. 그것은 그녀가 유일하게 속해 있던 아주 사소하고 구체적인 세계였다. 지수는 그 세계가 정말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동시에 영원히 잃어버렸다.
--- p.191

젠장, 왜 이렇게 안 풀리는 거야. 정말 열심히 했는데, 큰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저 내 이름값을 하고 싶은 건데, 왜 이렇게 운이 없는 거냐고. 사는 게 너무 무서워. 여기서 나가면 죽을 것 같아. 사실은 여기도 무서워.
--- p.22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것은 부재하는 것들에 대한 책이다. 부재하는 것들은, 언젠가 있다가 사라진 것이기도 하고, 애초에 없었던 것이기도 하다. 책을 펼치자마자 그처럼 결이 다른 공동(空洞)들을 어떻게 감각하고 있는지 묻는 기묘한 질문이 이어진다.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망설이며 읽다보면 부재하는 것들이 사실 비어 있는 방식으로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는 걸,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침범해오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편편이 아름다운 그림자극에 가깝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정소현은 소설과 현실, 삶과 죽음 사이에 드리워진 반투명한 장막에 어른거리는 존재들을 놀라운 솜씨로 다룬다. 한껏 현혹되어도 좋다. 그렇지만 위로 같은 것은 끝내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작가는 어정쩡한 위로나 되다 만 공감 같은 것은 일절 할 생각이 없다. 다 읽고 나면 남는 것은 예민하게 깨어난 감각수용체 아닐까. 주변을 둘러싼 세계를 한 부분도 얼버무리거나 뭉개지 못하고, 괴로울 정도로 정확하게 느끼게 될 것을 각오하고 읽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하는 작가가, 어쩌면 그렇게 매끄러운 문장으로 까끌까끌한 것들에 대해서만 쓰는지 알 수가 없다.
- 정세랑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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