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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의 세계

바보의 세계

: 한 권으로 읽는 인류의 오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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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세계문화 97위 | 역사 top20 1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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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512쪽 | 734g | 153*220*32mm
ISBN13 9791155813652
ISBN10 115581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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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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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계몽주의자에 따르면 인류의 역사는 이성이 거짓을 이겨온 과장이다. 지식이 진보를 가져왔다는 설명. 이 책은 이에 반박한다. 농업 혁명에서부터 2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는 멍청함이 좌우했다. 어리석음과 지혜는 역사를 움직인 양날의 칼이었다. - 손민규 역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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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음과 지혜는 쌍둥이처럼 붙어 있고 동전의 앞뒷면과 같으며 몇 번이고 되풀이된다. 환경 재앙의 암흑에 둘러싸인 한계 상황에서 우리가 진화의 오수관을 피해 갈 만큼 충분히 지혜로운지 되돌아봐야 한다. 이야기의 결말이 나쁘게 끝나면 자신이 주인공인 이야기라 해도 회피해버릴 우리가 아니던가.
--- p.13~14

위대한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말했다. “역사는 자기가 한 일이 뭔지 모르는 멍청이들에 의해 쓰인다.” 동물의 가축화, 중화 제국 건설, 유럽에서의 기독교 부상, 21세기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인류 자멸 모의까지, 중요한 네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그 격언이 얼마나 타당한지 살펴보자.
--- p.52

농업의 ‘발명’은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인간은 자발적으로 길들여졌고 나약해졌으며 수많은 질병에 노출되었다. 그럼에도 진화는 승전보를 울렸다. 지구상에 수렵채집인은 500만 명에 이르렀고 서기 1800년경 농부는 10억 명에 이르렀으며 집약적 농업의 등장과 함게 인간은 머지 않아 100억 명에 도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의 대다수는 도심에 모여 있다. 인간들 역시 집약적 축산으로 살아가는 소들만큼 행복할까?
--- p.55~56

저는 열 살 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해서 스물여섯인가 일곱까지 매일 일기를 썼어요. 그 일기를 다시 꺼내 본다면 저는 속으로 이렇게 말할 거예요. ‘젠장, 이 자식은 대체 누구야?’ 또 제가 아흔 살이나 백 살이 되어서 지금 우리의 대화를 떠올린다면 분명 같은 반응을 하겠죠. 그러면 어떤 게 진짜 나일까요? (롤프 도벨리와의 대담)
--- p.80

언제나 기민하게 미풍양속을 수호하는 교황청이, 교회에서 벌어진 소아성애 범죄에 대해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식으로 대처해오지 않았던가. 유대교는 또 어떤가. 신자들이 매일 아침 읊조리는 기도를 들어보면 그들이 ‘열등한 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오 주님, 여자로 태어나지 않게 해주심에 감사드리옵나이다….”
--- p.145~146

프로이트는 온갖 신경증의 원인으로 부적절한 성적 발달을 지목했고, 그 자신이 실제로 경험한 그 유명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원형(原型)의 반열에 올려놓으며 이런저런 주장을 떠벌렸다. 그러나 빈약한 인류학 지식으로 인해 그는 세상에 3인 가족(엄마, 아빠, 아기)만 있는 것이 아니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성립 불가능한 문화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말았다. (…) 또 이 주제를 다룰 때 브루노 베텔함이 빠지면 섭섭하다. 아동심리학자이자 교육자인 그는 자폐증이 부모의 비속살해 욕구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질환이라고 주장해 자폐아를 양육하는 많은 부모가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리게 했다.
--- p.292

스탈린은 첩자 리하르트 조르게가 도쿄에서 보내온 메시지를 믿지 않았다. 메시지에는 독일의 공격이 언제 있을지, 독일 국방군의 주요 공격 방향이 어디인지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었다. (…) 스탈린은 조르게를 ‘기둥서방’으로 취급하는가 하면, 더 심하게는 예전의 멘셰비키가 보낸 첩자로 여기며 그가 수집한 정보를 불신했다. 그러나 실제로 1941년 6월 독일이 침공하면서 스탈린의 분석과 계산은 틀렸음이 증명되었다. 그는 전쟁이 발발한 것보다 자신의 예상이 빗나간 것을 더욱 애석해했다.
--- p.383

최근까지 자살폭탄 테러가 드러내는 몇몇 실책은 이 분야에도 상식이 요구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하디스트 리처드 레이드는 2001년 12월 22일 파리-마이애미 비행기에 탑승해 폭탄이 설치된 자신의 신발에 불을 붙이려고 했다. 그러나 신발을 너무 오래 신고 있었던 나머지 축축해진 폭탄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우마르 압둘무탈라브는 폭탄을 팬티 속에 숨기고 2009년 12월 25일 암스테르담-디트로이트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러나 폭탄은 그의 바짓가랑이 사이에서 터져버리고 말았다.
--- p.414~415

우리는 다음의 역사적 사실들을 통해 어리석음이 역사의 원동력이라는 가설을 탐구해볼 것이다. 그저 흥미로워 보여서? 아니다. 이 주제는 정말로 진지하게 탐구할 가치가 있다. 이는 독점적 견해도, 완성된 이론도 아니다. 다만 우리가 인간 행동에 관심을 가질 때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작업가설로 이해한다면 적당할 것이다.
--- p.476

프랑스 중북부 우아즈주 보베의 주교는 기독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첨탑을 건축하기로 결심했다. “첨탑을 세울 겁니다. 첨탑이 서고 나면 그걸 본 사람들이 우리를 미쳤다고 생각할 정도로 높은 첨탑을요.” 1569년에 세워진 대성당 첨탑의 높이는 153미터에 달했다. 그렇지만 첨탑이 서 있었던 기간은 고작 4년이었다. 예수승천대축일 미사가 끝난 후, 우르르 쾅쾅 요란한 소리가 났고 단 몇 초 만에 첨탑과 종이 무너져 내렸다. 이후 첨탑은 절대로 재건되지 않았다.
--- p.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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