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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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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오늘의 젊은 문학-001이동
리뷰 총점9.0 리뷰 4건 | 판매지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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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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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년 05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72g | 130*194*21mm
ISBN13 9791130637167
ISBN10 1130637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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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아직 살아 있습니다 … 7
틈 … 43
윌슨과 그의 떠다니는 손 … 73
중국인 부부 … 99
메켈 정비공의 부탁 … 131
로드킬 … 169
목요일 사교클럽 … 197
책무덤 … 225
한남동에는 점집이 많다 … 255

해설 | 솔베이지의 선택지_이지은 … 263

작가의 말 … 281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세상은 그가 살아 있을 때보다도 그에게 호의적이었다. 이제 그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그랬다.
--- p.20, 「아직 살아 있습니다」

의사는 어금니가 흔들리는 이유를 턱의 크기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치아 개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그녀가 의사에게 물었다.
“그럼 썩은 게 아니라는 건가요?”
“이대로 놔두면 곧 썩겠죠. 이가 흔들리면서 잇몸과 치아 사이에 틈이 생기면 그럴 수 있어요. 아무리 이를 열심히 닦아도 음식물이 그 안으로 들어가는 건 어쩌지 못할 테니까.”
--- p.49, 「틈」

그는 사고 이후에도 한동안 자신의 왼손이 돌아올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꿈에서 깨어나는 것처럼,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면 손이 다시 붙어 있거나 직조기 뒤 은밀하게 남은 공간에 형체를 유지한 채 숨어 있을 것만 같았다. 사고를 일으켰던 방직기계가 이미 폐기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대를 버리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그가 모든 희망을 버린 채 현실에 수긍하자, 왼손이 기적처럼 윌슨을 찾아온 것이다.
--- p.80, 「윌슨과 그의 떠다니는 손」

나는 내가 한국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적응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했다. 30년 가까이 그곳만이 세계의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애초에 맞지 않는 곳에서 태어난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나라에서는 달라질 것이란 확신은 없었으나 어느 곳이든 한국보단 나을 거라고 믿었다. 그런 믿음이 어디서 온 것인지는 몰랐다. 그저 더는 억지로 사는 사람처럼 살고 싶지 않았다.
--- p.117, 「중국인 부부」

모든 감각은 온전히 너의 것인 적이 없었어. 너는 너에게 남겨진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몰랐어. 모든 과거는 불확실한 방향으로 나아갔지. 그렇다면 너에게 남아 있는 건 뭘까. 네 몸에, 네 기억에 남아 있는 건 무엇일까. 정작 중요한 부분은 잘려나간 채로, 아무도 갖고 싶어 하지 않는 지나치게 괴로운 기억들만이 네 것으로 남는다면, 그것들은 너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 p.142, 「메켈 정비공의 부탁」

장을 보러 갔다고 생각한 아내는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이불도 덮지 않은 벌거벗은 상태였다. (……) 봐서는 안 될 장면이 눈앞에 있는 사람처럼, 무방비하게 자고 있는 아내의 몸에 시선을 둘 수 없었다. 열려 있는 창문을 닫고 커튼을 쳐야 하는 게 먼저인지, 아니면 아내를 깨우는 게 먼저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 남자는 자신의 몸에서 나는 쾌쾌한 땀 냄새를 참아내기 힘들었다.
아내는 도덕적인 사람이다.
--- p.177, 「로드킬」

그녀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얼굴이, 몸이, 결국에는 주름질 것이라는 사실을 두려워했다. 그것은 어떤 수를 써서도 막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녀는 평생을 걸쳐 그 모든 것에서 멀어지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여자는 실패했고 이제는 자신이 전혀 자랑스럽지 않았다. 그녀는 결국 자신이 온 생을 걸쳐 아무것도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 pp.222~223, 「목요일 사교클럽」

벽에 붙어 있는 무수히 많은 끈들이 시야에 걸린 건 절벽 위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올라간 때였다. (……) 짜임이 보일 정도로 확연한 가름끈이었다. (……) 병실에 누워 있는 아버지가 당장에라도 달려와 네가 지금 왜 여기에 있는 거냐고 책망할 것만 같았다. 절벽을 깎아 만든, 끝도 보이지 않는 책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전혀 낯설지 않은 모양새였다. 내 유년 시절의 한 부분을 온전히 소유하고 있는 아버지의 책장이었다.
--- p.254, 「책무덤」

J에게는 답이 없었다. M은 이전보다도 더 초조해했는데, 초조하면 할수록 마음 한구석으로는 J가 포기되기도 했다. M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거기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를 주저했기 때문이다. 생각 끝에 어딘가에 도달하고, 어떤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은 M이 가장 기피하는 일이기도 했다.
--- p.261, 「한남동에는 점집이 많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숨 막히게 진짜 같다가 다음 순간 완전히 낯설어진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푸름이라는 이름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_이다혜 (《씨네21》 기자, 작가)

일상이라는 거대한 연극 무대 위에서
예정된 삶의 바깥으로 걸음을 이끄는 놀라운 소설

201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일상의 표면 아래서 자라나는 불안한 심리를 색다른 시선으로 그려내 온 나푸름의 첫 소설집 『아직 살아 있습니다』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매일같이 시스템에 접속해 반복적인 일을 수행하는 직장인, 필요한 변화를 거부한 채 매너리즘의 정점을 향하는 부부와 연인 등을 통해 우리가 회피해 온 상처와 갈증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삶을 안팎으로 직시하게 만든다. 지극히 평범한 인물들의 마음속을 들추며 숨어 있던 불안의 원인을 끄집어내지만 불편하기보다 오히려 흥미롭고 기묘하다.
“『아직 살아 있습니다』가 전하려는 이야기는 특별한 인간의 모험담이 아니라, 떠나지 않는 자들의 이야기”(이지은 평론가)다. 회사의 실리콘 몸체에 접속한 나와 집에 두고 온 육체의 내가 같은 존재인지 혼란스러운 ‘나’부터 의뢰인을 대신해 여행하고 기억을 팔면서 정작 자신의 기억은 갖지 못한 ‘너’, 흔들리는 어금니를 두고 미래를 걱정하는 ‘우리’ 부부 등 현실과 판타지가 결합된 아이러니가 일상의 교착 너머 다른 선택지로 우리를 안내한다.

“기회가 온 것이라고 했다.
나 또한 어쩌면 달라질 수 있으리라 믿었다.”

나푸름 소설은 현실적 제약에 쳇바퀴 도는 일상을 도발해 다른 각도에서 비춰보려는 시도에서 시작된다. 소설의 인물들이 살아가는 자리는 반복적인 우리의 하루하루와 닮았다. 무엇보다도 직업과 생활, 관계 들을 지속해 나가려는 인물들의 분투는 처절하리만치 실감난다. 죽었는데도 직장에 나오려 애쓰고(「아직 살아 있습니다」), 사고로 잘린 손이 돌아와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어딘지 처량하고 섬뜩한 모습(「윌슨과 그의 떠다니는 손」)마저도 일상의 평균을 유지하려는 우리의 욕망을 비추며 현실성 있게 다가온다.
표제작 「아직 살아 있습니다」에서 ‘나’는 주말에 장례를 치룬 동료 박 대리가 시스템 오류로 실리콘 더미(dummy)에서 로그아웃되지 못한 채 월요일에 출근해 있는 것을 보고 기괴함을 느끼는 한편, 그가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묘한 기분을 느낀다. 어금니가 흔들리면서 시작된 부부의 다툼이 대화를 겉돌며 좀처럼 봉합되지 않는 「틈」과 아내의 비밀을 수십 년 동안 부정하고 끝내 기억에서 지워냄으로써 매일 아내에게 밥상을 받는 남편의 반전을 담은 「로드킬」은 문제와 인물 사이를 가로막는 고착된 패턴을 그린다.
나푸름 소설의 주요 인물들은 일상을 쉽사리 떠나지 못한다. 일상을 잊은 채 밤거리를 배회하는 치매 노인만이 세상을 방랑하는 여행자로 비춰지는 「중국인 부부」 역시 질서에 순응해 살아가려 고군분투하는 이민자 세대를 그린다. 결단이 필요한 순간마다 익숙한 선택지만 살피다 난데없이 이민 길에 오른 부부는 새로운 곳에서 ‘중국인 부부’로 오인받으며 질서에 편입되지 못한다. 방직공장을 운영하던 ‘윌슨’이 사고로 잃어버린 왼손의 감각을 다시 느끼게 되는 「윌슨과 그의 떠다니는 손」은 자신의 위치를 회복하고 싶은 인간의 처절한 욕구를 파헤치고, 「책무덤」에서는 그토록 바라던 아버지의 애정을 끝내 얻지 못한 아들이 아버지의 세상을 닫는다. 관계 속에서 인정받으려는 이들에게 견고한 일상은 가장 쉽게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자 가장 유지하기 어려운 삶의 조건이다.

어긋난 일상의 퍼즐을 과감히 뒤엎을 때,
잃어버린 길 위에서 비로소 드러나는 새로운 지표

답답한 현실에 갇힌 이들의 불안한 시선은 다행히 바깥을 향해 나간다. 관습과 루틴을 따르던 인물들이 일련의 사건 앞에서 보여주는 동요는 희미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기폭제다. 「메켈 정비공의 부탁」의 ‘너’는 기억 의뢰인의 주문대로 휴가를 보내는 동안 ‘너’를 의뢰인이라 해야 할지 제 자신이라 해야 할지 모를 의문에 이르고, 그간 의뢰인에게 이식해 준 기억들을 다시 찾아보기 시작한다. 오랜 세월 나이듦을 회피해 오다 결국 아무것도 극복하지 못했음을 깨닫는 여자(「목요일 사교클럽」)와 길을 헤매다 연인과의 관계도 방향을 잃었음을 감지하는 남녀(「한남동에는 점집이 많다」)도 새로운 선택지 앞에 서 있는 우리를 비춰준다.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이 세계가 실은 무수히 많은 균열의 감각을 외면하는 힘으로 지탱되는 세계라는 생각. 그 외면의 힘으로 얻은 일상의 무사함은 과연 무사함일까(소설가 김선재).” 나푸름은 그의 소설에서 불안을 회피한 채 유지되는 일상에 새로운 풍경을 열어 놓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소설에서 불안을 직시하기로 결정한 인물들의 의외로 담담한 시선과, 이들을 일상의 균열된 틈 위로 끌어올리며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는 작가의 시선이 위로가 된다. 그리고 선택과 변화에 필요한 것은 약간의 용기라는 사실에 안도하게 된다. 나푸름 소설이 뜻대로 되지 않는 ‘하루하루’의 불안과 회피, 의심의 순간들을 불러내어 그러안음으로써 우리는 두 발을 지탱하고 있는 거점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좁고 낮은 골목을 지나칠 때면 이따금 그 너머를 생각하게 된다. 그 너머는 끝일까, 시작일까, 아니면 막다른 곳일까. 여기로, 여기의 너머로, 좁고 어두운 길을 지나 다시 이상하고 쓸쓸한 자리로. 소설을 읽는 내내 그 ‘이상하고 쓸쓸한 자리’가 실은 제자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이 세계가 실은 무수히 많은 균열의 감각을 외면하는 힘으로 지탱되는 세계라는 생각. 그 외면의 힘으로 얻은 일상의 무사함은 과연 무사함일까. 우리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아마 그것일지도 모른다.
- 김선재 (소설가)
나푸름 작가의 소설은 숨 막히게 진짜 같다가 다음 순간 완전히 낯설어진다. 서스펜스와 SF는 나푸름 작가에게 ‘기억’과 관련한 실험 통로가 된다. 사무실을 배경으로 한 SF 서스펜스인 「아직 살아 있습니다」를 필두로, 기억을 판매하는 인간의 혼란을 담은 「메켈 정비공의 부탁」, 블랙코미디처럼 시작해서 쓸쓸한 뒷맛을 남기는 「목요일 사교클럽」 등, 이 책을 읽고 나면 나푸름이라는 이름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 이다혜 ([씨네21]기자, 작가)
『아직 살아 있습니다』가 전하려는 이야기는 특별한 인간의 모험담이 아니라, 떠나지 않는 자들의 이야기다. 소설은 갑작스레 찾아온 상실이 일상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혹은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을 마주하였을 때 방어기제가 어떻게 일상을 부여잡는지 인물의 내면을 통해 보여준다. 어쩌면 이들의 모습에서 상처를 묻어둔 채 일상에 매달리고 있는 익숙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르니 조금은 긴장한 채 책을 펼쳐야 한다.
- 이지은 (문학평론가)

회원리뷰 (4건) 리뷰 총점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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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아직 살아 있습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g****y | 2021.07.15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아직 살아 있습니다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다산책방에서도 <오늘의 젊은 문학>이란 이름으로 국내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론칭했다. 어쨌든 국내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읽을 거리가 풍부해져서 기쁜 일이다.    그 역사적인 첫번째 작품은 나푸름 작가의 소설집이다. 2014년 등단작인 <로드킬>부터 202;
리뷰제목

 

아직 살아 있습니다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다산책방에서도 <오늘의 젊은 문학>이란 이름으로 국내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론칭했다. 어쨌든 국내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읽을 거리가 풍부해져서 기쁜 일이다. 


 

그 역사적인 첫번째 작품은 나푸름 작가의 소설집이다. 2014년 등단작인 <로드킬>부터 2020년 발표한 단편까지 총 아홉개의 작품이 엮여 있고 이름 만큼이나 신선하고 멋진 소설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SF도 아닌 것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소재들이 무척 흥미로웠고 이런 스타일은 유지되지만 이야기의 소재는 다채로워서 즐겁게 읽었던 소설집이었다. 

 

표제작이면서 제일 앞부분에 배치된 <아직 살아 있습니다>는 솔직히 처음에는 무슨 얘기인지 이해가 안되었다. 같은 사무실 직장동료끼리 얼굴을 안보고 지내다 한 사람이 죽었는데 장례식장에서 처음 만난 직원도 있다는 설정이 이해가 안되었는데 알고보니 근미래에 아바타 같은 실리콘 더미가 사무실에 있다는 의미였다. 

 

이 소설이 기괴했던건 주말에 장례를 치룬 동료 박 대리가 시스템 오류로 실리콘 더미에서 로그아웃되지 못한 채 월요일에 출근해 있고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더미는 계속 업무를 하고 있고 퇴사처리가 안된다는 전개였다. SF라기 보다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살짝 꼬아서 풍자하는 듯했던 점이 신선한 매력이었다. 

 

아홉가지 이야기 모두 어느 하나 빠질게 없었는데 그 중 나푸름 작가의 등단작인 <로드킬>도 인상 깊었다. 살인과 외도까지 가미된 미스터리 스릴러(?)이면서도 아내의 비밀을 수십 년 동안 부정하고 끝내 기억에서 지워냄으로써 매일 아내에게 밥상을 받는 남편의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전개가 일품이었다. 

 

그외에도 사고로 잘린 손이 돌아와 제멋대로 돌아다닌다는 설정의 <윌슨과 그의 떠다니는 손>,  어금니가 흔들리면서 시작된 부부의 다툼이 대화를 겉돌며 좀처럼 봉합되지 않는 <틈>, 중국인 부부, 목요일 사교클럽, 책무덤, 한남동에는 점집이 많다 등의 작품들을 재밌게 읽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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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삶에 대한 다양한 상상력이 펼쳐진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b****o | 2022.12.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2013년부터 쓴 9편의 작품들이 담겨있는 소설집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삶이 행복이 아니라 그저 살아내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루틴은 지겹고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가도 어떠한 보이지 않는 외부의 방해가 오면 지키고 싶어한다. 매일 반복되는 삶은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살아내야 하는 삶이다. 우리는 이런 현실이 절망적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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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쓴 9편의 작품들이 담겨있는 소설집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삶이 행복이 아니라 그저 살아내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루틴은 지겹고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가도 어떠한 보이지 않는 외부의 방해가 오면 지키고 싶어한다.

매일 반복되는 삶은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살아내야 하는 삶이다. 우리는 이런 현실이 절망적이어서 때로는 깨고 부수고 벗어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또다른 낯선 진실을 만나 적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다수에서 소외된 환경에서 다시 다수에 속하기 위해 하루하루 반복적으로 살아가야 한다.

결국 삶은 살아내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묻는다.

"그저 '있는 것'을 사는 것이라 할 수 있을까?'

9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삶을 살아내기 위해 자신만의 이기적인 마음을 마주한다. 나는 내 삶을 살아가기 위해 어떤 의미를 내세우고 있을까? 무엇이 내 삶을 지탱해주는 것일까? 생각보다 우리는 삶을 삐걱거리고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많은 요인들과 함께 힘겹게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과 단단한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 이 글은 @dasanbooks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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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서평]아직 살아 있습니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왕*이 | 2022.01.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분명 언젠가 과거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현실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 믿는다. 예를 들면 터미네이터에서 나오는 인간보다 더 지능화된 로봇들이 전쟁을 하는 모습이라거나 나를 닮은 더미가 나를 대신해서 직장생활을 한다거나 하는 모습들.     박대리가 죽었다. 분명히. 그래서 상가집까지 다녀왔다. 그런데 직장에 있던 그의 더미는 여전히 살아있다. 자신이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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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언젠가 과거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현실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 믿는다.

예를 들면 터미네이터에서 나오는 인간보다 더 지능화된 로봇들이 전쟁을 하는

모습이라거나 나를 닮은 더미가 나를 대신해서 직장생활을 한다거나 하는 모습들.

 


 

박대리가 죽었다. 분명히. 그래서 상가집까지 다녀왔다. 그런데 직장에 있던 그의 더미는

여전히 살아있다.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열심히 일만한다.

하긴 어떤 더미들은 오류가 발생하여 쓰러지기도 하고 인지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박대리의 오류를 고쳐 그가 떠나도록 해야하는데 정말 이러다가 언젠가 더미들이 산사람대신

삶을 이어가는 날들도 오지 않을까.

 


 

잘린 왼손이 살아있다고 믿는 윌슨. 실제 손이 잘렸어도 어떤 사람들은 가렵고 아픈 증상을

느낀다지 않은가. 윌슨의 왼손은 살아남아서 온갖 짓들을 저지르기 시작한다.

이제 윌슨은 이미 잘린 왼손을 죽이기 위해 고심한다.

 


 

'목요일 사교클럽의 여자'는 늙어가는 일을 몹시 두려워한다.

과거 결혼생활을 했을 때에는 출산후 몸매가 망가지는게 싫어서 낙태를 하기도 했다.

새로 만난 남자 장과 기분좋은 데이트를 즐기고 침대까지 갔건만 여자는 충격을

받는다. 왜? 장이 너무 일찍 불을 껐기 때문이다. 여자는 생각한다. 아 내몸이 너무

늙어서 보고 싶어하지 않는구나. 정말 그랬을까.

 

문득 이 글을 쓰는 서재방의 책들을 둘러본다.

왜 남자의 아버지는 자신의 화려한 서재에 꽂힌 책을 아들이 읽지 못하도록 했을까.

책을 읽지 않고 전시만 했던 아버지가 자신보다 더 지혜로워질 아들이 두려웠던 것일까.

알 수 없다.

 

다소 난해한 단편들을 보면서 미래의 어느 시대를 갔다온 것도 같고 잠깐 꿈을 꾼 것도

같은 경험을 했다. 어쨌든 2022년 첫 달,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아직 살아있음이

증명이 된 셈이다. 내일은 알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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