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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드 M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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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438g | 128*200*25mm
ISBN13 9791191193176
ISBN10 1191193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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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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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이 요란하기도 하지, 내 사랑.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또 미워하는 너. 그것의 진동이 방 안을 꽉 채우자 물건들이 흔들린다. 목소리는 달아나기 바쁘다. 목소리가 떠나자 경직이 서서히 풀린다. 보니는 쓰러졌던 몸을 일으켜 어둠 속에서 라이터를 더듬어 찾는다. 초에 다시 불이 붙고 촛농으로 얼룩진 작은 괴물이 다시 나타난다. 그 주변에는 글자들이 그려져 있다. 분홍색 설탕 글자들이다. MY MUD MONSTER(마이 머드 몬스터).
--- p. 10

어두운 방 한가운데에 뭔가가 있었다. 보니는 한발 물러나 그것을 관찰했다. 복도 전등에서 나온 불빛이 희미하게 방 안을 밝혔다. 무언가가 너울거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윤곽만 보였다. 그것은 천장에 닿을 만큼 컸고 몸의 움직임이 오징어처럼 유연했다. 방 안은 진동으로 꽉 차서 무겁게 울렸다. 그 안으로 한 발자국만 들어가도 묵직한 진동에 질식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자 그것이 더 잘 보였다. 그것은 진 흙 반죽처럼 매끄러운 피부를 갖고 있었다. 그걸 피부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다.
--- p. 20

보니는 예전부터 섹스를 하면 어떤 느낌이 들지 상상해 보고는 했다. 성적인 행위가 소문만큼 그렇게 기분을 좋아지게 할지 궁금했다. 자위보다 훨씬 더 좋을지 어떨지. 그러나 애인은커녕 친구도 없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여태껏 타인과의 접촉이 어떤 느낌인지 알 기회는 보니에게 찾아오지 않았다. 그런데 그것이 자신의 몸을 감는 순간 알 수 있었다. 그건 성적인 접촉이었다.
--- pp. 44~45

진동 속에서 보니는 그것과 일체가 되었다. ‘그것-나’는 미치도록 권태롭다. ‘그것-나’는 너무나 외롭고 고립감을 느낀다. ‘그것-나’는 자신과 같은 존재들에 하루 종일 둘러싸여 있고, 쉴 새 없이 진동을 주고받지만 자신에게 진짜로 의미 있는 존재는 없다고 느낀다. ?여기서 벗어나고 싶어.? ‘그것-나’는 절망에 차서 생각한다. ?여기에는 나와 비슷한 존재가 아무도 없어. 사랑할 존재가 없어. 너무 외로워 미칠 것 같아.? ‘그것-나’는 다른 존재들에게 들리지 않게 은밀한 비명을 지른다.
--- p. 77

보니는 주을과 함께 웃었다. 자신과 다른 사람의 웃음소리가 함께 울리는 진동이 낯설고도 기분 좋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 주택 단지는 어떤 공동체인지, 공동체를 만들 때의 포부는 무엇이었는지, 엄마와는 어떤 관계인지, 왜 선물을 보낸 건지. 여러 의문들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냥 말을 삼켰다. 오랫동안 말하는 즐거움을 잊고 살았다. 말하고, 듣고, 묻고, 대답하는 즐거움을. 나무나 그것과도 대화를 나눴지만 거리낌 없이 몸의 발성 기관을 사용해서 말하는 일에는 특별한 쾌감이 있었다. 이 사람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더 많이 말 하고, 더 많이 웃고 싶었다. 벤치에서 일어났을 때 주을이 보니의 팔에 자신의 팔을 끼웠다. 따뜻하고 단단한 팔이었다. 더운 날이라 주을의 팔은 땀으로 미끈거렸다. 피부와 피부가 맞닿았지만 보니는 주을이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알 수 없었다. 가까이 있으면 몸의 진동으로 서로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것과 있을 때와는 달랐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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