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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서울 종묘 / 서울 무계원 2월 부여 무량사 / 해남 대흥사 3월 순천 선암사 / 강진 무위사 4월 고창 선운사 / 여주 신륵사 5월 서산마애불과 보원사터 / 문경 봉암사 6월 지리산 동·남쪽 / 제주 해녀불턱과 돈지할망당 7월 공주 지역 답사 / 영양 지역 답사 8월 안동 병산서원 / 제주 다랑쉬오름 9월 평창 봉평 / 정선 정암사 10월 영주 부석사 / 양양 선림원터 11월 경주 감은사터 / 안동 봉정사 12월 담양 소쇄원 / 단양 적성 |
저유홍준
관심작가 알림신청Yu Hong-june,兪弘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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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예기치 못한 전염병 때문에 전국적으로 여행자의 발길이 뜸해진 지 두 해에 가까워진다. 나 역시 지인들과 마실 삼아 떠난 짧은 여행길 몇 번을 제외하고 본격적인 답사 여정은 꿈도 못 꾸었다. 실로 인생에서 드물게 겪어보는 ‘위리안치’가 아닐 수 없다. 이제 긴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고 전염병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마당이라 정신이나마 다시 기운을 차려볼까 한다. 달리는 차 안에 비스듬히 누워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풍광을 바라보며 이 생각 저 생각에 잠기는 답삿길의 소중함을 떠올리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국내편에 소개된 명승지를 몇 군데 추렸다. 하지만 여기에 다시 언급한 여행지들은 『답사기』를 간추린 ‘다이제스트’도 아니며 어디 ‘플래너’ 같은 곳에서 별점을 매겨가며 소개하는 필수코스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나름 긴 시간 여기저기 국토를 찾아다니며 인연을 맺었던 ‘나의’ 이야기다. 1월의 눈 덮인 광경을 떠올리면 보고 싶어졌던 풍경, 한가을의 단풍 소식이 들릴 때면 종종 나를 불렀던 회상의 답사처들을 넌지시 늘어놓았다. 내가 늘 말했듯이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만큼만 느끼는 법이다. 그 경험의 폭은 반드시 지적인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 경험, 삶의 체험 모두를 말한다. 남도의 들판을 시각적으로 경험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산과 들 그 자체뿐만 아니라 풍경화나 산수화를 보는 시각에서도 정서반응의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선인들은 자연과 문화를 접하며 자신의 정서를 함양하고 교감 속에서 인식의 폭을 넓히는 계기를 만드는 행위를 두고 놀 유(遊)자를 써가며 강조했다. 답사도 그런 유의 하나다. 일상과 여행이 하루 빨리 회복되어 답사의 행복을 다 함께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21년 가을 유홍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