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10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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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344쪽 | 492g | 127*190*30mm |
ISBN13 | 9788936478889 |
ISBN10 | 8936478885 |
발행일 | 2021년 10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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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344쪽 | 492g | 127*190*30mm |
ISBN13 | 9788936478889 |
ISBN10 | 8936478885 |
1월 서울 종묘 / 서울 무계원 2월 부여 무량사 / 해남 대흥사 3월 순천 선암사 / 강진 무위사 4월 고창 선운사 / 여주 신륵사 5월 서산마애불과 보원사터 / 문경 봉암사 6월 지리산 동·남쪽 / 제주 해녀불턱과 돈지할망당 7월 공주 지역 답사 / 영양 지역 답사 8월 안동 병산서원 / 제주 다랑쉬오름 9월 평창 봉평 / 정선 정암사 10월 영주 부석사 / 양양 선림원터 11월 경주 감은사터 / 안동 봉정사 12월 담양 소쇄원 / 단양 적성 |
여행을 간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설렌다. 젊을 때와 달리 이젠 여행이 단순히 오락적인 요소인 요소만을 찾는 것보다 역사적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에 더 큰 의미를 새기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책 중 단연코 손꼽히는 것이 바로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라 생각된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365일』은 그동안 답사기 시리즈에 소개되었던 곳 중 한 달에 2곳, 1년에 24곳을 추천한 여행 플래너 겸 다이어리로 즉, 여행자를 위한 만년 다이어리이다.
월간 계획표와 주간 계획표 그리고 여행계획 및 후기를 작성할 수 있다.
추천 여행지 중 제일 먼저 가보고 싶은 곳은 충남 서산에 위치한 서산마애불과 보원사터이다. 이 서산마애불의 등장으로 이전 금동미륵반가상이나 일본 고류지의 목조 반가사유상, 일본 호류지의 백제관음 등은 백제계 불상일 것이라는 심증에서 확실한 물증으로 전환시킨 계기가 되었다. 서산마애불은 삼존불 형식이면서도 곁보살이 독특하게 배치된 점과 신비한 미소의 표현되어 있다. 서산마애불에서 용현계곡을 타고 안으로 들어가면 보원사터의 오층석탑도 만나볼 수 있다.
서산마애불이 향하고 있는 방위는 동동남 30도, 동짓날 해 뜨는 방향으로 그것은 일 년의 시작을 의미하며, 일조량을 가장 폭넓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향이다. 마애불 정면에는 가리개를 펴듯 산자락이 둘러쳐져 있다. 이는 바람이 정면으로 마애불을 때리는 일이 없도록 막아주는 역힐을 한다. 마애불이 새겨진 벼랑 위로는 마치 모자의 차양처럼 앞으로 불쑥 내민 큰 바위가 처마 역할을 하고 있어서 빗방울이 곧장 마애불에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데, 마애불이 새겨진 면석 자체가 아래쪽으로 80도의 기울기를 갖고 있어서 더욱 효과적으로 빗방울을 피할 수 있다. 한마디로 광선을 최대한 받아들이면서 비바람을 직방으로 맞는 일이 없는 위치에 새긴 것이다. (5월 추천 여행지 서산마애불과 보원사터의 내용 중 일부)
이런 세밀한 부분까지 고려해서 위치를 잡았다는 것을 알게 되니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 자연스레 생겼다. 학창 시절 단순히 이름 암기로만 내 기억에 남았던 서산마애불이 가진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추위를 견디는 건 너무 힘들기에 따뜻한 봄날을 기다렸다 서산마애불 앞에 서서 불상의 온화한 미소를 눈에 담아 보고 싶다.
추천 여행지의 문화 유적에 대한 기본 정보 및 주소, 함께 가면 좋은 여행지, 누리집 주소도 함께 소개되어 있어서 여행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각 여행지에 대한 더 상세한 이야기는 답사기 몇 권에 실려있는지에 대한 안내도 있다.
서울에서부터 제주도까지 지방별로 내가 가본 곳이지만 새로 알게 된 점, 가보지 못한 곳, 처음 알게 된 곳 등 이야기를 읽어보니 24곳 중 한 곳도 빠짐없이 다 가보고 싶은 곳으로 마음에 남았다.
유홍준 교수님이 전하는 문화 유적지에 대한 이야기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더 많이 가질 수 있게 한다. 이런 좋은 역사적 장소와 플래너가 함께 만난 만년 다이어리로 여행계획도 세우고 일상의 스케쥴도 함께 관리하는 해면 더 의미 있는 1년이 되리라 여겨진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유홍준 교수가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출간될 때마다 꼬박꼬박 찾아서 읽는다. <남도답사 일번지>란 부제를 달고 처음 국내편 1권이 출간된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이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와 함께 한지도 퍽이나 오래된 것 같다. 답사기를 읽으면서 저자가 소개한 곳 모두를 가보지는 못할지라도 때로는 일부러 찾아가보기도 했고, 때로는 근처에 볼 일이 있어 갔다가 잠시 시간을 내어 들리기도 했다. 책에서 보고 읽지 않았다면 그저 풍광이나 감상하고 왔겠지만 답사기 덕분에 나름대로 의미를 찾으며 돌아보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기억에 더 남았을지도 모른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지도 벌써 2년이 넘었다. 처음 생각과는 달리 길게 이어지면서 답답함과 함께 마음도 울적하기만 하다. 이럴 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지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책과도 잠시 멀어져 있다가 마음을 다잡고 읽을 만한 책을 살펴보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작년 10월에 나온 책을 이제야 보게 되니 그동안 책과 거리를 둔지도 제법 된 것 같다. 책을 받고 살펴보니 상반된 생각이 든다. 하나는 기존에 출간된 국내답사기에 소개된 곳을 추천여행지란 이름으로 간략하게 수록한 것을 보고 ‘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전에도 우리나라 산사가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을 때 <산사순례>란 부제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별도로 펴낸 것이 생각나 씁쓸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같이 마음이 답답하고 우울할 때 기분전환삼아 가볼만한 데를 소개하고 있어 ‘괜찮은 것 같네’하는 생각이었다. 막상 답사기를 다시 꺼내 읽는다는 것은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다. 한권에 24곳의 여행지를 간추려 소개하고 여행계획이나 후기마저 기록할 수 있게 다이어리 형식으로 출간한 것이 나름대로 지금의 코로나19 상황과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국내여행지 24곳을 소개하고 있다. 여행지별로 어느 계절에 가면 가장 좋을지를 골라 월별로 2곳씩 묶었다. 겨울 어느 날 눈이 내린다면 종묘를 찾아 침묵 속에 잠겨보는 것도 좋고, 홍매와 백매의 아름다움을 보고 싶다면 3월 중순 순천 선암사를, 동백꽃을 보고 싶다면 4월말 고창 선운사를 찾아가보라고 알려준다. 또한 한여름에는 안동의 병산서원을 찾아 낙동강 백사장을 바라보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원건축을 감상하고, 가을에는 영주 부석사의 은행나무 가로수 길을 걸어보라고 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곳곳을 계절에 맞춰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저자가 소개한 아름다운 길 4곳이다. 남원에서 섬진강을 따라 곡성·구례로 빠지는 길, 양수리에서 남한강 줄기를 타고 양평으로 뻗은 길, 풍기에서 죽령너머 구단양을 거쳐 충주댐을 끼고 도는 길, 경주에서 감음사로 가는 길이 그곳이다. 모두 강이나 바다를 끼고 산과 들이 어우러진 곳이나 지금과 같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할 때 제격이지 싶다.
책을 읽는 동안 옆에서 보고 있던 아내가 다 읽고 나니 자신도 읽어보겠다고 한다. 그러곤 여행을 가본지도 오래되었는데 국내라도 돌아보자고 한다. 우선 집에서 가까운 곳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가보자며 당장 지금부터 하자고 난리다. 하긴 2년여 동안 여행하고는 담을 쌓고 살았으니 좀이 쑤실 만도 할게다. 나 역시도 요즘 들어선 어디론가 떠나고 싶기도 하다. 다행히 책에 소개된 곳 대부분이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 당일치기로도 가능한 곳들이다.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일단은 떠나보고 싶게 만든다. 봄이 되기 전 이 책을 안내서 삼아 이곳저곳 다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