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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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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48쪽 | 466g | 140*210*16mm
ISBN13 9788954686785
ISBN10 8954686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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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부재하는 낙원의 초상]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대표작. 『낙원』은 탄자니아의 가상의 마을에서 시작하는 열두 살 소년의 성장기다. 작가는 집을 떠나 낯선 세상 앞에 선 소년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을 따라 제1차세계대전 직전의 세계를 정교하고 생생하게 그려낸다. -소설MD 박형욱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담장이 있는 정원 9
산동네 67
내륙 여행 127
화염 문 173
욕망의 숲 233
핏덩어리 287

해설 | 이슬람 아프리카 작가의 유목민적인 소설 323
압둘라자크 구르나 연보 335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러나 사람들에 대해서는 결코 확신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 p.15

기차역에서 유수프는 성난 표정의 검은 새가 그려진 노란 깃발 외에, 은빛 테두리의 검은 십자가가 그려진 또다른 깃발을 보았다. 그들은 고위층 독일군 장교들이 기차로 이동할 때에만 그 깃발을 달았다.
--- p.30

얼마 후 유수프는 눈물이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슬픔의 감정을 잃어버리기는 망설여졌다.
--- p.30~31

나중에는 꿈에서 자신의 비겁이 산후産後의 점액으로 뒤덮여 달빛에 반짝이는 모습을 보았다. 그것이 자신의 비겁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그늘 속에 서 있는 누군가가 그에게 말해주었기 때문이었다. 그 자신도 그것이 숨쉬는 것을 보았다.
--- p.33

그들이 너를 이렇게 만드는 동안 너는 눈과 귀를 어디다 두고 있었어?
--- p.39

늑대인간보다 빠른 유일한 것이 기도야.
--- p.45

그들은 가난과 물가에 대해 불평하고,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러듯 자신들의 거짓말이나 잔인함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 p.46

그는 시간을 계산하지 않는 법을 터득했고, 그런 엉뚱한 성공은 욕심만 내지 않는다면 며칠이 몇 주처럼 길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해주었다.
--- p.50

그러한 이야기들 속의 광기란 잘못된 사랑이나 유산을 훔치기 위한 주문, 완수되지 못한 복수 때문에 존재할 것이다. 그는 그것을 칼릴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그런 것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야기가 끝나기 전에 모든 것이 바로잡힐 테니까요.
--- p.57

“낙원이 이럴 거라고 생각하면 기분좋지 않아?” 하미드가 물소리로 가득한 밤공기 속에서 부드럽게 물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폭포들이 있다고 생각해봐. 유수프, 이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걸 상상해봐라. 그곳에서 세상의 모든 물이 흘러나온다는 것을 너는 아니? 낙원에는 네 개의 강이 있단다. 강들은 동서남북 여러 방향으로 흘러서 신의 정원을 사등분하고. 그래서 어디에나 물이 있는 거야. 누각 밑, 과수원 옆, 테라스 옆, 숲 옆의 길에도 물이 있는 거지.”
--- p.111

모하메드 압달라는 그에게 그들이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도 가르쳐줬다. “이런 일을 하려고 우리가 이 땅에 있는 거야.” 모하메드 압달라가 말했다. “장사 말이다. 우리는 가장 메마른 사막과 가장 어두운 숲으로 가서 왕이든 야만인이든, 우리가 살든 죽든 상관하지 않고 장사를 하지. 모든 게 우리한테는 똑같거든. 너는 우리가 지나치는 곳들을 보게 될 텐데 그런 곳에 사는 사람들은 장사라는 것을 모르고 살아온 사람들이야. 그들은 마비된 벌레처럼 살지. 장사꾼들보다 더 영리한 사람들도 없고 더 고귀한 직업도 없지. 그것이 우리의 삶이란다.”
--- p.159

그들은 말없이 몇 분 동안 앉아 있었다. 유수프는 삶의 얼레가 자신의 손에서 돌아가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는 얼레가 저항을 받지 않고 돌아가게 놔뒀다. 그리고 일어나서 그곳을 떠났다. 그는 부모에 대한 기억을 생생하게 간직하지 못했다는 죄의식에 가슴이 멍해져 오랫동안 혼자 조용히 앉아 있었다. 부모가 자신을 아직도 생각하고 있는지, 아직도 살아 계신지 궁금했다. 그는 자신이 그 답을 알아내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것도 알았다. 그는 이 상태에서 떠오르는 다른 기억들에 저항할 수 없었다. 버림받았을 때의 모습들이 홍수처럼 밀려왔다. 그들 모두가 그가 스스로를 방치하도록 만들었다. 그의 삶은 사건들로 이뤄져 있었다. 그는 파편들 위로 고개를 들고 있으려 했고 더 가까운 지평선에 눈길을 주며 앞에 놓여 있는 것에 대해 부질없이 알려고 하기보다 무지를 택했다. 자신이 살았던 삶에 대한 속박에서 그를 풀려나게 할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 p.229

여기가 지옥이라면 떠나요. 내가 같이 갈게요. 그들은 우리가 두려워하고 순종적이고, 우리를 학대할 때조차 그들을 존경하도록 키웠어요. 떠나요. 내가 같이 갈게요. 우리 둘 다, 이름도 없는 곳 한가운데에 있어요. 어느 곳이 이보다 더 나쁠 수 있겠어요? 어디를 가든 탄탄한 삼나무들과 끊임없는 수풀들, 과일나무들과 예기치 않게 화사한 꽃들이 있는, 담으로 둘러싸인 정원은 없을 거예요. 우리가 낮에 맡을 수 있는 오렌지나무 수액의 쌉싸름한 향과 밤에 우리를 깊이 포옹해주는 재스민향도 없을 거예요. 석류 씨나 가장자리에 난 향긋한 풀들의 향내도 없을 거예요. 웅덩이와 수로에서 나는 물소리도 없을 거고요. 지독히 더운 한낮에 대추나무 숲에서 느끼는 만족감도 없을 거예요. 우리의 감각을 마비시키는 음악도 없을 거예요. 추방이나 마찬가지겠죠. 그러나 어떻게 이보다 더 나쁠 수 있겠어요?
--- p.305

그는 부모에 대한 가책을 느끼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지 않을 것이었다. 자신들의 자유를 위해 수년 전에 그를 버린 사람들이었다. 이제는 그가 그들을 버릴 차례였다. 그가 붙잡혀 있는 것으로부터 그들이 느꼈던 안도감은 이제 끝났다. 그는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살고자 했다. 자유롭게 평원을 돌아다니면서 언젠가 그들한테 들러 그런 삶을 시작하도록 어려운 교훈을 가르쳐준 것에 고맙다고 할지도 몰랐다.
--- p.305

그는 떠나려고 했다. 그보다 단순한 것은 없었다. 모든 것이 그에게 요구하는 억압적인 것들을 피할 수 있는 어딘가로 가야 했다. 그러나 그는 외로움의 단단한 덩어리가 그의 추방당한 가슴에 오래전부터 만들어졌다는 것을, 그리고 어디를 가든 그것이 함께 있으면서 그가 작은 성취를 위해 계획하는 걸 축소시키거나 흩어놓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 p.308

그는 수피나무 그늘 너머에서 똥무더기 여러 개를 발견했다. 개들이 벌써 그것을 조금씩 먹고 있었다. 개들은 그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흘깃 보았다가 곁눈질로 경계했다. 그들은 몸을 살짝 틀어 자신들이 먹는 것을 그의 탐욕스러운 눈길로부터 지켰다. 그는 너무 놀라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렇게 더러운 것을 먹는다는 사실이 너무 놀라웠다. 개들은 똥을 먹고 사는 자를 보았을 때 즉각 알아보았던 것이다.
--- p.322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고향을 상실함으로써 얻게 된 더 크고 예리하고 따뜻한 시각
뿌리 뽑힌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바탕으로 섬세하게 그려낸
이슬람 아프리카인들의 실존

소년 유수프의 성장을 통해 그려낸, 부재하는 낙원의 초상


독일인들이 아프리카 내륙의 고지대로 가는 철도 건설을 위한 기지로 삼으며 신흥도시로 부상한 카와. 하지만 벼락경기는 빠르게 지나갔고, 기차는 이제 목재와 물을 싣기 위해서만 그곳에 멈춰 선다. 유수프의 아버지는 그곳에서 침대 네 개를 갖춘 허름한 호텔을 운영해 생계를 유지하며, 도시 전체가 못쓰게 되어가고 있다고 한탄한다.

집 마당에서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 있던 열두 살 소년 유수프는 이따금 아버지의 손님으로 집에 찾아오는 아지즈 ‘아저씨’를 흠모한다. 아지즈 아저씨가 며칠씩 집에 머물다 떠날 때면 그의 손에 동전을 넉넉히 쥐여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또다시 아지즈 아저씨가 유수프의 집에 찾아와 며칠 머물다 떠나려던 어느 날, 유수프의 기대와 달리 용돈은 주어지지 않고, 눈물을 보이는 부모로부터 아지즈 아저씨의 카라반을 따라 여행을 가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렇게 마음의 준비도 없이, 아버지의 빚을 대신할 볼모로 유수프는 부모와 이별해 집을 떠나오게 된다.

유수프는 세세한 것들을 모두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아지즈 아저씨 밑에서 일하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모든 것을 갚고 나면 집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떠나기 전에 그들이 알려줬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본문 39쪽)

유수프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고향이 그립고 버림받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울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본문 58쪽)

그가 그들을 애타게 그리워한다는 말이 아니었다. 사실 시간이 쌓여갈수록 그들을 점점 덜 그리워했다. 그것은 차라리 그들과 헤어진 것이 그의 삶에서 가장 기억할 만한 사건이라는 의미였다. 그는 그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고, 자신이 잃어버린 것들을 슬퍼했다. 그는 그들에 대해 알아야 했거나 그들에게 물어볼 수도 있었던 것들을 생각해보았다. 그를 겁에 질리게 했던 격렬한 싸움들. 바가모요를 떠난 후 물에 빠져 죽었을 두 소년의 이름. 나무들의 이름. 그런 것들에 대해 그들에게 물어볼 생각만이라도 했더라면, 스스로 너무 무지하다고 느끼거나 그토록 위험하게 모든 것으로부터 표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을지도 몰랐다. 그는 주어진 일을 했고, 칼릴이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완수했으며, 그 ‘형’에게 의존하게 되었다. 그리고 허락을 받을 때면, 정원에서 일했다. (본문 71쪽)

아지즈 아저씨를 따라 도착한 그의 본거지에는 유수프처럼 집안의 빚을 대신해 먼저 팔려와 있는 칼릴이라는 청년이 있다. 때로는 형처럼, 때로는 엄격한 사수처럼 유수프를 가르치고 보살피는 칼릴은 아지즈를 ‘아저씨’라 부르지 말 것을 유수프에게 경고하며, 유수프가 짐작하지 못하는 아지즈의 정체에 대해 알 듯 말 듯한 말들을 흘린다. 아지즈가 장기간의 카라반 여행을 떠날 동안 유수프를 맡겨둔 상인 하미드와 그의 아내 마이무나, 이들의 이웃 칼라싱가와 후세인 등과 생활하며 유수프는 처음으로 글을 읽는 법을 배우고, 아지즈의 저택에 자리한 신비스러운 나무와 관목들이 가득한 정원을 가꾸며 성장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술탄국으로 떠나는 아지즈의 카라반 여행에 유수프도 동행하게 되고, 술탄의 횡포로 위기에 처한 원정대는 유수프 덕분에 위기를 모면한다. 긴 여행 끝에 돌아온 유수프는 집안에서 결코 밖으로 나오는 일이 없는 아지즈의 아내에 대한 비밀과 칼릴 및 아지즈의 비밀을 알게 되며 커다란 혼란에 휩싸이는데……

‘말하지 않음’을 통해 ‘말하기’
― 정교하게 쌓아올린 은유와 묘사, 폭발하는 결말


소설 『낙원』은 오렌지나무와 석류나무, 온갖 향기로운 꽃나무와 관목들이 신비롭게 자리한 작품 속 ‘정원’을 닮았다. 제1차세계대전 직전을 배경으로 인도양에 위치한 스와힐리 해안에서 탕가니카 호수와 콩고를 거쳐 그 너머의 깊숙한 내륙까지 들어갔다 나오는 카라반 여행의 모험을 줄기로 삼고 있는 길고 긴 이야기에 ‘식민주의’ 혹은 ‘식민지’ 혹은 ‘제국주의’ 같은 직접적인 표현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그럼에도 영국군과 독일군의 임박한 전쟁의 기미가 소년 유수프의 눈을 통해 곳곳에 암시된다.

유수프는 성난 표정의 검은 새가 그려진 노란 깃발 외에, 은빛 테두리의 검은 십자가가 그려진 또다른 깃발을 보았다. 그들은 고위층 독일군 장교들이 기차로 이동할 때에만 그 깃발을 달았다. (본문 30쪽)

열두 살 소년 유수프가 열일곱 살로 성장하기까지를 그린 소설 전체를 지배하는 정서는 시종일관 신비로운 것을 향한 소년의 호기심 가득한 눈빛과 같이 촉촉하다. 소년은 버려짐을 겪었으나 그로 인한 슬픔과 그리움을 자신의 삶을 밀고 나가는 힘으로 삼을 줄 아는 청년으로 자라고, 중요한 순간마다 스스로를 혼란에 빠뜨리는 자신의 비겁을 한 걸음 떨어져 관찰자처럼 바라볼 줄 아는 시선을 터득한다. 그리고 그렇게 성장하는 소년의 현실공간 주위를 맴돌고 급기야 의식공간에까지 출몰하는 ‘개들’이 있다.

때로는 밤이 되면 어두운 거리를 배회하는 개들이 그들을 괴롭혔다. 개들은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그림자와 수풀 속에서 뒤엉켜 싸우면서도 펄쩍펄쩍 뛰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본문 41쪽)

“이리 와. 너, 사이드께서 아침에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신다. 너는 우리와 같이 가서 장사를 하며 문명과 야만의 차이에 대해 배우게 될 거다. 지저분한 가게에서 노는 대신에…… 이제 좀 컸으니 세상이 어떤지 돌아볼 때가 되었지.” 그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유수프의 악몽 속에서 어슬렁거리던 개들이 떠오르는 약탈자의 얼굴이었다. (본문 76쪽)

“한번 더 여행하고 나면 너는 쇠처럼 단단해질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유럽의 개들이 모든 곳에 있으니 더이상 여행은 없을 것이다. 우리와 갈라설 때쯤 그들은 우리의 몸에 난 모든 구멍에 그 짓을 했을 것이다. 완전히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우리에게 그 짓을 했을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우리에게 먹이는 똥보다도 못하게 될 것이다. 모든 악은 우리의 것, 우리와 같은 피를 가진 사람들의 것이 될 테다. 그래서 벌거벗은 야만인조차 우리를 경멸하게 될 것이다. 두고 봐라.” (본문 243쪽)

“다층적이고 격렬하며, 아름다우면서도 낯설다” “여러 의미로 정교하게 쓰인 소설”이라는 평에 걸맞게, 소년 주위를 맴도는 개들의 은유가 차곡차곡 쌓아올려져 가리키는 지점은 너무나 분명하며, 이러한 단호함을 통해 “아프리카는 구르나의 소설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묘사”되기에 이른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식민주의의 영향과 대륙 간 문화 간 격차 속에서 난민이 처한 운명을 타협 없이, 연민어린 시선으로 통찰했다.
변화 직전의 벼랑에 내몰린 아프리카를 떠올리게 하는 초상화. 단 한 명의 소년과 대륙 전체 모두를 위한, 자유의 본성과 순수의 상실에 대한 가슴 아픈 명상.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다층적이고 격렬하며, 아름다우면서도 낯설다. 아프리카와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힘에 관한 시적이면서도 생생한 마법 같은 책.
- 인디펜던트
아프리카 대륙을 완전히 뒤바꿔놓는 거대한 역사의 힘과 소년 유수프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의 힘을 한껏 뽐내는 매혹적인 언어를 통해 능수능란하게 엮어냈다.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유럽 열강의 제국주의자들에 의해 완전히 장악당하기 직전, 에덴동산과 같은 아프리카 대륙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명하고 강력하게 환기시킨다. 구르나는 아프리카의 이슬람교도들과 인도 상인들, 유럽인 농부들, 그리고 원주민 부족들 사이에 들끓는 적대감을 놀랍게 그려낸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잃어버린 아프리카의 목소리를 담아낸 성취. 얽히고설킨 여행 모헙담이자 사회사적 다큐멘터리이며, 정치적 고발이자 불운한 러브스토리이기도 한 『낙원』은 의외성으로 가득하다. 말살된 한 세계가 작품 안에서 매혹적으로 되살아난다.
- 선데이 타임스
구르나는 순수하고 명료한 시적 산문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환기시킨다. 그것은 그 자체로 작은 낙원이다. 이 책의 모든 빛나는 면면에 담긴 기쁨과 슬픔과 상실감은 정교하면서도 긴 여운을 남긴다.
- 가디언
여러 의미에서 정교하게 쓰인 소설이자 동아프리카의 복잡하게 뒤얽힌 문화에 대한 광범위한 탐구.
-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

회원리뷰 (20건) 리뷰 총점8.8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주간우수작 낙원이라 느껴지지 않은 곳에서 우리는 낙원을 찾을 수 있을까?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삶**소 | 2023.05.25 | 추천28 | 댓글43 리뷰제목
동아프리카 잔지바르 출신이자 난민이며 이슬람교도인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대표작 『낙원』. 2021년 노벨 문학상 수상 후 이 책을 사 놓고 장식용 책으로 보관하고 있었는데 문학살롱을 통해 드디어 읽어보게 되었다. 다들 낯설다고 하니 나도 단단히 마음먹고 낯선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유수프는 12살의 나이에 상단의 거상 아지즈 아저씨를 따라 집을 나서 그의 가;
리뷰제목


동아프리카 잔지바르 출신이자 난민이며 이슬람교도인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대표작 낙원. 2021년 노벨 문학상 수상 후 이 책을 사 놓고 장식용 책으로 보관하고 있었는데 문학살롱을 통해 드디어 읽어보게 되었다. 다들 낯설다고 하니 나도 단단히 마음먹고 낯선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유수프는 12살의 나이에 상단의 거상 아지즈 아저씨를 따라 집을 나서 그의 가게에서 일하게 된다. 그곳엔 이미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게 부모의 빚을 대신해 볼모로 와있던 칼릴과 지내며 그 집 정원에 애정을 쏟는다. 특별한 것 없던 그의 일상은 내륙으로 떠나는 행상길에 동참하면서 변화가 일어나지만, 본격적인 내륙 진입 전 하미드의 상인에게 맡겨진다. 일 년 후 16살의 유수프는 다시 상단에 합류해 험난한 행상길에 오른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아지즈의 집으로 돌아와 칼릴과 낙원 같던 그 집의 정원을 마주하게 된다. 정원을 가꾸던 유수프를 눈여겨 보던 아지즈의 아내 줄레카의 부름 덕분에 칼릴의 동생이자 아지즈의 후처인 아미나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아미나에게 이곳에서 도망치자고 말하지만 아미나는 그런 그를 몽상가라고 말한다. 유수프는 줄레카로 인해 궁지에 몰리지만 아지즈는 그를 의심하지 않고 용서한다. 하지만 평화롭던 마을에 독일군이 몰려오며 결코 희망적이지 않은 결말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낯선 동아프리카의 낯선 언어와 문화에 주석까지 참고해야 하니 완벽한 몰입이 힘들었다. 아프리카를 단순한 이분법으로 생각했던 나의 무지로 인해 이런 다양한 인종과 종교를 머릿속에 그려보기가 쉽지 않았다. 작가가 살았던 잔지바르 때문에 소설의 시작 배경인 가공의 소도시 카와가 잔지바르에 있다고 착각하며 읽었으니 나는 소설과 다른 공간에서 이야기를 그리고 있었다. 무지와 오해를 중도에 알아채고 다시 정신 차리고 읽어보자 했지만 역시나 쉽지 않은 이야기였다. 유럽 강국의 식민지 쟁탈전 속에 핍박받는 사람들, 종교적 갈등, 인종 갈등 등 19 ~20 세기의 동아프리카의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었던 그만이 그려낼 수 있을 것이다.

 

낙원이라는 제목과 달리 전혀 낙원과 거리가 멀었던 그 시절 그곳에서 사람들에게 낙원은 과연 있었겠느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천국과 지옥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데 나는 나만의 자유의지로 만족하며 낙원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글쎄 안일한 생각일 수 있지만, 꼭 낙원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지옥 같지 않은 삶을 산다는 것만으로도 낙원이라 생각하며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사람들이 넌 내 것이다. 나는 너를 소유한다고 할 때, 그것은 비가 지나가는 것이나 하루의 끝에 해가 지는 것과 같은 거야. 그들이 좋아하든 말든 다음 날 아침 해는 다시 뜬다고. 자유도 마찬가지야. 그들은 너를 가두고 쇠사슬로 묶고 네가 가진 하찮은 것까지 모두 남용하지만, 자유는 그들이 가져갈 수 있는 게 아니야. (p.292)

 

떠남, 고난, 구원의 종교적 서사를 담은 유수프(요셉)이라는 이름의 주인공에게 기대해보는 마지막이 구원으로 끝나지 않아 뭔가 이야기를 하다만 듯한 아쉬움도 있지만, 이 또한 작가의 큰 그림이라 여거진다. 사실 잘생긴 유수프에 대한 환상 없이 읽었더니 설렘은 없었지만, 모든 것에 달관한 성인군자처럼 덤덤한 유수프의 그런 면은 부러웠다. 하지만 아무리 덤덤한 유수프라지만 이성을 향한 관심에선 덤덤하지도 초월하지도 못한 그의 모습이 더 인간적으로 느껴졌다는 건 안 비밀이다. 억압에서 벗어나 사랑의 도피를 생각하지만 결국 자유 뒤에 따를 고통에 관한 책임감을 생각해 보며 또 한 번 유수프는 정신적으로 성장했을 것이다.

 

그는 떠나려고 했다. 그보다 단순한 것은 없었다. 모든 것이 그에게 요구하는 억압적인 것들을 피할 수 있는 어딘가로 가야 했다. 그러나 그는 외로움의 단단한 덩어리가 그의 추방당한 가슴에 오래전부터 만들어졌다는 것을, 그리고 어디를 가든 그것이 함께 있으면서 그가 작은 성취를 위해 계획하는 걸 축소시키거나 흩어놓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p.308)

 

문학은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창입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바로 문학입니다.”라고 한 압둘라자크 구루나의 말처럼 이 소설로 나는 19~20세기 동아프리카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기에 특별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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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 _ 압둘라자크 구르나 장편소설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구***숲 | 2022.05.28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수치스러운 것은 그들이 그에게 살도록 강요한, 그들 모두에게 살도록 강요한 방식이었다. 308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다. 발표가 나면서 그의 작품을 고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3작품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펼친 작품이다. <낙원>은 두께감은 중간 정도이지만 활자 크기가 작고 꾹꾹 눌러서 담긴 느낌을 받게 한다. 예감은 하고 있었지만 작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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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스러운 것은 그들이 그에게 살도록 강요한, 그들 모두에게 살도록 강요한 방식이었다. 308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다. 발표가 나면서 그의 작품을 고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3작품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펼친 작품이다. <낙원>은 두께감은 중간 정도이지만 활자 크기가 작고 꾹꾹 눌러서 담긴 느낌을 받게 한다. 예감은 하고 있었지만 작품은 도입부터 충분하게 설레게 하였다. 그리고 잰걸음으로 읽게 하였다. 무심하게 스칠 수 없었든 문장들이 무수히 안겨졌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들까지 기대감을 머금게 한 소설이다. 읽다가 여러 번 멈추면서 작가에 대한 소개글을 찾아서 읽게 했다. 빠르게 읽지 못했던 이유들을 떠올려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빼곡한 문장들이 답해준다. 그 문장들을 무수히 여러 번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여러 날 많은 순간들이 이 작품과 함께 거닐었던 시간들이었다.

 

 

위험이 도사리는 순간 앞에서도 동요 없이 신을 찾는 상인이 여러 번 등장한다. 아저씨라고도 불리기도 하며 주인님이라고도 불리는 거상이다. 그가 건네는 동전들을 기다렸던 소년이 있다. 그 동전이 주어진 의미, 소년에 투영된 아저씨 상인은 온전한 참모습이었을까? 하나씩 벗겨지는 진실들에 놀라움을 멈출 수 없었던 작품이다. 투자와 채권자, 빚진 부모들과 어린 자녀들. 신을 향하는 목소리와 습관적인 기도들은 진정한 기도였을까? 부모에게서 버려지는 아이들이 갖게 되는 상실감과 좌절감, 무력함은 어떻게 치유되고 보상받을 수 있을까?

 

 

당신이 우리를 소유하듯 사람들을 소유하는 것도 잘못이었습니다. 315

약자를 못살게 구는 자들이 여전히 사람을 깔고 앉아 더러운 방귀를 뀌어대는 한... 292

당신은 그분의 노예였잖아요....... 지금도 그분의 노예고요... 자유를 준다고 할 때 왜 받아들이지 않았던 거죠? 291

저 안에 있는 사람이 이것보다 더 자유로운 것을 나한테 줄 수 있겠니? 292

자유는 그들이 가져갈 수 있는 게 아니야. 292

 

 

생명이 있는 어린아이가 거래된다. 이유도 모른 채 유린되는 여자아이의 모습과 갇힌 새장에 살아가는 속박된 노예들의 삶이 여러 인물들을 통해서 등장한다. 주인이 있고 그들의 노예가 존재한다. 법으로 규정하지만 자유는 보장되지 않는 모순적인 사회의 법도 언급된다. 자유를 주겠다는 주인의 제안에 자유를 선택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 묵묵히 일하는 정원사 노인의 대화는 놀라움을 전한다. 하지만 곧 낙조하는 현실이 되는 문장도 마주하게 한다.

 

 

저들이 행복해하는 걸 봐라. 물가로 가는 어리석은 짐승 무리 같구나. 우리 모두는 저렇다. 무지 때문에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편협한 존재들이다. 저들이 뭣 때문에 흥분하는지 아니? 174

 

돈을 주고 여자들을 데려왔고. 그들과의 사이에 아이들이 백 명이나 태어났다는 소문... 그 숫자도 정확히 알지 못했던 게 틀림없어... 그 많은 어린 왕자들 때문에 걱정... 그 자신도 솜에 친척 한두 명의 피를 묻힌 사람이지. 그들의 술탄이 그런 것들을 다 하고도 명예만을 얻었는데 그들이라고 안 될 이유가 뭐야? 175

 

 

<페스트의 밤>, <족장의 가을> 작품이 떠오르는 장면들도 있었다. 인물들이 목도하며 경험하는 것들과 함께 대화하는 장면들도 매우 인상적이다. 어리석은 짐승, 편협한 존재들이라고 말하는 이유들을 짚어보게 하는 작품이다. 겹겹이 쌓여가는 우리들의 역사는 기억되고 사유되어야 하는 것이다. 유명한 작가들이 작품에서 토로하는 것들의 이유를 이 작품에서도 마주하는 시간이 된다.

 

 

그의 부모... 자신들의 자유를 위해 수년 전에 그를 버린 사람들이었다. 이제는 그가 그들을 버릴 차례였다. 305

 

 

속박된 자신의 삶을 벗어나고자 유수프는 여러 인물들에게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그들에게서 듣는 대답들도 기억하게 한다. 그들의 모습과 자신의 모습을 끝없이 비교되며 부족했던 유수프의 모습은 서서히 자신을 찾아가는 삶의 여정의 한 자락이 된다. 무책임한 부모들이 연거푸 작품에 등장한다. 어린 소녀들이 자신의 삶을 견디고 감당하기에는 힘겨운 이야기들이 짐작된다.

 

 

자신의 비겁. 개들은 똥을 먹고 사는 자를 보았을 때 즉각 알아보았던 것이다. 322

 

 

총과 전쟁, 유럽인들의 무자비에 대해서도 작품은 다루고 있다. 역사를 들쳐보고 있노라면 부와 성장을 거듭한 강대국들의 흔적에는 오점처럼 남겨진 짙은 흉터들이 기억되고 추억된다. 그 역사들은 문학에서도 비켜나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경고하며 지켜내고자 한 것들이 무엇인지 이 작품을 통해서도 보게 한다. 마지막 장면의 개와 서로 마주 보는 인물의 깊은 사유가 압도적이다. 그 장면에 떠올리는 깨달음이 우리 사회를 향한 목소리이기도 하다. 주인님의 손을 잡고 찬양하는 노예의 몸짓과 울림들에 무언의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그가 붙잡혀 있는 것으로부터 그들이 느꼈던 안도감은 이제 끝났다. 그는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살고자 했다. 자유롭게 평원을 돌아다니면서 그들한테 들러 그런 삶을 시작하도록 어려운 교훈을 가르쳐준 것에 고맙다고 할지도 305

 

 

유수프의 비상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영국과 독일의 전쟁의 소용돌이가 감도는 상황까지 짐작하게 하는 작품이다. 유수프 청년이 기억하고 경험한 많은 이야기들에 흠뻑 빠져보아야 하는 이유가 분명한 소설이다. 멋진 작품이며 수상한 이유들에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장편소설 <낙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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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낙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m*******n | 2022.06.05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2021년도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자 아프리카 문학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한 작품이다.   12 살의 어린 유수프는 아저씨라 부르는 사이드 아지즈란 상인이 집을 방문할 때마다 건네는 동전을 기다리는 소년이다.   그런 그가 자신을 데리고 떠나려고 했을 때  저간의 사정을 몰랐을 그 아픈 현실, 빚을 갚지 못하자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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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도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자 아프리카 문학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한 작품이다.

 

12 살의 어린 유수프는 아저씨라 부르는 사이드 아지즈란 상인이 집을 방문할 때마다 건네는 동전을 기다리는 소년이다.

 

그런 그가 자신을 데리고 떠나려고 했을 때  저간의 사정을 몰랐을 그 아픈 현실, 빚을 갚지 못하자 자신을 아저씨에 채무변제로 줬고, 그 이후 유수프는 아저씨를 따라 그가 살고 있는 집에서 살게 된다.

 

 

칼릴이라 부르는 비슷한 처지의 소년으로부터 일을 배우고  자신을 키파 우롱고(산송장)이라 놀림을 당하면서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유수프, 어느 날 해안도시에 카라반을 운영하는 아저씨를 따라 내륙으로 장사를 하기 위해 따라나선다.

 

 

오랜만에 접해 보는 아프리카란 대륙 속의 어느 곳을 지칭하지도 않은 장소를 배경으로 유수프란 소년을 통해 아프리카의 아픈 역사와 그 역사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그린 작품 속 내용은 기존의 타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르게 다가온다.

 

 

흔히 알고 있던 아프리카 대륙이 열강의 침략으로 나뉘고 분리되면서 백인과 흑인 간의 갈등, 흑인들 사이에서도 부족, 언어, 관습과 문화양식에 다름을 통한 분열과 갈등을 그린 작품들과 추리 스릴러를 통해 흑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들을 접해봤다면  이 작품은 아프리카 내에서 이슬람을 믿는 아프리카 사람들, 지리적 영향으로 관련을 맺고 살아가는 아프리카계 아시아인들(인도인), 아랍계 사람들의 디아스포라를 그린 점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지금의 탄자니아란 나라가 세워지기 전 잔지바르에서 태어난 작가의 생애를 연상시키듯 그 어디에도 속할 수 없었던 종교와 인종의 차별, 난민이란 신분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을 재조명한 내용들은 유수프란 소년의 눈을 통해 그는 물론 주위 사람들이 꿈꾸는 낙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은 현실의 눈을 직시하는 냉철함을 보인다.

 

 

-낙원이 이럴 거라고 생각하면 기분 좋지 않아?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폭포들이 있다고 생각해 봐. 유수프, 이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걸 상상해 봐라. p.111

 

자식을 팔아버리는 부모들, 독일과 영국 간의 전쟁이 임박했다는  분위기를 통해 모두가 저마다 힘든 이 현실을 탈피하고자 하나 이 역시도 환경을 벗어나기 어려운 지옥임을, 유수프와 아미나의 대화는 낙원은 없다는 사실을 드러낸 부분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그런 의미에서 유수프가 자신을 버린 부모를 생각하고 아저씨에게 대한 행동들에 대한 수치심과 스스로의 인생을 자각하는 부분은 비겁함에 대한 부끄러움을 벗어나고자 결심한 행보, 즉 개들이 똥을 먹고사는 자를 보았을 때 즉각 알아보았다(p322)란 문장은 의미심장하다.

 

 

 

-자유는 그들이 가져갈 수 있는 게 아니야. 이것은 나한테 하라고 주어진 일이야. 저 안에 있는 사람이 이것보다 더 자유로운 것을 나한테 줄 수 있겠니?-  p.291~292

 

 

읽으면서 문학이 주는 힘이 대단하단 생각을 해본다.

 

그동안 다뤄오던 아프리카의 문학에 대한 다른 방향성, 독자들로 하여금 고정관념처럼 인식되어 온 열강의 희생양의 대표적인 줄기를 제외한 다른 아픔을 지닌 현실적인 또 다른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한 저자의 힘이 놀랍게 다가왔다.

 

 

어떤 의미에서는 열강의 희생양으로,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누리지 못한 안타까움, 피부 색깔만으로 결정지어 발생한 역사적인 사건들을 통해  디아스포라를 겪게 된 현실을  그린 과정이 아프리카의 다른 단면을 볼 수 있는 계기를 들려준 저자의 문학세계- 

 

 

이런 흐름들의 영향은 저자가 그동안 줄곧 써왔던 작품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 독자로서 미처 몰랐던 부분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값진 문학작품을 만날 수 있어 뜻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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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4건) 한줄평 총점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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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할 틈 없이 흥미로운 이야기와 아름다운 주인공..
5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5
g******t | 2022.05.23
구매 평점5점
추천합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z**e | 2022.06.14
구매 평점5점
늘 행복한 날 되셔요 좋은 시간 되셔요 ^^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플래티넘 혜*** | 20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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