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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라는 이름의 폭력

치유라는 이름의 폭력

: 근현대 한국에서 장애·젠더·성의 재활과 정치

리뷰 총점6.7 리뷰 3건 | 판매지수 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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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574g | 140*225*30mm
ISBN13 9788964374092
ISBN10 8964374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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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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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몸과 치유된 몸은 여전히 장애화되는데, 그 이유는 장애의 역사가 몸에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 나은 몸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에 나이가 많이 들기 전까지는 재활의 노력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사라 아메드(Sara Ahmed)는 여성주의 흑인 퀴어 페미니스트 이론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아 행복이라는 개념이 억압을 위한 기제라며 비판한다. 아메드는 행복이란 “성취되지 않음으로써 ……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망이라고 말한다. 치유 또한 그렇게 누구도 다다를 수 없는 목적지로서 그 지위를 유지한다.
---「서문」중에서

치명적인 질병을 가진 이들이 겪을 것이라고 여겨지는 고통은, 장애인들과 만성적으로 아픈 사람들의 삶이 그려지는 방식과 분리될 수 없다. 치명적인 병이 있는 삶을 반드시 치유되어야 하는 명백한 ‘악’으로 간주하는 정치적인 판단은, 치유가 불가능한 장애인을 위한 의사 조력 자살에 대한 담론을 강화한다. 또한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이지만 쉽게 완치가 가능한 질병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은, 비용의 효율성에 대한 분석에 따라 장애인을 위한 장기 돌봄의 필요성을 외면하는 사람들에게 이용될 수 있다. 치명적인 것에 대한 판단과 예후 또한 우리가 한 개인의 삶을 바라보는 방식과 고통을 겪는 개인의 삶에 대해 죽은 것보다 못한 상태로 바라보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인 견해를 수반한다.
---「서문」중에서

나는 타자를 소위 나아지게 해줄 것이라는 명목으로 타자가 지닌 차이를 지우려는 힘의 행사를 묘사하기 위해서 ‘치유 폭력’curative violence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치유 폭력은 치유가 장애의 존재 자체를 문제로 규정하고 치유 과정에서 그 대상을 파괴할 때 일어난다. …… 치유와 관련된 폭력은 두 가지 차원에서 존재한다. 첫째, 장애와 질병을 삶의 다른 방식으로 보는 여지를 없애는 폭력이다. 둘째, 치유의 이름으로 정당화하며 장애인들에게 신체적·물리적으로 가하는 폭력이다.
---「서문」중에서

다양한 인권 운동과 장애여성 운동 사이의 연대가 이뤄지고 있다. 비규범적 가족들의 연대체나 무성애, 만성 질병, 트랜스젠더, 성소수자, HIV/AIDS 감염인 등을 탈병리화하는 운동을 바탕으로 새로운 연대들도 시도되고 있다. 성소수자, 노동자, 난민들과 연대 필요성이 늘어났고, 성산업 여성들을 위한 단체들과 연결 지점도 만들어졌다. 이런 진보적 반폭력 운동, 비장애중심주의에 반대하는 운동과 이슈별로 생겨나는 일시적인 모임들 안에서 제기된 의제와 토론들이 이 책에 담긴 텍스트와 역사적 맥락을 분석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 책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비장애, 젠더 순응, 가족, 섹슈얼리티를 포함하여 정상성의 다양한 기준치들이 어떻게 치유의 개념을 구성하고 복잡하게 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서문」중에서

1945년 일본이 연합군에 조건 없이 항복하면서 조선이 해방되고, 미국이 한반도의 남쪽을, 소련이 북쪽을 점령했다. 1948년 남한에서 치러진 첫 번째 대통령 선거에서 이승만이 당선되면서 남북 분단이 굳어졌다. 1950년에 한국전쟁이 발발했고 많은 사람들이 장애를 갖거나 사망했다. ‘장애’라는 범주는 다양한 소수자 집단에 폭넓게 적용됐는데, 소수자 집단이 처한 다양한 조건 때문에 이들은 취약한 상태에 있다고 간주되어 한국전쟁 이후 통제와 보호의 대상이 됐다. 장애의 개념이 이처럼 다양하고 광범위하기 때문에, 그리고 한국 사회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인종적·문화적·민족적 다양성이 실재하기 때문에, ‘한국의 장애인’과 ‘한국의 장애여성’을 고정된 상태와 특성을 가진 동질 집단으로 다루기는 불가능하다.
---「서문」중에서

재생산을 주제로 장애여성들을 인터뷰한 황지성의 연구에 따르면, 착상 전 유전자 진단을 이용한 윤선아의 성공적인 출산 이야기가 유명해지고 나서, 착상 전 유전자 진단을 이용하지 않고 유전되는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 장애여성을 향한 적대감이 윤선아 사례와 연결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골형성부전증을 가진 여성 현미는 골형성부전증을 가진 아이를 낳았다. 출산 후 추가적인 검사를 위해 병원의 유전학과로 보내졌는데 그곳에서 그녀는 일련의 비난 섞인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현미는 연구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보고 유전 안 되게 해서 애 낳을 수 있는데 왜 낳았녜. 막 그렇게 말을. 인공수정, 그 텔레비전 얘기하는 거 같애요. 유전이 안 되게도 다 방법이 있는데 왜 나보고 그런 것도 안 알아보고 낳았냐고. 유전학과 의사가.” 페미니스트 장애학자 수전 웬델은 태아 선별과 장애 여부에 근거한 선별적인 임신중지가 처음에는 자발적으로 하는 것일 수 있지만 이런 사례가 상당히 빠르게 사회적 의무가 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누군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상황이 엄마에게 장애를 예방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는 증거로 여겨지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낳아서는 안 되는 장애」중에서

장애와 이분화된 성별이 서로 얽힌 구조 안에서 결혼이라는 제도, 섹슈얼리티, 재생산, 핵가족은 장애와 결부된 낙인의 완화를 통해 장애인을 재활시키는 장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 같은 낙인의 완화는 성별에 따른 요구들과 이성애라는 가부장적인 문화적 관습을 수행하면 장애가 없어질 수 있다는 환상으로 이어진다. 이런 서사적 공식은 장애여성 삶의 지극히 사적인 부분까지 규제하는 규범적인 질서를 반영하고 강화한다. 하지만 비장애를 재생산하려는 목적을 가진 의학적 치유(〈엄지공주〉의 경우처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현실을 해체하려는 시도(〈팬지와 담쟁이〉)도 동시에 존재한다. 이를 통해 장애가 있는 몸이 젠더화된 의무를 벗어나 존재하면서 규범적인 질서를 깨트릴 수 있는 가능성이 강조된다.
---「낳아서는 안 되는 장애」중에서

장애 있는 아이를 낳은 장애인 엄마와 비장애인 엄마, 그리고 장애아동 본인은 무책임하고 무지하며 부도덕하다고 비난받을 수도 있지만, 그들의 존재와 경험은 엄마가 되지 않기로 선택해 여성으로서 성별이분법에 온전히 포섭되지 않는 장애여성들과 함께, 비장애를 지향해야 한다는 의무가 과연 도덕적으로 확고한 가치인지에 대해 문제 제기하고 있다. 치유라는 이름으로 이뤄지는 폭력은 대체로 장애를 직접적으로 겨냥하기보다는 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재생산을, 더 정확히는 해악으로 설정된 장애의 재생산을 겨냥한다. 문화 텍스트는 장애를 낳지 않는 재생산 미래상에 투여된 복잡한 과학적·의료적·역사적·도덕적·감정적 지형을 살펴볼 수 있는 분명한 매개체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낳아서는 안 되는 장애」중에서

소위 사람으로서의 온전함을 장애가 훼손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상태에서의 ‘개선’은 도덕적·정신적·심리적·육체적 변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그럴 때 장애는 누군가의 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결합해 있는 가족 전체의 특성이 되며, 가족 공동의 신체는 부양하고, 개선시키고, 치료해야 할 의무를 갖는다. 한국적 덕목을 가진 한국인으로 사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보여 주는 심청 이야기를 국가주의와 연결해 보면, 가족의 집단적 이익을 위해 여성의 희생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장애를 끊임없이 치료해야 하는 대상으로 상상하고, 가족 구성원을 도덕적으로 시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치유는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도 살 만한 인생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한다. 심청 이야기가 수없이 반복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자신을 희생하여 효를 행하는’ 딸의 역할을 강화하는 치유 서사의 문화적 영향력과 그 중요성을 보여 준다.
---「대리 치유」중에서

부양 의무를 지닌 가족 구성원의 소득이 증가했다는 이유로 정부의 기본적인 복지 지원을 잃게 되는 상황을 앞두고 당사자가 자살한 사례는 많다. 2011년 경남 남해시의 요양원에 살던 74세의 노인이 딸 다섯 명의 소득이 생겨서 정부 복지 수당을 받지 못하게 되었고, 딸들에게 매달 요양원 비용을 내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 노인은 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자살을 택했다. 청주에 사는 60대 남성은 30년 넘게 자녀들과 왕래가 없는 상태였는데도 자녀들의 소득이 증가해서 수당을 잃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통지받았다. 진정서를 통해 가족 관계가 해체되었음을 호소할 수도 있었지만, 그 또한 자살을 택했다. 2012년에 78세 여성이 따로 사는 딸과 사위의 소득이 증가했다는 이유로 더 이상 복지 수당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자살했다. 2011년,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33.3명에 이르는데, 이는 세계보건기구에 소속된 저·중소득 국가 평균 11.2명(2012년)과 비교해 보면 거의 세 배가 높은 수치이다. 이를 비롯한 여러 통계를 통해 장애인들이 생존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어려움을 알 수 있고 사회적 지원을 확장해야 할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런 통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구조적인 요인들과 상호작용하고 있는 문화적 재현물이 보여 주는 여러 종류의 폭력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맥락을 제공하기도 한다.
---「대리 치유」중에서

크립 및 퀴어 이론을 연구하는 학자 로버트 맥루어와 앨리슨 케이퍼는 강제적 신체정상성이 비규범적 몸의 존재 자체를 지속할 수 없게 만든다는 점을 보여 준다. 은옥의 신체정상성은 그녀가 계속 지불해야 하는 대가로 인해 지속되지 못한다. 성별, 섹슈얼리티, 인종의 위계와 남북한 사이의 이념적 분단 때문에 은옥의 치유된 몸은 계속해서 전쟁터가 되는 것이다. 은옥은 장애를 다시 획득함으로써 삶의 기회를 다시 모색해야 한다. 치유는 문제로 여겨지는 몸의 차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손실과 이득의 가능성 모두를 수반하는 투기적 위험에 기반하고 있다. 이러한 위험은 치유에 따라오는 피해를 더 이상 감당하지 않기 위해 다시 장애를 가진 상태로 돌아가야 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사랑이라는 방식의 폭력」중에서

만약 우리가 정신장애를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면, 현실과 동떨어진 상징이나 현실의 부산물이 아니라 “폭력, 학대, 구타, 강간, 정치적 불안, 차별”을 경험하는 주체의 위치로 다룬다면 분석은 어떻게 달라질까? 여기서 나의 주요한 관심사는 폭력과 치유를 통해 일어나는 변화 사이의 관계이다. 폭력은 마치 어떤 의미를 가진 것처럼 여겨지기를 요구하며, 치유를 통해 일어나는 변화는 정상적인 정신만이 행위성을 가질 수 있다는 비장애 중심적 사고를 강화하고 한 공간에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한다.
---「사랑이라는 방식의 폭력」중에서

감염병에 대한 장애학적 접근 방식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한센인의 경험에 담긴 다양한 문화적·사회적 요소들 그리고 이런 요소들이 다른 장애나 감염병의 경험과 분리될 수 없는 지점에 대해 보다 포괄적으로 연결해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센병이 과거의 질병이라는 이미지는, 치료 중인 사람들이 완치될 때까지 혹은 완치된 이후에도 격리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지는 상황과 모순된다. 또한 그와 같은 이미지는 우리가 이미 반세기 전에 “한센병에 관한 합리성의 시대”에 도달했음에도 통합을 항상 앞으로 일어날 미래의 일이라고 가정하는 것과도 모순된다. 치유 가능성, 합리성, 치료에 대한 보편적 접근성, 질병의 전 세계적 종식은 낙인이 사라지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다. 낙인과 격리 양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통합은 희망이라는 이름의 신기루처럼 작동하고 있을 뿐이다. 통합을 지향하며 낙인을 없애기 위한 작업과는 별개로, 질병의 경험을 통해 생겨난 공동체와 친밀하고 가족적인 관계들 그리고 한센인들이 살아온 땅에 느끼는 연결성은 격리되어 살아온 시간으로 구성된 공간에 대한 권리가 한센인에게 있음을 알려 준다.
---「머물 수 없는 곳, 가족」중에서

신체장애나 지적장애가 있는 남성과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해결해야 할 문제로 구성하는 것은 정상적인 섹슈얼리티는 혼인 상태의 서로 사랑하는 사적 관계 안에서 이뤄진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형성된 복합적인 편견을 반영한다. 이주 노동자나 노인처럼 성적으로 소외된 다른 사람들보다, 또한 군인이나 재소자 같은 사람들보다, 장애남성의 경우 사회에서 성적 접근성이 제도적으로 부정되는 사람들을 향한 공감을 더 쉽게 불러일으킨다. 그리하여 예외적으로 고안된 지원을 도덕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해 성욕이라는 논리가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이는 규범적인 섹슈얼리티를 장애인이 접근할 수 없는 것으로 고착시킨다. 이런 해법 속에서는 이성애적 욕망이 정상 규범으로 나타날 뿐만 아니라, 보편적으로 모든 사람이 성적인 존재라는 주장은 장애인은 무성적이라는 고정관념에 대한 대항 서사로 강조된다. 그리하여 처방된 섹슈얼리티가 새로운 규범으로 등장한다. 장애인이 무성애자일 가능성은 고려되지 않고, 그런 생각은 장애인을 억압하는 잘못된 관념으로만 여겨진다. 게다가 성경험을 한 적 없는 사람을 상상할 때 일어나는 타자화와 거리 두기는, 이성애 중심적 섹슈얼리티를 상정하는 것 그리고 이런 가정을 자연적인 것으로 공고히 하는 문화적 분위기를 바탕으로 한다.
---「치유로서의 성경험」중에서

장애와 섹슈얼리티에 관한 담론이 보여 주는 젠더화된 지형을 통해, 사회적 역동과 성산업 내 장애인/비장애인 트랜스젠더 노동자를 비롯한 다양한 소외 집단을 가로지르는 권력의 작동을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성별에 따라 ‘남성의 성욕’과 ‘여성의 취약성’을 강조하는 이분법으로는 장애인의 다양한 성생활을 적절하게 설명하지도 못하고, 그런 다양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 문제를 다루지도 못한다. 그렇게 해서 장애인의 섹슈얼리티는, 장애남성과 장애여성의 경험과 구조적 폭력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사회적·문화적·역사적으로 도구화되어 온 성매매의 처방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 동시에 더욱 어려워지는 ― 문제가 된다.
---「치유로서의 성경험」중에서

배복주는 자신이 그런 훼손을 피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다리가 소아마비 바이러스에 손상되었고 고쳐졌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원래의 모양과 아름다움을 유지한 채 나이가 들면서 기능이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통증과 불편함이 교정 수술 때문인 것 같다고 생각한 것은, 개인들이 치료법의 과장된 효과와 그 가능성에 결부된 정치적 성격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그렇지만 나는 결과와 상관없이 수술 받은 사람들이 단지 속았거나 피해나 손해를 입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치료를 위한 개입과 시간이 만든 또 다른 형태의 장애를 경험하고 있고, 그러한 장애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그들이 알려준다고 생각한다. 내가 치유 이데올로기가 폭력 행위에 이용된다고 주장하고, 치유 자체에 우리가 알아차리기 어려운 폭력적인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어떤 서사에서는 치유 행위가 긍정적인 이익으로 여겨지는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치유를 이론화하려면 장애와 질병의 정치적·윤리적·미학적 중요성을 희석하지 않으면서, 장애와 질병이 가진 이토록 복합적인 서사와 의미를 탐색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나는 효과를 기대하고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열망을 무시한 채 치유를 장애의 현존에 적대적인 것으로 간주해 단순히 거부해 버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정상성에 가까워지는 것이나 심지어 장애를 완전히 치유하는 것 역시 새로운 형태의 장애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지울 수 없는 장애의 역사와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론」중에서

과연 우리는 장애가 있는 몸을 과거의 몸이나 앞으로 되어야 할 미래의 몸이 아닌 현재 상태 그 자체로 볼 수 있을까? 무엇이 장애를 가진 현재의 삶을 가능하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하는가, 혹은 그 중간의 무언가로 만드는가? ‘괜찮았던’ 과거를 향한 향수나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장애가 있는 몸에 투영하면서 과거와 미래에만 주목하기 때문에, 몸의 역사와 함께, 그리고 나이든 후의 미래와 함께 현재에 머무르기 힘들다는 것이 접힌 시간 속에 살아가는 삶의 특징이다. 이런 점에서 접힌 시간은 누군가에게 현재를 떠나게 해주는 목적을 가진 타임머신이다. 이런 문제의식은 과거와 미래의 중요성을 일축하며 단순하게 현재주의를 주장하거나 혹은 우리 모두 이 순간만을 위해 살면서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개선과 악화의 의미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살펴보자는 것이다. 또한 거창한 희망과 절망이라는 이분화된 도식 밖에 존재하는 미래, 폭력 없이 살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해 보려는 것이다. 치유와 죽음은 상반된 것이 아니며, 문제로 여겨지는 몸에 접근할 때 서로 떼어 낼 수 없는 요소이다. 만성적인 질병이나 장애를 갖고 살아가는 것을 생각하기 어려울 때, 그런 삶을 살아 있지 않은 것으로 간주할 때, 치유의 기회를 위해 죽음을 무릅쓰는 일은 이성적인 선택이자 예상되는 행동으로 여겨진다.
---「결론」중에서

비서구 문화의 장애와 장애인에 대해 서구 독자들을 위해 글을 쓰는 사람들은 장애인의 낮은 사회적 위치가 그 문화의 후진성을 상징한다고 해석되는 것을 경험한다. 내가 대학원에 입학해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장애인의 지위에 관한 총장 직속 위원회’에서 만난 한 사람이 한국의 장애인 상황에 대해 물었던 적이 있다. 나는 전반적으로 환경의 접근성이 매우 부족하고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그 사람은 바로 반응했다. “20년 전 미국의 상황과 똑같은 것 같군요.” 우리가 나눈 잠깐의 대화는 그렇게 끝났지만, 그 대화는 내게 많은 질문을 남겼다. 예를 들어, 20년 전 미국에서는 가능하지 않았던, 장애에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선진 기술이 오늘날 한국에서는 이용 가능한데도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이용할 형편이 안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워싱턴D.C에서 이뤄지는 결정에 의해 어떻게 한국 및 미국의 장애인들이 서로 연결되는가? 미국의 장애인 차별이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로 간주된다면, 미국에서 장애를 이유로 지금도 발생하고 있는 차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거리와 문화의 차이를 넘어서, 20년의 격차로 인식되는 발전의 차이를 넘어, 장애 차별에 반대하는 탈식민적인 초국가적 연대를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그 대화를 나눈 지 10년이 더 지났지만, 나는 이 점이 여전히 궁금하다.
---「결론」중에서

장애가 있는 그의 몸을 미래에서 본 과거에만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국의 비장애인 시청자들과 장애인인 강원래가 공존할 수 없는 것처럼, 이런 시간적 이탈에서 비서구 문화의 장애인은 서구 문화의 장애인과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을 부정당한다. 미국은 장애인이 살기 더 나은 곳이라는 기대는 실제로 미국에 사는 여러 소외 집단이 겪는 현실과는 다르며, 미국을 찾는 장애인 방문객들을 실망시킨다. 또한 이런 기대는 서로 다른 사회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 사이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기도 한다. 장애를 갖게 되었을 때 과거의 비장애인 몸과 미래의 치유된 몸을 불러와서 이 장애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 시간을 접는 하나의 방법이라면, 이처럼 비서구 사회의 현재 모습을 서구 사회의 과거 모습으로 동일시할 때 또 다른 형태로 시간성을 접는 일이 발생한다. …… 탈식민주의 페미니스트 학자들은 비서구 문화가 여성 억압을 해결하는 데 “뒤처져 있다”고 보는 비슷한 논리를 비판해 왔다. 이런 논리는 서로의 삶이 연결되어 있는 서구와 비서구 여성들 사이의 연대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결론」중에서

하지만 치유의 타임머신이 ‘더 나은’ 미래 혹은 ‘나빠지지 않는’ 미래를 향해 계속 움직이더라도 체화된 장애는 치유에 의해 훼손되든 아니든 분명 현재의 장소에 머문다. 즉, 동결된 시간 속에서도 장애는 여전히 살아 움직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이 나아진 것이고 무엇이 악화된 것인지에 대한 비장애 중심의 경직된 사고 체계를 넘어서 치유와 장애를 둘러싼 관계가 “해석되고, 다시 쓰이고, 덮어 쓰이도록” 허용하는 시간의 작용을 어떻게 그려 볼 수 있을까?
---「결론」중에서

장애가 없기를 바라는 욕망이 만들어진 것이며, 장애의 지속적인 존재 없이는, 그리고 그 장애를 훼손하지 않고는, 표현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기에 장애를 없애려고 하는 재현물에 등장하는 장애의 존재에 집중하는 것은 비장애 중심의 사회에서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신의 환경과 협상하는 개인을 비난하지 않는 윤리적·정치적 작업이다. 예를 들어, 다큐멘터리 〈엄지공주 엄마가 되고 싶어요〉는 윤선아가 재생산 기술을 활용해서 비장애 아이를 낳는(그녀가 어머니가 되는 유일한 방법) 고통스럽고도 엄청난 노력을 보여 준다. 한편으로 이 방송은 장애에 적대적인 관점을 가졌다고 해석될 수 있고, 동일한 과정을 선택하지 않고 장애아를 낳은 장애인 어머니를 비난하는 것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동시에 장애가 있는 어머니를 보여 준 것은 정상 신체를 가진 여성에게만 허용되는 규범적인 어머니나 가족을 향한 의미심장한 도전이기도 하다.
---「결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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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국가적 여성주의 장애학 분야의 뛰어난 저작. 저자는 국가에 의해 치유와 재활이 어떻게 이용됐는지 신중히 추적하면서 근대 한국에서 장애와 질병의 위치를 분석한다. 장애학, 초국가적 여성주의 이론, 탈식민주의 연구, 젠더폭력 및 성폭력, 나아가 여성학 전반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 읽어 봐야 할 책.
저자는 근현대 한국에서 치유와 폭력이 교차하는 지점을 살펴보면서, 장애를 관리하려는 가족, 지역사회, 국가에서 작동되는 이성애 규범의 이데올로기를 탁월하게 분석한다. 역사적 내용과 섬세한 문체가 돋보이는, 연구의 윤리적·정치적 함의를 잘 인식한 선구적인 저작.
- 2019 제임스 B. 팔레이즈상 선정위원회
『치유라는 이름의 폭력』은 당연한 상식이라고 여겼던 전제를 완전히 뒤집는 책이다. 책장을 열자마자, 독자들은 날카로운 질문들이 자신의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강력한 체험을 하게 된다. 저자는 장애와 질병의 현존을 지우고 ‘완벽’했던 과거와 ‘치유’된 미래만을 제시하는 치유의 시간성을 ‘접힌 시간’이라고 명명하면서, 한국 문화가 ‘접힌 시간’ 속에서 장애를 은유로 다뤄 온 역사를 비판적으로 읽어 내기 위해 고전 서사에서 현대의 텍스트까지 망라해 촘촘히 분석한다. 저자의 이런 장애학적 독해는 ‘접힌 시간’을 펼쳐 내 은유로서의 장애를 비판할 뿐만 아니라, 그 이야기를 살아 낸 장애의 신체성과 물질성을 감각하게 하고, 거래하고 협상하는 장애의 행위성을 인식하게 한다. 특히 이 책의 장애학적 비평이 빛나는 순간은 장애학이, 정상성과 규범성을 질문하는 페미니즘, 퀴어, 탈식민적 관점과 교차할 때다. 한국 사회는 장애의 시간을 어떻게 서사화하는가? 질문하는 이 책과 함께, 비장애중심주의를 벗어난 시간여행을 시작해 보자.
그토록 고대했던 책이 여기에 당도했다. 장애여성의 역사, 문화적 재현, 운동의 쟁점이 치열한 정치적 언어로 담긴, 수많은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메아리치는 텍스트다. 소수자 운동은 어떻게, 국가 폭력의 본질을 역사적 경험을 통해 밝히고, 자유 시장경제 체제가 만든 불평등 구조에 소수자가 배치되었는지 폭로하며,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해방의 기획을 제출하는 ‘동료’가 될 수 있을까. 이 책을 통해 드디어 이런 질문에 깊고 넓은 답을 구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숨 가쁘게 책장을 넘겼다. 건강권·성과 재생산권·가족구성권·시설에 구금되지 않을 권리·이동할 권리·차별 없는 공공 의료에 접근할 권리를 요구하는 장애인 운동·성소수자 운동·이주민 운동·난민 운동·외국인 보호소 폐지 운동·HIV/AIDS 인권 운동·성노동자 운동·문화 운동의 동료들과 이 책을 함께 읽고 싶다. 차별의 역사를 딛고 나중을 위해 유예된 시간을 펼쳐 내기 위해 한국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의 근원을 직시하고 사회 변화에 기여하고 싶은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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