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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사 사회

: 존엄한 죽음을 가로막는 불평등한 삶의 조건을 성찰하다

리뷰 총점9.4 리뷰 8건 | 판매지수 4,158
베스트
사회 정치 top100 8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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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54g | 140*210*15mm
ISBN13 9791167740908
ISBN10 11677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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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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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들어가며

1부 각자 알아서 살고, 각자 알아서 죽는 사회

1 집 - 집은 좋은 죽음을 보장하는 장소인가
2 노인 돌봄 - 노인은 국가의 짐인가
3 커뮤니티 케어 - 누구나 말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정책
4 호스피스 - 왜 호스피스는 ‘임종 처리’ 기관이 되었나
5 콧줄 - 콧줄 단 채 생의 마지막을 맞아야 하는가
6 말기 의료결정 - 누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까
7 안락사 - 왜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죽음을 앞당기고 싶어 할까

2부 보편적이고 존엄한 죽음을 상상하다

8 제사 - 죽은 이를 기억하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을까
9 무연고자 - 갈 데 없는 삶과 법으로 처리되는 죽음
10 현충원 - 그곳에 ‘보통 사람들’은 없다
11 코로나19 - 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말은 무엇일까
12 웰다잉 - ‘잘 죽기 위해 잘 살아야 한다’는 말이 감추는 것들
13 냉동 인간 - 초인간적인 미래, 비인간적인 현실
14 영화관 - 함께 죽음을 보면서 삶을 실감하는 곳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혹자는 말한다. “각자의 삶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죽음이라는 운명을 누구나 ‘평등’하게 받아들일 뿐이다”라고. 그런 주장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주사위 놀이는 얼핏 보기에는 평등한 것 같지만 사실은 불평등한 세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주사위 놀이의 인기 비결은 불평등함에 있다. 우리 삶이 불평등하면 할수록 주사위 놀이는 ‘아찔한 모험’이자 ‘합리적 투기’가 되어 세간의 관심을 끈다.
--- p.9, 「들어가며」 중에서

이러한 현실에서 죽음은 의료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의 문제에 가깝다. 죽음은 개인적인 일인 동시에 내가 사는 일상, 사회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문제다. 환자, 보호자, 의료진의 이야기로 국한할 수 없다. 존엄하게 죽기 위해서는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사회 안에 있어야 한다.
--- p.10, 「들어가며」 중에서

생계 걱정 없이 집에서 노인 돌봄에만 전념할 수 있는 가족은 드물다. 더욱이 집이 시설보다 무조건 낫다는 보장도 없다. 열악한 주거 환경 속에서 사회적 자본이 빈약한 노인에게 집은 안식처라기보다는 고립된 장소다. 생애 말기 돌봄에서 ‘집’이란 무엇일까?
--- p.18, 「1장 집」 중에서

현장에서 취약계층과 보건복지라는 개념은 상호작용하며 불평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했다. 정부의 정책은 할머니 삶의 조건보다는 할머니의 ‘취약함 그 자체’에 관심이 많았다. 할머니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보다는 오히려 할머니가 취약한 삶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 p.59, 「3장 커뮤니티 케어」 중에서

환자의 상태와 삶의 질을 ‘충분하게’ 향상시키지 않고 수명만 연장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그 시술은 무의미한 연명의료가 될 수 있다.
--- p.80, 「5장 콧줄」 중에서

말기 의료결정은 선언적 가치, 의료 윤리, 소통 기술 등으로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병원의 운영체계, 한국의 의료 다양성, 의료진의 태도, 보호자의 돌봄, 가족 삶의 조건, 환자의 몸 상태 및 인식 등이 뒤얽혀 협상을 벌이는 ‘정치적 행위’에 가까웠다. 요컨대 말기 의료결정은 환자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응답이 아니라 환자가 ‘언제까지’ 살 수 있는지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일이었다. 환자, 보호자, 의료진은 저마다의 이유로 ‘죽음의 타이밍’을 고민했다.
--- p.115, 「6장 말기 의료결정」 중에서

정부의 방역은 ‘평등한’ 생명과 죽음을 선험적으로 전제하고 있지만, 오히려 현존하는 ‘불평등’한 생명과 죽음을 가리고 더 악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죽음에 호들갑을 떨고, 다른 쪽에서는 죽음에 침묵하는 이 양극적 현실이 불평등한 삶의 조건과 사회의 생산방식, 그 해법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 p.203, 「11장 코로나19」 중에서

오늘날 웰다잉의 유행은 그만큼 사람들이 잘 죽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자, 죽음이 개인의 노력으로 대비해야 하는 일이 됐다는 방증이다. 마치 죽음이라는 불행을 막는 주술이 등장한 것 같다. 우리는 잘 죽는 것만 고민하면 될 정도로 좋은 삶을 살고 있는가? 그렇게 사는 건 불가능한 일이니 잘 죽는 거라도 고민하는 것일까?
--- p.217, 「12장 웰다잉」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존엄한 돌봄과 임종을 희망하는
사람은 돈이 많거나 운이 좋아야 한다
그렇게 사람들은 각자도생, 각자도사한다”

의료인류학자 송병기가 한국 사회
생애 말기와 죽음의 현실에 대해 던지는 묵직한 질문들

- 집은 좋은 죽음을 보장하는 장소인가?
- 노인은 국가의 짐인가?
- 왜 호스피스는 ‘임종 처리’ 기관이 되었나?
- 콧줄 단 채 생의 마지막을 맞아야 할까?
- 왜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죽음을 앞당기고 싶어 할까?


의료인류학자 송병기가 터부와 혐오를 넘어 우리의 일상과 공동체를 ‘죽음’이라는 렌즈로 들여다본다. 노화·돌봄·죽음을 연구하는 의료인류학자로 생애 말기 현장 연구를 해온 저자는 《각자도사 사회》에서 집, 노인 돌봄, 호스피스, 콧줄, 말기 의료결정에 이르기까지 생애 말기와 죽음의 경로를 추적한다. 나아가 무연고자, 현충원, 웰다잉 등의 키워드에 질문하며 죽음을 둘러싼 국가와 개인의 관계, 관련 정책, 불평등 문제를 보여준다.

우리가 경험하는 죽음의 문제는 주사위 놀이 같다
인류학은 다른 사회과학과 달리, 연구자가 연구의 대상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사는 ‘현장’에 들어가 관찰하고, 그들의 삶을 해석하는 방법론을 사용한다. 프랑스·모로코·일본에서 의료 현장 연구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저자는 한국 요양시설과 병원, 노인 현실을 마주하며 죽음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과 관점들을 만나게 되었다. 모두 죽음에 관심이 많았지만, 모두 각자 알아서 죽음에 맞서고 있었다.

예컨대 생애 말기 돌봄 경험은 보호자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이들은 노부모를 돌볼 때 무엇을 참고하고 믿고 따라야 하는지에 대한 모든 문제를 ‘알아서’ 했다. 친족 자원을 동원하고 사보험의 도움을 받고 소문과 인터넷 정보를 참고하면서 노부모를 집에서, 응급실에서, 대학병원에서, 요양병원에서, 마지막에는 요양원에서 돌보고 있었다.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모를 집이 아닌 요양원에 모셨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한 요양원 노인은 “더러운 꼴 안 보고 깔끔하게 죽고 싶다”며 눈물을 보였다. 어떤 요양보호사는 바쁘다는 이유로 자신도 모르게 노인을 학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 요양병원에서 수년째 어머니의 간병을 하던 아들 내외는 “고령화 시대에 안락사 제도는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책을 쓰게 된 저자의 문제 의식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그는 책 서두에서 한국 사회에서 존엄한 노년과 죽음은 돈이 많거나 운이 좋은 사람에게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죽음의 문제는 마치 주사위 놀이 같다. 먼저 ‘보이지 않는 손’이 노화, 질병, 돌봄, 죽음을 새긴 주사위를 던진다. 그 결과는 ‘우연히’ 누군가의 일상에 들이닥친다. 각자 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또 다른 주사위를 던진다. ‘행운’을 기대하면서 던지는 주사위다.”

언제부터 죽음이 개인 능력과 운에 달린 문제가 되었을까
오늘날 우리는 개인의 노력과 무관하게 최대한 천천히 늙기를, 덜 아프기를, 깔끔하게 죽기를, 착하고 경제력 갖춘 가족이 나를 돌보기를, 다정하고 친절한 의료진을 만날 수 있기를, 말 잘 통하고 헌신적인 간병인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주사위 던지기의 결과가 나쁘거나, 더 이상 던질 주사위가 없다면 어떻게 할까? 언제부터 죽음은 개인 능력과 운에 달린 문제가 되었을까? 우리의 삶과 죽음이 주사위 던지기와 다름없다면 그건 좋은 사회일까? 얼핏 보기에 이 주사위 놀이는 평등한 것 같지만 사실은 불평등한 전제를 깔고 있다. 불평등한 삶이다.

저자는 집부터 호스피스에 이르기까지, 생애 말기 우리가 거치게 되는 장소와 의료 과정을 보여주고 죽어가고, 돌봄을 받고 돌봄을 행하고, 고통받고 고립되기도 하는 현실을 지적한다. 열악한 주거 환경 속 사회적 자본이 빈약한 노인에게는 집에서 죽어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모든 인간은 의존적인데 왜 노인만 의존적인 존재처럼 딱지를 붙이는지, 정부의 정책은 노년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보다 취약한 삶에 ‘적응’하도록 설계된 것은 아닌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나아가 환자의 상태와 삶의 질을 ‘충분하게’ 향상시키지 않고 수명만 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연명의료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느냐가 아니라, ‘언제까지’ 살다 죽게 할 것인지 합의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생애말기와 안락사 논쟁의 장까지 이끈다.

죽음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전환하는 상상력
그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지금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죽음은 의료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의 문제에 가깝다고 진단한다. 죽음은 개인적인 일인 동시에 내가 사는 일상, 사회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문제며, 환자, 보호자, 의료진의 이야기로 국한할 문제도 아니다. 존엄한 죽음을 위해서는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사회, 누구에게나 충분한 돌봄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과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언론 보도에 등장하는 명의, 신약, 의료 기술, 자기계발 담론에 귀 기울이는 만큼 왜 사람들이 일하다가 죽고, 가난해서 죽고, 학대로 죽고, 고립으로 죽고, 차별로 죽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사건 사고’가 어떻게 나의 노화, 질병, 돌봄, 죽음과 연결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죽음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전환해볼 수 있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보편적이고 존엄한 죽음을 상상하다
책 전반부에서 생애 말기 각자도생하고 각자도사하는 현실을 분석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밝힌다면 후반부에서 저자는 우리 곁에 있지만 의식하지 않았던 ‘죽음’의 키워드들을 하나씩 꺼내 죽음에 대한 당연하지 않은 질문들을 던진다.
일상의 평화에 도움이 되는 의례가 될 수는 없을까 제사에 관해 묻고, 생전 갈 데 없는 삶과 사후에도 갈 곳 없는 사람들인 무연고자의 죽음을 추적하고 애도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국가가 나서서 기억하려는 ‘공적인’ 죽음은 무엇인지, 그게 아닌 죽음은 어떻게 지워지는지 현충원의 사례를 들어 질문하고, 코로나 팬데믹 과정에서 빚어진 죽음에 대한 관심과 산업재해로 사망한 사람에 대한 무관심을 대비해 보여주기도 한다.

“정부의 방역은 ‘평등한’ 생명과 죽음을 선험적으로 전제하고 있지만, 오히려 현존하는 ‘불평등’한 생명과 죽음을 가리고 더 악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죽음에 호들갑을 떨고, 다른 쪽에서는 죽음에 침묵하는 이 양극적 현실이 불평등한 삶의 조건과 사회의 생산방식, 그 해법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죽음을 이해하는 일은 삶을 이해하는 일죽음은 삶의 끝이 아닌 일부다. 죽음을 이해하는 일은 삶을 이해하는 일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죽음에 관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지금,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죽음과 삶, 질병과 노화, 돌봄의 윤리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존엄한 죽음은 어느 장소에만 있는 것도,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존엄한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는 과정에, 그리고 두툼한 생각으로 채워진 해답지를 만드는 데 이 책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회원리뷰 (8건) 리뷰 총점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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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존엄한 죽음이란 무엇인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인*캣 | 2023.02.20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각자도생 하라더니 이제는 각자도사인가요. 각자 알아서 살고 각자 알아서 죽는 사회.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존엄한 죽음은 불평등합니다.   여러 나라의 요양원, 호스피스, 요양병원, 대학병원에서 현장 연구하며 죽음과 불평등의 관계를 탐구한 의료인류학자 송병기 저자의 책 <각자도사 사회>. 집, 노인 돌봄, 호스피스, 콧줄, 말기 의료결정;
리뷰제목


 

 

각자도생 하라더니 이제는 각자도사인가요. 각자 알아서 살고 각자 알아서 죽는 사회.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존엄한 죽음은 불평등합니다.

 

여러 나라의 요양원, 호스피스, 요양병원, 대학병원에서 현장 연구하며 죽음과 불평등의 관계를 탐구한 의료인류학자 송병기 저자의 책 <각자도사 사회>. 집, 노인 돌봄, 호스피스, 콧줄, 말기 의료결정에 이르기까지 생애 말기와 죽음의 경로 속에서 한국 사회의 현시점을 들여다봅니다.

 

언제부터 죽음이 개인의 능력에 달린 문제가 되었을까요. 우리는 최대한 천천히 늙기를, 덜 아프기를, 깔끔하게 죽기를 바랍니다. 여기서 저자는 묻습니다. 존엄하게 죽기 위해서는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사회 안에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입니다. 현실은 일하다가 죽고, 가난해서 죽고, 학대로 죽고, 고립으로 죽고, 차별로 죽습니다. <각자도사 사회>는 존엄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생명은 연장됐는데, 한국 노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자살한다. 정년의 개념은 온데간데없고, 일자리가 최고의 노인복지로 여겨진다. 오늘날 미래는 재테크나 노후 준비를 뜻하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사람들은 미래에 죽을까 봐 두려운 게 아니라 죽지 못해 살까 봐 두려워한다." - 책 속에서

 

집에서 자다가 죽으면 호상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요즘 현실에서는 누락된 맥락이 있습니다. 노인 빈곤율이 극심한 현실에서 과연 그 집은 안식처일까요, 고립된 장소일까요. 환자와 돌봄 제공자의 삶의 조건에 따라 생애 말기 돌봄 수준이 크게 달라집니다. 여전히 돌봄은 불안정한 노동, 의료, 복지 구조 속에서 여성이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하는 일입니다.

 

고관절 수술로 일상생활이 힘들어지자 요양원에 들어간 한 노인은 매일 팥죽을 먹는 간식 시간이 그렇게도 싫지만, 억지로 먹고 자리를 뜹니다. 그래야 일하는 분들과 딸에게 짐이 되지 않으니까요. 팥죽 간식을 거부하면 괴팍한 노인으로 낙인찍힙니다. 개인의 기호는 사라집니다. 이조차도 자신의 취약함을 온갖 서류로 증명해야만 가능합니다. 불편한 문제가 없는 좋은 돌봄을 원한다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나 커뮤니티 케어 같은 현행 제도들이 왜 만들어졌는지, 요양원과 요양병원은 늘어났는데 왜 돌봄 노동자 수는 부족한지, 이는 어떤 문제로 이어지는지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환자, 보호자, 의료진 각각의 입장을 들여다보며 제도와 현실의 불일치로 인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들려줍니다.

 

일명 콧줄이라 불리는 비위관 삽입. 요양원과 요양병원에서 일상적 의료행위로 자리 잡았습니다. 저자는 인공적인 비위관 삽입이 환자의 상태와 삶의 질을 충분하게 향상시키지 않고 수명만 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건 아닌지 의문을 던집니다. 물론 비위관 삽입을 애초에 제외하고 최대한 입으로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돕는 요양원도 있습니다.

 


 

 

이제는 재택사보다 병원사가 늘어났습니다. 생애 말기 돌봄과 죽음이 환자, 보호자, 의료진 간의 협상과 결정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해법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습니다.

 

무의미한 연명의료 없이 자연스러운 죽음에 이르는 길 앞에 놓인 장애물이 참 많습니다. 노인 자살, 간병 살인, 고독사 그리고 안락사까지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타인의 돌봄 관계에 수많은 문제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저마다의 이유로 언제까지 살 수 있는지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죽음의 타이밍을 고민할 뿐입니다.

 

무연고 사망자 문제를 우리 사회가 어떤 관점으로 다가가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봅니다. 비혼, 저출산, 고령화, 가족 해체를 원인으로 가족 유대감을 강조하는 해법으로만 접근하는 기존의 처방에 의문을 표합니다. 저자는 1인 가구, 동거 가구, 동성 가구, 비혼 가구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체계와 규범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합니다. 연명의료결정, 장례식 등의 문제에서 혼자 사는 사람의 죽음을 시민 연대, 사회적 친족 개념으로 다가서도록 촉구합니다.

 

웰다잉 담론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능동적인 죽음 준비 과정이라는 담론을 담은 웰다잉이 간과하는 것은 없을까요. 좋은 죽음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개인, 질병과 돌봄을 오히려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기 쉬워진다고 합니다. 역설적으로 웰다잉이 유행한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좋은 죽음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참고문헌으로 수록된 도서 목록에서도 읽어보고 싶은 책이 많았습니다. 주제는 묵직하지만 간결하고 명확한 문체로 풀어내는 책이라 부담스럽지 않게 읽어낼 수 있는 책입니다.

 

존엄한 돌봄과 죽음을 희망하지만 노화, 질병, 돌봄, 죽음을 이 사회가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의료인류학자의 시선으로 짚어준 <각자도사 사회>. 한국의 기이한 의료체계, 빈약한 사회보장, 정의롭지 못한 돌봄의 배치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좋은 사회에 대한 고민과 좋은 죽음이 결코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합니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구매 죽음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곰*이 | 2023.03.0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근래 전혀 다른 모습의 두 죽음앞에서 참 생각이 많았다. 나도 저렇게 죽어야지. 나는 저렇게 죽지 말아야지. 닮고 싶은 죽음 후엔 오히려 씩씩하게 상실을 극복해갈 수 있었지만, 피하고 싶은 죽음 후엔 절망과 무기력이 내게도 덮쳐왔었다. 이 책에서 '각자도사'의 잘 죽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해결 방법이 명쾌하진 않지만, 내 힘으로 나를 결정할 수 없게 되기전에 어떻게 해야할지;
리뷰제목
근래 전혀 다른 모습의 두 죽음앞에서 참 생각이 많았다. 나도 저렇게 죽어야지. 나는 저렇게 죽지 말아야지. 닮고 싶은 죽음 후엔 오히려 씩씩하게 상실을 극복해갈 수 있었지만, 피하고 싶은 죽음 후엔 절망과 무기력이 내게도 덮쳐왔었다.
이 책에서 '각자도사'의 잘 죽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해결 방법이 명쾌하진 않지만, 내 힘으로 나를 결정할 수 없게 되기전에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방법을 결정하는 도움은 얻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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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서평] 각자도사 사회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L*******스 | 2023.03.06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우리의 죽음과 사회는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립과 외로움 속에 숨죽이며 울다 죽는 것일까. 나는 이 책을 본 순간, 분명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한번도 깊게 고민해본 적 없다는 걸 깨달았다. 세상이 불평등하다고 외치면서 정작 그 불평등이 무엇인지에 관해 정의내리지 않았던 것이다. 죽어가는 사람들 위에;
리뷰제목

우리의 죽음과 사회는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립과 외로움 속에 숨죽이며 울다 죽는 것일까. 나는 이 책을 본 순간, 분명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한번도 깊게 고민해본 적 없다는 걸 깨달았다. 세상이 불평등하다고 외치면서 정작 그 불평등이 무엇인지에 관해 정의내리지 않았던 것이다. 죽어가는 사람들 위에 서 있으면서 한번도 바닥을 내려다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괜히 마음이 심란해져 어서 책을 집어들었다.



이 책에는 말그대로 다양한 죽음들이 언급된다. 현 코로나 19사태에서의 혼돈 상황과 안락사 논쟁에 관한 의견 등 어떤 죽음들이 존재하는지 알게 되고 그를 통해 나와는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해준다. 생각보다 개인 관점보단 정책이나 법적인 부분에서 문제를 해소해야한다는 의견이 있어서 새로웠다. 읽는 독자는 개인이다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생각해버리고 말아버린 것도 크겠지만. 생각보다 모르던 죽음도 많았고 겉핥기식으로만 알아왔던 것들도 있었다. 냉랭한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도 힘든데 죽는 것조차 쉽지 않구나, 라는 감상이 읽는 내내 들었던 것 같다.

 


생각할 거리 자체는 많은 책이지만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에서도 언급되었듯 정부 차원에서 바꿔나가지 않는 한 개인이 모든 책임을 떠안을 수도 없을 뿐더러 바꿀 수도 없으니까. 그럼에도 다양한 관점을 들여다보고 내 시야를 조정하는 것에 대해선 괜찮았던 것 같다. 그거와는 또 별개로, 개인적으로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이기는 하다. 내용이 어렵다기보단 한 소재에서도 몇 개의 주제를 더 끌어오다보니 너무 포괄적으로 다가오는 게 있는 편이다. 참고해서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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