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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한국어

[ 양장 ] 오늘의 젊은 작가-42이동
리뷰 총점9.7 리뷰 12건 | 판매지수 6,684
베스트
한국소설 top100 1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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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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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00 (10% 할인)

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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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03월 03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66g | 127*188*20mm
ISBN13 9788937473838
ISBN10 893747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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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 자서전 9
2 글쓰기의 과정과 기술 35
3 유년 59
4 사랑 79
5 대화 105
6 환상 125
7 일상 147
8 죽음과 애도 169
9 고통 195
10 합평 227
11 작품집 만들기 243
작가의 말 259
추천의 글 264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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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렇게 시작해 볼까요?

자서전.
아마 많이 들어 보셨을 거예요. 자서전이란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자기 스스로 자신의 삶에 관해 쓴 글이죠. 어떤 사람들이 이런 걸 쓸까요. 그렇습니다. 전직 대통령. 전쟁 영웅. 성공한 기업인. 위대한 학자. 종교 지도자. 불굴의 영혼. 말하자면 벤저민 프랭클린, 김우중, 헬렌 켈러, 마하트마 간디, 미셸 오바마…… 같은 사람들이죠.

영어로는 오토바이오그래피라고 부릅니다. 칠판을 한번 보세요. 세 개의 단어가 들어 있죠. 오토(auto). 바이오(bio). 그래피(graphy). 오토는 자기 자신, 바이오는 삶, 그래피는 쓰는 거죠. 말 그대로 풀어 보면 자기가, 삶을, 쓰는 것. 이것이 자서전의 본래 뜻입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좀 이상하지 않나요? 자기가, 삶을, 쓰는 것. 사실 이건 자서전만의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우리가 쓰는 모든 글은 실은 자기가, 삶을, 쓰는 것이니까요. 따라서 자서전은 백만장자 CEO나 유명 정치인, 특별하고 대단하고 빛나는 삶을 살았던 사람만이 쓰는 그런 글이 아닙니다. 어떤 글이든 우리가 쓰는 글들은 일종의 수정된 자서전이에요. 우리가 쓰는 모든 글은.
--- p.11

내가 그때 왜 그렇게 말했는지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변명하자면 나는 말한 것이 아니라 읽은 것이다. 은혜의 눈 속에 들어 있던 무엇을. 대화란 일종의 통과 발언(throughspeech)
이니까. 다이얼로그. 대화라는 단어 자체가 거기서 왔다. ‘dia’는 무엇을 통해서, ‘logue’의 어원인 ‘legein’은 말한다는 뜻이니까. 대화는 언어를 통해 이루어지는 행동이고, 따라서 그것은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 내적 행동이다.
나는 은혜의 말을 그대로 읽었을 뿐이다. 어쩌면 그녀의 행동을 따라 했다고, 받아들였다고 볼 수도 있다. 내가 읽은 그녀의 ‘통과 발언’은 이것이다.
나는 아이를 원해.
--- p.19

우리의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을 쓰는 한 우리는 모두 영웅이에요. ‘써야 한다’는 소명을 갖고 책상 앞에 앉지만, 언제나 써야 하는 이유보다 쓰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죠. 소명을 거부하다가 어찌저찌 ‘문지방’(학교 다닐 때 제 별명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참 못됐죠.)을 넘어 글 속으로 들어가면 거기에서부터 진짜 고난과 시련이 시작됩니다. 세상에 술술 써지는 글이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우리의 영웅, 나의 글 쓰는 자아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옛 용사들이 용과 싸워 이긴 것처럼 용보다 더 무섭고 포악한 ‘하얀 여백’ 혹은 ‘데드라인’ 아니면 ‘성적’ 같은 괴물들과 맞서 싸운 다음 승리를 거두죠. 마지막 마침표를 찍고 나면 여러분은 문지방을 넘어 다시 일상의 공간으로 돌아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빈손이라고요? 아닙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영약이 여러분의 두 손에 쥐어져 있어요. 쓰기 전의 나와 쓴 다음의 나는 결코 같지 않습니다.
말했잖아요? 우리는 A에서 A’가 되었으니까요.
…… 저기, 저기 자고 있는 영웅 좀 깨워 주시겠어요?
--- p.47

솔직히 말하면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속에서 분한 마음이 들었다. 정말 치사랑이 없다면 그걸 굳이 왜 나한테 말하는 건데? 엄마가 그런 말을 하는 건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내 사랑을, 치사랑을, 하늘로 솟아오르는 물처럼 중력에 반하는 예외적인 애정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짐작했다. 원하는 것을 돌려 말하는 건 비겁하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은채에게, 사랑은 같은 언어로 말하는 것이라는 진리를 벌써 깨달은 것만 같은 이 아이에게, 나는 엄마와 비슷하지만 다른 말을 하고 싶다.
치사랑은 없어. 그래도 괜찮아.
--- p.8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 나에 대한 글쓰기

『중급 한국어』의 글쓰기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강의를 듣고 자신의 글을 써 내야 한다. 이후 서로의 글을 평가하는 합평을 거쳐 작품집을 만드는 것이 수업의 전체 커리큘럼이다. 이 대장정의 출발점이 되는 첫 번째 강의는 바로 ‘자서전’이다. 백지를 앞에 둔 학생들을 향한 첫 번째 지침은, 우리가 쓰는 모든 글은 일종의 ‘수정된 자서전’이라는 것. 나의 삶을 어떻게 글로 쓸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중급 한국어’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배워 갈 수업 목표이자 지혁 자신이 탐색해 가는 과제다. 강의 내용에 이어지는 지혁의 이야기들은 ‘자서전 쓰기’의 실전편이다.

■ 딸과 함께 새로운 언어 배우기

『초급 한국어』의 지혁은 작가 지망생이자 뉴욕의 대학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외국인 노동자다. 지혁이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의 시간을 그리는 『중급 한국어』에서 그는 여전히 등단하지 못한 작가이며 비정규직 대학 강사다. 바뀐 게 있다면 책 한 권을 낸 것, 은혜와 결혼한 것 그리고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딸 은채가 태어난 것. 아이가 성장하며 언어를 배워 가는 동안, 지혁도 아이와 함께 낯선 언어를 배워 간다. 소설가가 되기 위해 쓰고 읽고 고치는 매일매일이 그런 것처럼,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놀아 주는 하루하루 역시 되풀이되며 “천천히, 그러나 세금처럼 확실하게” 흘러간다. 『중급 한국어』는 결혼 생활과 육아의 과정들을 세밀하게 기록하며, 되풀이되는 시간 속에서 반짝이는 새로운 언어를 포착한다.

■ 문학으로 확장되는 일상의 언어

소설 속 강의는 카프카의 『변신』,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롤랑 바르트의 『애도 일기』 같은 문학작품을 통해 성장과 사랑, 죽음과 고통을 바라본다. 우리 일상을 이루는 것들이자 문학작품의 영원한 주제들. 이지적이고 재치 있는 목소리로 이어지는 강의를 따라가는 것은 그 자체로 즐거운 문학적 경험이다. 한편 강의 내용은 지혁 자신의 일상에서, 학생과의 대화에서, 은채의 말을 통해 새롭게 해석된다. 지혁과 은혜의 결혼 생활에 대한 묘사는 강의 주제인 ‘대화’와 ‘사랑’의 정수를 보여 주고, 카프카식 서사 구조를 그린 도식 옆에는 이를 거스르는 은채의 짧은 이야기가 놓인다. 문학과 삶이 경계 없이 포개지며 서로를 덧쓰는 『중급 한국어』를 읽고 나면, 우리의 언어는 한층 풍부해진 내력을 안고 새로운 곳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중급 한국어』에 삽입된, 아마도 문지혁 작가가 실제로 자신의 소설 창작 수업에서 제공해 왔을 강의노트들은 그 자체로 흥미롭고 또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바가 많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강의노트의 내용이 아니라 『중급 한국어』가 결국 자신의 강의노트를 배반한다는 데 있다. 소설은 의식하지 못한 채로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관념으로부터 출발하지만 결국 현실과 일상의 ‘바깥’은 없다는 것, 삶도 글쓰기도 오직 그 무의미하고 너절하고 지겨워 ‘보이는’ 현실과 일상 안에만 있다는 것, 그 안으로 다이빙할 때에만 그 안에서 이미 변화하느라 물결치고 있는 소박하지만 애틋하고 절실한 무엇인가를 감촉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이야기가 된다.
- 권희철 (문학평론가)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좋은 글이란 어떤 것일까.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삶을 향해 나아가지 않을 수 없다는 자명한 사실. “옳고 바르고 정의로운 인간이 아니라, 실패하고 어긋나고 부서진 인간”으로서. 입이 아니라 몸으로 말해 낼 진실을 위해 오늘도 다만 삶을 쓰고, 읽고, 고칠 뿐. 되풀이할 뿐. “되풀이하는 것만이 살아 있다”라고 가까스로 힘주어 이야기하기까지 한 작가가 진지하게 치러 낸 내적 분투는 더없이 숭고한 것이었다.
- 박소란 (시인)

회원리뷰 (12건) 리뷰 총점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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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파워문화리뷰 『중급 한국어』문학적인 경험, 그리고 글쓰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블* | 2023.04.23 | 추천7 | 댓글1 리뷰제목
  인간이 태어나 걷기까지의 과정이 필요하듯 말을 배우고 글을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나의 단어와 그 뜻을 알아가는 시간, 문학 작품을 들여다보며 우리의 삶을 반추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일. 문학이 가진 힘이 아닐까 한다.   『초급 한국어』가 아직 등단하지 못한 문지혁이 뉴욕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내용이었다면, 『중급 한국어』는 이후의 이야기다.;
리뷰제목

 

인간이 태어나 걷기까지의 과정이 필요하듯 말을 배우고 글을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나의 단어와 그 뜻을 알아가는 시간, 문학 작품을 들여다보며 우리의 삶을 반추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일. 문학이 가진 힘이 아닐까 한다.

 

초급 한국어가 아직 등단하지 못한 문지혁이 뉴욕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내용이었다면, 중급 한국어는 이후의 이야기다. 책을 두 권 내기는 했지만, 여전히 등단하지 못했으며 작가라고 말하지 못한다. 글쓰기에 관한 고민을 하고 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비정규직 강사로 나온다. 작가 이름을 그대로 가져왔듯 자전적인 소설이다. 작가의 경험과 상황 그대로를 가져오면서도 다른 에피소드를 입혀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내는 게 글쓰기, 즉 소설이 된다.

 

 


 

 

학생들에게 문학 작품으로 글쓰기 강의를 하고, 각자의 작품을 써 토론하며 작품집을 만드는 게 문지혁이 맡은 커리큘럼이었다. 미국에서는 영어로 한국어를 가르쳤다면, 한국에서는 한국어로 글쓰기를 가르쳐야 했다. 글쓰기 강의와 함께 아내 은혜, 아이 은채의 이야기가 있어 내용은 더 풍부해진다. 은혜가 코로나에 확진되어 비대면 수업 시, 갑자기 들어온 아이 때문에 곤란했을 때 수업 내내 화면을 꺼놓고 있던 학생들이 일제히 불을 밝히고 아이에게 인사를 했던 것처럼 아이가 주는 감정은 남다르다. 모르는 사람도 다정하게 만드는 역할을 아이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지만, 아직 작가라고 말하기에는 어색한 문지혁의 글쓰기에 관한 고민은 여전했다. 그와 달리 말을 배우는 은채의 에피소드는 여전히 우리를 미소 짓게 한다. 맞춤법이 틀린 아이는 그와 상관없이 글을 배워가는 과정이다. 수업을 배우는 이들도 은채와 다르지 않다.

 

그가 글쓰기 수업에서 사용한 문학 작품을 살펴보자. ‘고통챕터에 사용한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은 전에 읽었음에도 느낌이 달랐다.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아이의 생일에 맞춰 둔 케이크와 죽음, 항의하는 빵집 가게 주인이 건네준 빵이 의미하는 것들. 고통과 비극에 맞서 싸우는 게 다름 아닌 롤빵의 위로였다는 것을 배운다.

 

우리가 글을 쓸 때 실패하는 이유는 자꾸만 멋지고 근사한 무언가를 만들어 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플롯을 짜고, 비유를 고민하고, 문장을 다듬고 …… 이런 게 다가 아니에요 좋은 글은 거기서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좋은 글은 뭐예요? 내가 잘 아는 글입니다. 나를 잘 드러내는 글입니다. 거짓말하지 않는 글이에요. 그러러면 어쩔 수 없이 나 자신, 내 주변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삶이 곧 텍스트예요. (154페이지)

 

수업 과정에서 사용하는 작품은 작가의 경험과 그에 관한 통찰이 묻어난다. 작가의 경험은 종종 소설의 토대가 된다.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소설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자전적 소설을 읽을 때면 작가와 가까워지는 것 같다.

 

 


 

 

작가가 글쓰기 수업에 사용하는 작품 리스트를 살펴본다. 셰익스피어, 제임스 조이스, 체호프, 카프카, 오코너, 카버, 오스터다. 롤랑 바르트의 애도일기는 어머니를 잃고 2년을 써 내려간 메모를 모은 책이다. 바르트가 제과점에 빵을 사러 갔다가 어머니가 말했던 단어를 듣고는 집으로 돌아와 혼자 운다. 5년 전 엄마를 잃은 나는 엄마의 부재가 실감 나지 않았다. 불시에 찾아온 감정에 통곡했던 적이 있었다. 얼마 전에 엄마를 잃은 남편 또한 그러지 않을까. 순간순간 찾아온 감정에 혼자서 슬퍼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의 글쓰기도 이와 같아야 할지 모릅니다. 귀담아듣고, 오랫동안 바라보고, 새롭게 발견하는 것. 글쓰기란 그런 일이고 노력이고 태도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몰랐던 곳, 새로운 지점, 깊은 통찰에 이르게 됩니다. 바르트가 자신의 슬픔을 발견한 뒤, “가장 추상적인 장소의 가장 뜨거운 지점에 자신의 슬픔이 놓여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죠. (175~176페이지)

 

일상의 다르고 깊은 시선이 새로운 글쓰기의 태도라고 말한다. 작가와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점이 아닐까. 작가의 깊은 시선과 통찰이 글쓰기로 이어져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여전히 글쓰기에 관한 고민이 보였고, 삶의 기쁨과 원동력이 되는 소중한 존재와 문학적인 성찰이 돋보였다.

 

 

#중급한국어 #문지혁 #민음사 ##책추천 #책리뷰 #도서리뷰 #북리뷰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 #오늘의젊은작가 #오늘의젊은작가42 #글쓰기 #초급한국어 #한국어시리즈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1
파워문화리뷰 [중급 한국어] 모든 글은 일종의 자서전이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키* | 2023.09.1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뉴욕의 한 대학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는 지혁은 소설을 계속 쓸지 말지 고민한다. 이 와중에 투병 중인 어머니의 상태가 안 좋다는 연락이 오고, 정규직으로 전환될 희망이 보였던 한국어 강사 자리를 완전히 잃게 된다. 여기까지가 문지혁의 소설 <초급 한국어>의 줄거리이자 결말이다. 후속편에 해당하는 <중급 한국어>는 주인공 지혁이 한국에 돌아온 이후의 일들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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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한 대학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는 지혁은 소설을 계속 쓸지 말지 고민한다. 이 와중에 투병 중인 어머니의 상태가 안 좋다는 연락이 오고, 정규직으로 전환될 희망이 보였던 한국어 강사 자리를 완전히 잃게 된다. 여기까지가 문지혁의 소설 <초급 한국어>의 줄거리이자 결말이다. 후속편에 해당하는 <중급 한국어>는 주인공 지혁이 한국에 돌아온 이후의 일들을 그린다. 

 

지혁은 귀국 후 어머니의 상을 치르고, 헤어진 여자친구 은혜와 다시 만나 결혼했다. 한 권의 책을 냈고, 강원도의 한 사립대학에서 비정규직 강사 자리를 얻어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뉴욕에서 혼자 살면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하던 시절에 비하면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지혁은 현재의 생활이 만족스럽지 않다. 결혼은 했지만 아이가 안 생기고, 책은 냈지만 여전히 등단하지 못했다. 강원도까지 출퇴근하기 힘들고 수업은 힘든데 이마저도 귀한 자리라서 그만둘 수 없다. 대체 내 인생은 왜 이럴까. 

 

소설은 지혁의 일기처럼 이어진다. 지혁은 매일 눈 뜨면 출근하고 수업하고 퇴근하고 잔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은 일상이지만, 분명 변화는 있다. 일단 오랜 불임 치료 끝에 지혁과 은혜 부부에게 첫 아이 은채가 태어난다. 지혁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책의 실패를 딛고 세 번째 책을 집필한다. 지혁이 열심히 준비한 수업을 듣는 둥 마는 둥 했던 학생들과도 약간의 교류가 생긴다. 팬데믹을 겪으며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이 소설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장면은 비대면 온라인 수업 도중 갑자기 방으로 들어온 은채를 보고 학생들이 환영해 주는 대목이다. 지혁의 학생들은 수업이라는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모인 비자발적인 관계이고, 지혁은 이를 서운해 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은채를 보고 자발적으로 환영 인사를 건네는 학생들을 보면서, 온전히 사랑받기에는 부족하고 불완전하다고 느꼈던 자신의 존재가 딸로 인해 채워진다고 느꼈다. 이래서 사람들이 자식을 가지나 보다 싶기도 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때만 해도 아빠 껌딱지였던 은채가 얼마 후 BTS 오빠들 노래만 듣는 반전이 ㅋㅋㅋ) 

 

지혁의 글쓰기 수업 장면들도 좋았다. 매 수업에서 지혁은 프란츠 카프카, 안톤 체호프, 레이먼드 카버, 롤랑 바르트 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학생들에게 소개한다. 각각의 소설은 당시 지혁의 삶과 연결되고, 지혁은 그것을 소설로 쓰고 그 소설이 다시 지혁의 삶을 바꾼다. 소설이 삶이 되고 삶이 소설이 되는 가장 훌륭한 사례랄까. 작가 자신의 삶이 소재인 점, 그러나 에세이와는 다르고 자서전과도 다르다는 점에서 아니 에르노의 글쓰기와 닮았지만, 글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둘 다 좋다). 얼른 후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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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한국어/ 문지혁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s******0 | 2023.08.2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무슨 말로 시작해야 할까. 초급 한국어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낯선 곳에서 낯선이들과 살아가는 문지혁의 삶이 재미있었고 중간 중간 위트 넘치는 문구에 낄낄거리며 읽었다. 그리고 그 위트 사이 사이에 담담하게 전해지는 문지혁의 삶들이(실직, 엄마의 아픔, 결국 죽음까지) 여러 생각을 하게했다. 초급 한국어에서는 문지혁이 계속해서 무언가를 잃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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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로 시작해야 할까.

초급 한국어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낯선 곳에서 낯선이들과 살아가는 문지혁의 삶이 재미있었고 중간 중간 위트 넘치는 문구에 낄낄거리며 읽었다.

그리고 그 위트 사이 사이에 담담하게 전해지는 문지혁의 삶들이(실직, 엄마의 아픔, 결국 죽음까지) 여러 생각을 하게했다.

초급 한국어에서는 문지혁이 계속해서 무언가를 잃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 중급 한국어에서는 뿌리를 내리고 얻어가는 삶을 보여준다.

문지혁은 한국으로 돌아와 결혼을 하고, 한국 학생들에게 글짓기를 가르치고, 아이가 태어나 아이를 기르고 있으며, 이제 또다른 아이가 생겼다.

이런 문지혁의 하루 하루는 드라마 처럼 막장 스토리는 없지만 잔잔하거나 약간 파도치는 이야기들이 모여 하나의 소설이 되었다.

책 속의 문지혁이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글쓰기 강의 노트에서 나오는 말처럼 삶이 곧 텍스트가 되어 중급 한국어가 탄생한 것 같았다.

자신이 잘 아는 삶을 이토록 위트있고 재미있게, 그리고 엄청난 대서사시는 아니지만 문지혁의 또다른 내일이 궁금해 다음장을 빨리 읽고 싶게, 또는 아까워서 아껴 읽게 쓸 수 있는 작가의 힘이 느껴졌다.

아마 책 속의 문지혁처럼 작가도 긴 시간을 투고와 응답 없음의 시간을 보내고 글쓰기에 대한 회의와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싶은 존재론적 고민을 하며 보냈겠지. 아마 그 고민 속에서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중급 한국어가 쓰여졌겠지.

나는 읽은 책의 후기를 짧게 쓰는 것도 이토록 힘든데, 소설을 써낸다는 것은, 글을 쓴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일지.

긴 시간을 들여 읽고 싶었고, 재밌어서 아껴가며 읽었다.

나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고, 문지혁이 강의하며 느끼는 현타들을 나도 느껴서 더 공감할 수 있었고

나도 요즘 아이를 가지고 싶어서 노력하는 중이라 시험관을 하고 은채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더 잘 와닿았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 키워보지는 못했지만, 아이와 주고받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너무 귀여워서 더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소설 속에서 보니 작가님이 자꾸 자기 책을 검색해서 별점과 후기를 보시는 것 같은데,

재미있게 잘 읽었다고 내 별점은 5까지 있어서 5점을 드린다고 남겨주고 싶다.

위트와 재미가 넘치는 다음 문지혁의 고급 한국어가 기다려지는 책입니다.

#오늘의젊은작가 #중급한국어 #문지혁작가님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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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2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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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올해 읽은 최고의 소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라**비 | 2023.05.28
구매 평점5점
글쓰기와 자기의 이야기를 쓰는 소설 작업에 대하여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플래티넘 블* | 2023.04.22
구매 평점5점
한국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가르쳐 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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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혀* | 202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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