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대학원에서 전통적으로 가르치는 정량적, 전략적, 분석적 기술은 잘못이 전혀 없다. 다만 이제 그것만 가지고는 업계에서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다. 상황은 갈수록 복잡하게 변하고, 이제는 좋은 아이디어를 뒷받침할 연합을 구축하는 능력에 따라 성공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사람이나 기업이 빠르게 움직이는 정보와 기회를 잡고 일터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에 신속하고 영리하게 대처하려면 소프트스킬이 필수적이다. 즉 남의 말에 기꺼이 귀 기울여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맺고, 책임감 있게 위험을 감수하거나 지원하며, 변화에 적응하고, 역경 속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제 이런 기술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시대의 가장 멋지고 독창적인 연기자들에게 영감을 안겨준 즉흥극의 7대 요소를 이용하여 이 기술을 익힐 수 있다.
- p. 35
세컨드 시티에서는 웃기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농담이나 짤막한 우스갯소리를 배우지도 않는다. 여기에서 배우는 건 비판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진실을 검열하곤 하는 자기 뇌의 특정 부분에 다가가는 방법이다. 항상 옳은 말이나 공손한 말만 해야 한다는 제약을 더 이상 느끼지 않게 되면 ? 사람들 앞에서 방해나 두려움 없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면 ? 그때 비로소 재미가 찾아온다.
코미디는 진실을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제공해준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특히 회사의 운명이 위기에 처할 수도 있는 이사회실 안에서는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자유, 그리고 마찬가지로 중요한 진실을 들을 수 있는 자유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런 모든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 즉흥 연기자에게 필요한 도구를 가르쳐줄 뿐만 아니라 특히 어려운 대화 중에 코미디를 이용해서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코미디도 즉흥극과 마찬가지로 기교와 방법론이 필요한 특별한 기술이다. 이 책을 통해 즉흥극의 7가지 요소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신선하고 관습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의욕을 높여주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pp. 44~45
우리의 기업 고객들 대다수에게 예스, 앤드는 이해하기는 쉬워도, 실제 상황에서 활용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개념이다. 이를 활용하려면 우선 당신이 제시한 의견을 다른 사람들이 지지하고 발전시켜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여러분도 남이 처음 제시한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건 안 들건 상관없이 그들을 위해 그렇게 해줘야만 한다. 하지만 보통 비즈니스에서 지원은 언제나 조건부로 이루어진다. ‘그 아이디어가 어떻게 진전될지 내가 바로 이해할 수 있다면 지지해주겠다’ 혹은 ‘내게 이익이 될 만한 게 있으면 지원해주겠다’ 같은 식인 것이다. 일의 세계에서는 한쪽이 아이디어나 대화를 계속 통제하는 “아니오”나 “네, 하지만”이라는 반응이 일반적이다.
물론 업계에서 통제가 곧 성공을 보장한다면 모든 기업이 엄청난 성공을 거둘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프로세스나 통제, 모듈 같은 걸 매우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걸 다들 알고 있다.
예스, 앤드는 우리를 미처 예상치 못한 곳으로 이끄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그걸 불안해한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들이 경계 태세를 풀고 깜짝 놀라는 걸 거리끼지 않아야만 혁신이라는 과녁의 한복판을 맞힐 수 있다.
이 원칙을 ‘예스, 앤드’라고 부르는 이유는, 우리가 즉흥극 연습을 할 때 각 문장의 첫머리를 이 말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말을 사용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이 원칙에 담긴 정신이다. 예스, 앤드 문화를 건설하려면 예스, 앤드 태도를 본받아야 한다. 사람들이 제시하는 개인적인 의견을 지지하고 그것을 발판 삼아 앞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 pp. 54~55
당신은 직장에서 ‘기브 앤 테이크’를 실천해본 적이 있는가? 해봐야 한다. 성공한 기업가들을 보라. 그들은 어떤 식으로 ‘기브 앤 테이크’를 실행하는가? 경영학 교수 애덤 그랜트(Adam Grant)의 연구를 보면, ‘기브 앤 테이크’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훨씬 큰 직업적 성공을 누린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양한 직업 분야를 연구한 그랜트는 직원의 주요 유형을 기버, 매처(matcher. 받은 만큼 주고 주는 만큼 받는 사람), 테이커로 분류했다. 그는 “생산성이 가장 높고 실수를 가장 적게 한 엔지니어는 동료들을 위해 자기가 받은 것보다 훨씬 많은 호의를 베푼 사람이다. 최소한 자기가 준만큼 돌려받은 사람은 평균 정도의 성과를 올리는 경우가 많았고, 기버는 양 극단에 모두 존재했다. 의료와 영업 분야에서도 동일한 패턴이 나타났다.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둔 사람은 다른 이들을 도우려는 충동이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기브 앤 테이크’는 혼자만의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조직 전체에 ‘기브 앤 테이크’ 윤리를 서서히 주입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모든 직원이 회사에 대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 ‘기브 앤 테이크’를 통해 다른 사람과 자기 자신, 그리고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사실을 알면, 일할 때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를 계속 의식하게 된다.
- pp. 106~107
트위터의 CEO인 딕 코스톨로(Dick Costolo)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Bloomberg Businessweek)]와의 인터뷰에서 즉흥극 앙상블이 기업 내의 앙상블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제가 처음 시카고에 가서 즉흥 코미디를 연기할 때, 그곳에는 다트머스(Dartmouth) 졸업생인 레이첼 드래치 등 아이비리그 출신이 많았습니다. 또 크리스 팔리 같은 중서부 대학 출신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무대 위에서 욕도 하고 옷도 벗어던질 것 같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서로 다른 유형의 사람들이 놀랍도록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덕분에 지적인 코미디와 슬랩스틱 코미디가 멋지게 뒤섞였죠.”
여러분도 회사 내에 이렇게 조화로운 분위기를 발전시키고 싶을 것이다. 한쪽에는 혁신자들이 있다. 이들은 기성 체제를 거부하는 공상가들이다. 이들은 “내게는 다른 사람들의 업무를 제약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 바깥에서 이 문제를 생각할 수 있는 자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은 전체론적인 시각에서 해결책을 궁리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한쪽에는 대학 시절의 평균 평점이 4.0인 스탠퍼드 졸업생들이 있다. 이들은 규율을 엄격하게 지킨다. 이들은 자기 자신과 주변 모든 사람들을 데이터를 통해 측정하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회사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두 부류의 사람들이 다 필요하다.
회사나 조직이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나 대담한 행동과 어느 정도의 위험 감수가 필요한 문제를 생각할 때 앙상블 체제로 해결책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은가, 아니면 개개인의 집합체 형태로 문제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은가? 우리가 세컨드 시티에서 하는 작업과 기업 클라이언트들과 함께 하는 작업을 관찰해본 결과, 사람들은 여러 사람이 위험을 분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좀 더 적극적으로 일에 참여한다는 걸 깨달았다. 게다가 이들은 자기 아이디어가 실패하더라도 그건 다른 구성원들의 아이디어와 결합시켜서 고칠 수 있는 일시적인 결함일 뿐이라는 것도 배우게 된다.
물론 집단 협업을 실시할 때는 집단 사고의 위험, 즉 서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아이디어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위험을 피하고 싶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상황은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 세컨드 시티에서 출연자들의 아이디어가 서로 상충될 때 감독이 내리는 최종적인 결정에 수긍하는 것처럼, 회사의 조직이나 부서에도 가장 확실한 아이디어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최종적인 결정권자가 있어야 한다.
- pp. 209~210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