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할 때, 옆에서 불안하다고들 난리니까 돈을 빼야 할지 아니면 부화뇌동하지 말고 진득하게 넣어놓고 있을 것인지 판단이 쉽게 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이 경우 전문가들의 조언은 의외로 담백합니다. ''처음 투자를 시작했던 동기와 계기가 변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투자하고, 변했다면 돈을 빼라.''
또는 여유자금이 좀 생겨서 이걸 중장기 목돈을 위해 장기투자로 묻어둘지;
리뷰제목
주식을 할 때, 옆에서 불안하다고들 난리니까 돈을 빼야 할지 아니면 부화뇌동하지 말고 진득하게 넣어놓고 있을 것인지 판단이 쉽게 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이 경우 전문가들의 조언은 의외로 담백합니다. ''처음 투자를 시작했던 동기와 계기가 변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투자하고, 변했다면 돈을 빼라.''
또는 여유자금이 좀 생겨서 이걸 중장기 목돈을 위해 장기투자로 묻어둘지 아니면 1~2년 후에라도 쓸 수 있도록 유동성 뛰어난 자금으로 쌓아 놓을지도 아리까리 할 때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전문가의 조언은 담백합니다. ''금융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서 투자하라.''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눈치 챈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는 일이 금융쪽이다 보니 비유가 이런 것밖에 안 나오는 것이 아쉽지만, 적어도 모든 결정의 근거는 ''가장 근본적인 목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생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사람들에게 ''당신 인생의 목적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보면 대답을 쉽게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질문을 좀 바꿔볼까요. ''인생에서 가장 이루고 싶은 것들은 무엇입니까?''
제 경우엔 4가지입니다. 가정을 화목하게 지키는 것, 가치있는 일을 하는 것, 즐거운 마음을 갖는 것, 그리고 재정적인 안정을 얻는 것입니다. 실은 누구나 비슷한 생각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목적''과 ''목표''는 다르다고 하는 것이겠지요. 제 인생의 목적은 저 4가지이지만,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목표''는 아주 구체적이고 개별적입니다. 예를 들면 3년 내로 연봉을 1억까지 올린다, 매달 급여의 3%는 불우한 아이들을 위해 기부한다, 매일 한 번씩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과 전화 통화를 한다...같은 것들이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청소부 밥>이란 책을 다 읽은 뒤 덮었을 때는 별다른 느낌이 오질 않았습니다. 임성훈, 고도원 같은 기라성 같은 분들이 이 책에 대해 참 좋은 평을 쓰셨던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내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뭔가를 놓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책을 읽어 봤습니다. 그리고 답을 알아냈죠.
이 책은 ''지쳐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성공이라는 것을 향해 눈가리개를 한 경기마처럼 쉴 틈 없이 달려 봤고, 그것으로 무엇인가를 얻거나 잃어 본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는 말입니다. 망중한(忙中閑)의 소중함,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족''이라는 존재, 비즈니스에서의 직원들을 존중하는 리더십, 남에게 나누는 만큼 자신이 더 채워진다는 ''나눔의 마술''까지, <청소부 밥>을 관통하는 이런 인생사 근본들은 사실 열심히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에겐 그냥 그런가보다로 넘어가는 흔한 자기개발조언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말 일에 미쳐서 모든 것을 잊고 지내 봤다면, 저녁에 집에 돌아와 침대에 말 그대로 ''파묻힐'' 정도로 바쁘게 살아 봤다면, 손에 곧 잡힐 것 같은 성과 때문에 팀원들을 끝까지 몰아세워 봤다면,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에게라면 이 책은 보석과 같은 광채를 낼 것입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성공한답니다''라는 뻔한 소리를 하려고 <아침형 인간>이란 책 한권이 쓰여졌고 한 때 센세이션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9시 땡 하면 지하철에서 쏟아져 나와 단거리 마라톤 선수처럼 회사로 달려 댑니다. 하지만 정말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을 실천한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아침에 일어날 수 있지?''에서 한 발짝 나아가 ''어떻게 하면 (기왕 확보된) 아침 시간을 더 가치있게 쓸 수 있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대충대충 나인투식스 하면서 적당히 취미생활도 하고 회사도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그다지 와닿지 않을 것입니다.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들, 하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조금씩 변질되고 일을 위한 일이 되어버리는 현실에서 한 발 멈춰서서 ''아, 내가 무엇때문에 이 일을 하고 있지?''라는 근본적인 목적을 되새겨 자신을 바른 방향으로 돌아세울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 청소부 밥 아저씨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탈무드의 구절이 머리에서 맴돌더군요.
제 경우 이 책이 얼핏 와닿지 않았던 이유는, 제가 하는 일 자체가 늘 인생의 근본을 헤집는 일이어서 이런 중요한 가치들을 습관처럼 되뇌이기 때문인 듯 합니다. 하지만 ''난 잘 알고 있는데다 실천하고 있는걸?''이라는 건방진 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 가장 위험한 때라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밥 아저씨의 말씀을 옆에 두고서 읽어 보다가 어느 순간 눈에 꽂히는 구절이 있을 때, 제 삶의 방향이 어느 쪽으로인가 틀어졌다는 뜻이며 그것을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는 위험신호로 삼으려고 합니다.
[인상깊은구절]
"우리는 우리의 인생에서 지속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부여받을 만한 일들에 시간과 열정을 투자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