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가혹한 처사가 나쁘게 또는 올바르게 사용되었느냐 하는 심각성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악에 속한 것에 좋게란 말을 사용할 수 있다면, 올바르게 사용되었다고 불릴 만한 것은 한 번의 공격에 쓰이고, 개인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며, 그 이후에는 국민에게 유익한 조치가 될 수 있는 경우다.……가해 행위는 단번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덜 느껴지고 덜 불쾌하게 여겨진다. 혜택을 베풀 때에는 조금씩 주어져야 한다. - 제8장 사악한 방법으로 지배자가 된 군주--- p.85~86
새로운 국가든 오래된 국가든, 군주국이든 복합군주국이든, 모든 국가의 주요 기반은 훌륭한 법과 훌륭한 군대다.……군주가 자신의 국가를 방어하는 데 사용하는 무력은 자신의 군대이거나 용병이거나 외국의 지원군이거나, 혹은 이 셋이 혼합된 형태다. 용병과 지원군은 쓸모가 없고 위험하다. 만약 이들 무력에 기반을 두고 국가를 유지한다면 견고하고 안전하게 통치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분열되어 있고, 야심만만하며, 절제력도 없고, 신뢰할 수 없다. 동지들 앞에선 용맹스럽지만, 적군 앞에선 비겁한 겁쟁이일 뿐이다. - 제12장 군대의 종류와 용병--- p.103~104
율리우스 2세는 교황의 자리에 오르는 데 관대하다는 평판의 조력을 받았지만, 후에는 전쟁을 치르느라 그 평판을 유지하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 현재의 프랑스 왕(루이 12세)은 그의 오랜 검약함으로 추가 비용을 충당했기에 그의 민중에게 어떤 특별세금도 부과하지 않고 많은 전쟁을 치렀다. 현재 스페인 왕(아라곤 왕 페르난도 2세)이 관대하다는 평판을 들었다면 그렇게 많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군주는 민중의 재산을 강탈하지 않기 위해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 가난하여 극도로 비참해지지 않기 위해서, 탐욕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인색하다는 평판을 듣는 것에 조금도 개의치 말아야 한다. - 제16장 관대함과 인색함에 대하여--- p.129
앞에서 나열한 모든 훌륭한 성품을 군주가 전부 갖출 필요는 없지만, 그것들을 갖춘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필요하다.……자비롭고, 신의가 있고, 인간적이고, 신앙심이 있으며, 정직하게 보여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필요 없고 더 나아가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면, 반대로 변할 준비가 항상 되어 있어야 한다.……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충실함과 우호적인 것과 인간적이고 신앙적인 것을 거역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군주는 풍세(風勢)와 운명의 변화가 요구하는 바에 따라 생각을 바꿀 준비를 해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 제18장 군주는 어떠한 방식으로 신의를 지킬 것인가--- p.140~141
오늘날 번영을 누리는 군주도 성향이나 기질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데도 다음날에 몰락하는 것을 보게 된다. 나는 이러한 변화의 원인은 이미 앞에서 논의한 이유로 발생한다고 확신한다. 즉, 전적으로 운명에 의존하는 군주는 운명이 변하면 몰락하고 만다는 것이다. 또한 시대정신에 입각한 행동을 하는 군주는 번영할 것이고, 시류에 반하여 행동을 하는 군주는 실패할 것이라 믿는다.……교황 율리우스 2세는 매사에 과감하게 그의 문제를 추진해나갔으나 시대의 흐름과 상황이 그의 행동방침과 맞물리어 항상 성공을 거두었다. 조반니 벤티볼리오 생전에 있었던 교황의 첫 볼로냐 원정(1506년 11월)을 살펴보기로 한다. 베네치아인들은 이 공격에 동조하지 않았고, 스페인 왕도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프랑스 왕(루이 12세)과는 원정에 대해 계속 협의 중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평소의 과감성과 활력으로 독자적인 원정을 개시했고, 이 진격에 대해 스페인과 베네치아인들은 우유부단하고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는데, 후자는 공포 때문이었고, 전자는 나폴리 왕국을 되찾고 싶은 열망에 의한 것이었다. - 제25장 운명과 신은 인간사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p.185~187
현시점에서 이탈리아가 정신적 위대함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더 극한 상황에 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에 이탈리아는 히브리인들보다 더 비참한 노예가 되고 페르시아인들보다 더 억압받으며 아테네인들보다 더 분산되어 흩어져야 한다. 지도자도 질서도 없이 두들겨 맞고 약탈당하고 찢기며 침략당하는 온갖 수모를 견뎌야만 한다. 최근 우리의 해방을 위해 신에게 택정된 사람이라 생각되던 어떤 사람이 한때 소망을 보여주었지만, 이후 그의 생애의 절정에 이르는 순간에 운명에 의해 버림을 받고 말았다. - 제26장 야만족에게서 이탈리아를 해방하기 위한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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