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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오리지널-05이동
리뷰 총점8.2 리뷰 9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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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382g | 128*200*22mm
ISBN13 9791190174794
ISBN10 1190174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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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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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화가 일을 망쳐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중학교 때 교실에서. 대입 면접 자리에서. 인턴으로 입사한 지 이틀 만에. 참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충동적으로. 사람 대하는 일엔 서툴렀다. 솔직히 아무것도 이해가 되질 않았다. 생각은 자주 끊어졌다가 멋대로 내달리길 반복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려 보면 이미 전부 엉망진창이었다. 지난 이십몇 년 동안 줄곧. 조도화는 자신이 사회에 도저히 적응하지 못하는 종류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잘 알았다.
--- p.14

호흡이 허락하는 데까지 달리고 또 달리며, 도화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빠르게 파악했다. 짭짤한 공기를 들이마셨고, 벌레 우는 소리를 들었으며, 가장 어두운 골목 사이로 파고들며 양옆의 철벽을 손끝으로 느꼈다. 야외였다. 아마도 바다 근처였다. 그리고 사방에 줄지은 벽은 컨테이너 박스였다.
--- p.38

“그러니까 자기 조직 표시란 말이지. 이 ‘LC’라는 게.” 겨우 말을 마치고 숨을 몰아쉬는 도화를 다독이면서, 펭란은 새로 얻어낸 단서를 다시 한 번 정리했다. 드넓은 뒷세계에서 자그마한 아마추어 조직 하나를 찾는 건 제러미가 말한 대로 사막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조직의 이름을 알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혹여나 가는 곳마다 서명이라도 남기고 다닌다면? 빵 부스러기 끝에는 반드시 그걸 흘린 사람이 나오는 법.
--- pp.70-71

“살아생전에 ‘완샹’을 직접 보게 될 줄은 몰랐어.” “아직 속단하긴 이르죠. 색만 비슷한 가짜 ‘완샹’이 한두 번 나왔던 것도 아니잖습니까.”
--- p.133

누리 언니의 모습은 낯설었다. 도화의 기억 속 웃는 얼굴과 나른한 목소리와 끝없는 혼잣말로 이루어져 있지 않았다. 하지만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그 태도만큼은 분명 그대로였다. 곁에 누워서 한참 동안이나 이야기를 늘어놓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또 수수께끼처럼 얼버무리곤 했지.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그랬구나. 원래 그렇게 제멋대로였구나. 기뻤다. 누리 언니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는 실감이 났다. 처음으로 느껴 보는 짜릿한 달성감과 두근거림과 그리움 속에서, 도화는 드디어 이번 계획의 마지막 목적을 이루기로 했다.
--- p.161

세상에는 본성과 노력만으로는 안 되는 일도 있기 마련이었다. 가진 재능을 밑바닥까지 짜내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한다 해도 매번 생존할 수는 없었다. 최상위 포식자의 본능을 타고난 호랑이조차, 태곳적부터 필사적으로 먹이를 뒤쫓으며 살아왔지만, 지금은 겨우 보호구역에서 연명하는 신세이듯이.
--- p.233

절대로 남의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녀석이, 타인의 신뢰를 눈 하나 깜짝 않고 배반할 줄 아는 녀석이 어째서인지 이 장소에 와 있었다. 그 사실이 뜻하는 바를 펭란은 구역질이 나도록 아주 잘 알았다. 애써 떠올린 모든 추측과 시나리오에게 이제는 작별인사를 건넬 때였다.
--- p.289

법을 만들고 제도를 바꾸는 일이 항상 성공적일 수는 없다.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한 연구에 항상 충분한 지원이 들어올 리도 없다. 죽어가는 도마뱀 지키는 일에 한정된 자원을 투자하려면, 세상엔 훨씬 더 중요한 일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반대를 먼저 뚫어야만 하겠지. 그렇게 우물쭈물하다가 돌이킬 수 없이 늦고 말 바에야, 차라리 자신의 여가생활과 재력 과시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멸종위기종의 운명을 맡겨 버린다면, 그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 pp.314-315

그 게으른 움직임이 무지개꼬리 포카이카하를 생존경쟁에서 완전히 도태시켰다. 제대로 된 천적조차 없이 아무 데나 알을 낳고 잠을 많이 자면서 살다가…… 무지개꼬리 포카이카하는 간신히 목숨을 부지했다. 그리고 이제는 도둑맞았던 암컷 한 마리마저 기나긴 여행 끝에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와, 이동장 밖의 축축한 풀숲에 몸을 묻고서, 꼬리를 질질 끌며 동족들을 향해 느긋이 나아가는 중이었다.
--- p.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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