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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병훈 소설집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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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268g | 115*205*15mm
ISBN13 9788937491351
ISBN10 893749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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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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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골목이 내뱉는 호흡처럼 걷는다. 술병을 손에 쥐고, 혹은 누군가의 팔, 어깨, 과거에 기댄 채. 골목마다 색이 너무 많다. 골목을 빠져나와 회전목마가 돌아가는 광장으로 걸어간다.”
--- p.17

“공원이 젖어 가고 있다. 사람들이 젖어 가고 있다. 벗어나야 한다.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다. 반대다. 너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온통 너에게 속한 기분이다.”
--- p.52

“우리는 단 한 번도 바다에 가 본 적이 없다. 바다에 가는 상상만 했다. 발등을 적시는 물살과 흩어지는 물거품과 밤바다에 대해 대화했다. 함께 엎드려 바다가 나오는 영화를 봤다. 바다는 추상적일 때 좋은 거라고 우리는 입을 모아 말했다.”
--- p.52

“너는 인과라는 말을 벽보 떼듯 떼고 싶었다. 먹지도 않을 과자를 훔쳐 마루 밑에 숨겼다. 간첩 신고 안내 벽보를 챙겨 옷장에 차곡차곡 쌓아 뒀다.”
--- p.74

“사막엔 환각이 있거나 환각으로 오해되는 기억이 있거나 신기루를 확인할 수 있겠지. 동료는 그런 건 다른 도움을 받아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 사는 애들이 괜히 맛이 갔겠어. 다른 동료가 말한다.”
--- p.82

“너는 건축되면서 동시에 허물어진다. 삼등석 기차 칸에 앉아 심드렁한 얼굴로 배낭을 뒤진다. 둘러앉은 승객들이 너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너를 담기 위해 눈꺼풀도 깜빡이지 않고, 자꾸 간섭한다.”
--- p.8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민병훈은 먼저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모르는 사람이다. 그의 소설은 헤맴의 기록이자 일종의 길 잃음이며 다른 무엇이 아닌 자신이 되고자 노력한 흔적이다. 이런 소설을 만나는 일은 드문 일이지만 드문 만남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을 견디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정지돈 (소설가)
어쩌면 민병훈의 소설은 그의 표현처럼 ‘달력 뒤에 쓰는 유서’일지 모르겠다. 시간이 차곡차곡 쌓인 그 뒤편에 기억을 기입해서 죽음을 예비하는 행위, 또 끊임없이 기억의 원천을 찾아 헤매는 작업들. 그렇게 우리는 자연스럽게 각자의 기억에 접속한다. 그 기억들은 대체로 미화되어 있다. 끔찍하고 낯선 경험들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미묘하게 자신을 바꾼, 그 시작과 근원은 겹겹이 은폐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까마득한 기억을 대체로 포기한다. 적당한 기억에 의존해 자신의 현재를 의탁하고 스스로를 분석하며 미래를 견딘다. 그러나 민병훈의 소설은 기억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방황을 수리한다. 강물 위로 흐르는 불빛에서,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촛불을 앞에 두고 그는 떠올린다. 아니, 너는 온다. 말 그대로 불현 듯.
- 노태훈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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