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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파랑

불온한 파랑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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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2월 1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356g | 128*188*20mm
ISBN13 9791158888367
ISBN10 1158888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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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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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은하는 그 애가 미울 줄 알았다. 하지만 해수가 손을 잡는 순간 눈물이 떨어졌다. 그 애의 손은 뜨거웠다. 고맙다는 말도, 미안하다는 말도 못하는 입술은 파랬다. 이 작은 아이가 견딘 그리움의 크기는 얼마만큼일까.

-그날과 그날 이전, 그날 이후의 기억들이 뒤섞이며 새벽을 채웠다.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갑작스레 눈시울이 붉어지거나 울음이 터졌다. 그러다 보면 가끔 웃음도 나왔다. 어째서 그러느냐는 말은 하지 않았다. 미소도 울음도 온전히 둘만의 것이었다.

-누군가의 투쟁이 진실한지 알려면 눈이 얼마나 깊어지는지 보면 되었다. 영혼의 창을 투과하는 빛은 쉽게 흉내 낼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었다.

-한편 은하는 자신과 해수가 성숙해야 하는 나이에 다다랐는지 고민했다. 상처가 요동을 치더라도 품위를 지켜야 하는지 의문했다. 어느 길이 맞을지 알 수 없었다. 누군가 멱살을 끌어 모순 속으로 자신을 패대기치는 것 같았다. 운명은 굉장히 이상했다. 뛰어들어 맘껏 울며 상처를 털어 버릴 수도, 당당히 아픔을 내보이고 성장할 수도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해수가 죽도록 미운 날이 있었다. 그럴 땐 기어이 싸움이 났고, 둘 중 하나가 눈물을 터트려야 끝났다. 자신의 가장 아픈 부분은 그만큼 날카로워 사랑하는 이도 자주 찔렀다. 사랑하는 이의 기울어진 몸은 너무나 가까웠다. 봄은 나날이 화사했다. 먼지가 가득한 날에도 새하얀 꽃망울이 터지고, 창가의 햇살이 유난히 선명한 아침도 있었다. 해수와 은하는 봄의 빛깔이 아름다우면 더 죽고 싶었다.

-그날 둘은 예감했다. 우리는 이 별을 통과해야만 한다.

-우리 모두 죽겠지, 죽기 싫다, 아니 이렇게 살기 싫다, 죽고 싶진 않은데 살고 싶지도 않다……. 무엇을 진실로 여겨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쓸쓸함에 다리가 저렸다.

-이번은 어떻게 답을 찾아야 할까. 불행의 계절이 찾아오면 어떤 자세로 지나야 하나. 마음을 돌보는 일은 왜 이렇게나 어려울까.

-“봐. 너는 할 수 있어. 우리의 다음 세계를 목격할 거야. 고래자리 타우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었잖아. 아랍에서 흩어진 진주라 부르는 아름다운 별자리 말이야. 네 이야기를 전부 기억해. 그때마다 성간을 헤엄치는 흰 혹등고래를 상상했거든.” “쓸데없는 소리. 그게 무슨 소용이야. 다 부질없는 이야기일 뿐이야.” “그곳은 바다 동물처럼 푸른 꼬리를 휘날리는 혜성이 날고 등댓불처럼 퀘이사가 번뜩여. 숨막히도록 어두운 물로 찬 곳이 아닐 거야. 너는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지금처럼 네 손으로 낙원을 이룰 거야. 지구보다 살 만하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그리고 날 데리러 와 줘.”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사고로 각각 아버지와 언니를 잃은 은하와 해수는 운명처럼 대학 기숙사에서 재회한다. 두 사람은 상실로 인한 고통을 서로의 존재에 기대 조금씩 치유해 나간다. 신물질의 발견으로 우주 개척 시대가 열리고, 은하가 고래자리 타우에 새로운 지구를 개척하는 ‘낙원 프로젝트’에 뽑히면서 두 사람은 잠시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한편 지구에는 환경 오염으로 인한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나 전 세계적인 대감염 사태가 빈번하게 벌어지는 등 심상찮은 일들이 발생한다. 그리고 낙원 팀의 복귀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 인공지능의 공격이 벌어졌다는 연락과 함께 갑작스럽게 지구와의 연락이 끊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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