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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빙하 같지만 그래서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

당신은 빙하 같지만 그래서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

: 소설가가 책상에서 하는 일

한은형 | 이봄 | 2021년 02월 0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5 리뷰 12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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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2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248g | 130*184*12mm
ISBN13 9791190582407
ISBN10 119058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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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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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다. 그것도 지나치게. 안나 카레니나가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 p.22

사랑의 말들은 한 발짝 멀어져서 보면 유치하고 졸렬하기 그지없다. 이 사랑의 맹세 때문이었을까? 안나는 회복된다. 이 ‘유사 죽음’의 체험이 안나에게 남긴 교훈은 이렇다. ‘사랑이 위험해졌을 때는 죽음을 이용하라.’(……) 그래서 그녀는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졌다.
--- p.25

이런 그녀에 대해 버지니아 울프가 한 말을 적어본다. “1800년경 증오나 쓰라림,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항의하거나 설교하지 않으면서 글을 쓴 여성이 있었다.”
--- p.122

예전의 내가 먼 거리에서 워더링 하이츠를 올려다보았다면, 지금의 나는 비바람이 치는 워더링 하이츠에 서서 미칠 듯이 일렁이는 히스들과 함께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길지도 않은 내 머리카락은 바람에 날려 산발이 되고… 나는 그런 채로 완악한 바람이 대기 중으로 풀어놓은 히스 입자들을 보고 있다.
--- p.100

요코를 보면서 사람의 성격이라는 게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난폭은 격정이 될 수도 있고, 어두움은 은밀함이 될 수도 있고, 험상궂은 기운은 용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상황이 어떤 상황을 만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버티기도 하고, 폭발하기도 한다. 폭발을 제대로 할 수도 있고, 불발되기도 하는데, 어떤 폭발은 ‘히스테리’라 불리고 또 어떤 폭발은 ‘기개’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 p.112

자세가 꼿꼿하고, 자신감이 있고, 사근사근하지 않고, 단단하다. 나는 이런 인물들에게, 특히 이런 여성 인물들에게 매료되는 편이다. 한국 사회에서 여자들은 애교나 사랑스러움을 가지라는 식의 내면화된 교육을 받고 자라는데, 내가 “왜 이렇게 애교가 없어?”라며 종종 비난받았던 사람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잘못된 게 아니라는 걸 그녀들을 통해 느꼈고, 그런 그녀들로부터 지지받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 p.122

내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나는 누구보다 델핀 루를 이해한다. 책으로 점철된 삶을 살고 있고, 책에서 빠져나와 다른 인생을 살고 싶기도 하지만, 모든 삶의 기준이 책으로 형성된, 아이러니한 그 여자를 말이다.
--- p.161

나는 에스더에 대해서, 에스더와 같은 삶을 이미 살았던 실비아 플라스를 생각하면서 이 끔찍하게 민감한 마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1950년대라는 시대의 공기와 함께 그녀들을 떠올리면 말이다. 1950년대 여자들에게는 요리와 속기와 춤이 필수로 요구되었다는 걸 『벨 자』를 읽어 알게 된 나는 에스더처럼 토할 것 같았다.
--- p.172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나에겐 이 책이야말로 2021년의 선물이다. 현대를 투영한 한은형 작가의 시선으로 24권의 소설 속 여성들은 자유로워진다. 그리고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낸다.
- 전고운 ([소공녀]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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