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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도도한 고양이가 될 거야
02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같아03 없는 게 없는 편의점 04 특별한 수박주스 05 이서우를 찾아라 06 편의점 레시피 대회, 시작! 07 사라진 슈크림 타임 08 구운 주먹밥과 게맛살 미역국 09 간단 부대찌개 10 처음 맛보는 달콤함 11 쌀국수 컵달걀찜 12 누군가 있다 13 밤 편지에 담겨 온 것 14 레시피 파티를 시작합니다 15 우리만의 레시피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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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장례식. 화장터 전광판에 뜨던 이름. 그 일들은 급하게 먹어야 하는 밥처럼 꾸역꾸역 밀려왔다. 나는 체했다. 아빠도 체한 게 분명했다. 그 일들을 끝내고부터 아빠가 변한 건 체해서인 거다. 엄마가 없는 날들을 소화시킬 수 없었던 것이다. 내가 그렇듯이.
--- p.16 ‘날 필요로 하지 않는 아빠 따위, 내 쪽에서 먼저 버려 줄 거야.’ 불러도 자기 갈 길 가는, 혼자서도 잘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되고 싶어졌다. 야옹, 작게 고양이 울음소리를 흉내 내 보았다. 나는 혼자서도 잘 살 거다. 도도한 고양이가 될 것이다. --- p.18 어떤 만남의 시간은 아주 농축되어 있는 모양이다. 함께한 시간과는 비례하지 않는 진하고 깊은 무언가가 열매처럼 맺혀서, 살짝만 힘주어 짜도 아주 달고 쓰고 저린 감정들이 툭툭툭 떨어져 내리는 거다. 현진 언니는 내게 주었던 수박주스 속에 그 열매의 즙을 섞었던 게 아닐까. 이렇게까지 슬퍼진 걸 보면 분명 그랬을 거다. 앞으로 수박을 먹을 때면, 나는 이 달콤한 슬픔을 종종 떠올리게 될 것만 같다. --- p.52 엄마는 슈크림을 좋아했다. “슈크림을 먹으면 행복해져.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슈크림 타임’을 가지면 화도 걱정도 다 달콤함 속에 녹아서 사라지는 것 같아.” --- pp.82~83 “재료가 다 따로 노는 것 같네요. 부대찌개는 푹푹 끓여야 맛이 어우러지지요.” “푹푹 끓여야…….” “그래요. 좀 오래 끓이면 나중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때가 올 거예요.” (…) 누군가 옆에 있어 주지 않아도 괜찮다. 혼자라도, 나라는 사람과 끝내주게 어우러질 사람들이 있는 장소를 찾아낼 때까지, 나는 버틸 거다. 뜨겁고 매운 고춧가루가 내 위에 팍팍 뿌려져도 참아 낼 거다. 언젠가 깊은 맛을 내는 부대찌개가 될 것을 상상하면서. --- pp.116~117 누군가와 기억을 나누지 않으면 더 빨리 엄마를 잊어버릴까 봐 겁이 났었다. 그렇지만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 주지 않았다. 서우 아줌마의 주변 사람들이 아줌마를 배려했듯이 모두가 나를 배려했다. 정작 내가 어떤 배려를 받고 싶은지 물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pp.139~140 “(…) 루다야, 그럼 우리 다시 베프 하는 거지?” “아니. 난 일단 리셋하려는 거야. 너랑 다시 친구 할지 안 할지는 출발선에서 다시 생각할래. 대신 널 원망하는 건 그만둘 거야.” 나는 울이를 밀어 내며 선언했다. 아직 울이를 친근하게 끌어안을 수는 없었다. 그건 말 그대로 아직 이르다. 지금은 이 정도가 나의 최선이었다. 울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엄청 노력할 거야. 이번에는 무슨 이이 있어도 네 편 할 거라고.” --- pp.170쪽 “비슷하죠, 선생님이 끓여 준 거랑.” “그러네요. 맛있어요. 편의점 즉석 식품들로 만든 국이라도 서우 군이 정성껏 만들어 준 거라 그렇겠죠.” 남자애는 그 말이 좋았다. 즉석으로 이루게 된 가족이라도 정성을 들이면 깊은 맛이 나는 된장찌개처럼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인 것만 같았다. --- p.1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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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기억이 되어 사람 안에 남습니다.
그것이 아무리 흔한 음식이라도, 그 기억은 자신만의 것입니다.” _작가의 말에서 “언제든 이야기하러 오세요. 항상 편의점의 불을 켜 놓을게요.” 음식에 담긴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평범했던 중3 소녀 ‘이루다’의 일상에 불현듯 사건이 벌어진다. 이별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엄마가 세상을 떠난 것. 슬픔에 잠긴 아빠와 사소한 일로 크게 다툰 후 루다는 가출을 감행한다. 때마침 학교에서도 ‘공식 은따’가 된 루다는 단짝이었던 ‘울이’와도 멀어지게 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출 청소년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이 학교에 알려지면서 학주쌤과의 갈등까지 깊어진다. ‘고양이처럼 도도하게 혼자서도 잘 살겠다’는 다짐으로, 우연히 찾게 된 [아름 편의점]에서 루다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루다가 끓여 준 특별한 된장국을 맛본 주인 할아버지는 한 가지 엉뚱한 제안을 한다. “이서우를 찾아 줄 수 있나요?” 100만 원을 주겠다는 말에 대뜸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루다는 막막하기만 하다. 편의점 음식을 섞어서 ‘짭조름하고, 후루룩 잘 넘어가고, 감칠맛 나는 음식의 맛’으로 기억되는 ‘이서우’를 대체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이서우’를 찾기 위한 묘책으로 루다는 상금 50만 원을 내건 ‘편의점 레시피 대회’를 개최한다. ‘이서우’라는 이름으로 대회에 응모한 사람은 총 세 명. 이들 중에 과연 할아버지가 찾는 ‘이서우’가 있을까? 세 명의 ‘이서우’가 차린 편의점 음식 한 그릇 속 사연을 더듬어 갈수록 어쩐지 할아버지가 찾는 ‘이서우’는 루다와 아주 가까이에 있는 사람인 것만 같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