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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밀 이야기
2. 나의 생활 3.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4. 잊어버리기 위해 5. 그림 6. 모래 위에 그림을 그렸어요 7. 혹 8. 비밀을 말했어요 |
Gilles Ti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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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도 내 모든 비밀을 알아요. 딱 한 가지만 빼고요. 그건 너무 끔찍해서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는 거예요.
이 끔찍한 비밀은 어떤 아저씨만 알아요. 그 아저씨는 나하고 자주 텔레비전을 봐요. 내가 목욕하면 나를 씻겨 주려고 해요. 그리고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며 사탕이랑 장난감을 사 주고 돈을 줘요. ---p.8 점점 힘들어요. 나의 비밀은 하루 종일 내 안에서 부풀어 올라요. 그 비밀이 내 눈을 막아 버려서 책을 읽을 수가 없어요. 귀도 막아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요. 머릿속에도 꽉 차서 다른 걸 생각할 수가 없어요. 가슴에도 비밀이 가득 차서 구역질이 나요. ---p.12 미술 시간에 새와 꽃과 해님을 그리려고 했어요. 하지만 그릴 수가 없었어요. 어떤 큰 아저씨로부터 도망치는 여자아이를 그렸어요. 난 그림을 보다가 화가 나서 부르르 떨렸어요. 연필로 아저씨 얼굴을 찍찍 그어 버리고, 여자아이를 잡지 못하게 종이를 찢어 버렸어요. 바닥에 내던져 찢어질 때까지 발로 밟았어요. 친구들이 날 쳐다보며 웃었어요. 친구들은 내가 장난을 치는 줄 알아요. ---p.24 선생님이 말했어요. “다시 한 번 그림을 그려 줄래? 내가 본 것 중에서 제일 예쁜 그림일 거야.” 난 땅바닥에 앉아 나뭇가지를 들고 모래 위에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건 아주 다리가 긴 여자아이같이 생겼어요. 코테 선생님이 말했어요. “선생님한테 선생님이 모르는 이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해 주지 않겠니?” “이건 어떤 여자아이의 이야기예요……. 그 여자아이는 늘 악몽을 꿔요. 아이는 밤마다 마룻바닥이 삐거덕거려 잠을 자지 못해요. ---p.30 코테 선생님이 나를 안으며 말했어요. “무서워하지 마, 나탈리. 그래서 그 여자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니?” “아저씨가 여자아이 옆에 누웠어요. 아저씨가…… 아저씨가 여자아이 잠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요……아…… 아저씨가 여자아이랑 자요…… 여자아이는…… 여자아이는 다른 걸 생각하려고 해요. 밝은 해와 예쁜 꽃밭을 떠올리려고 해요. 하지만 모든 게 까맣게 변해요.” ---p.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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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가 소리쳐요
하지만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해요 나는 나탈리예요. 내게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끔찍한 비밀이 하나 있어요. 그 비밀은 어떤 아저씨만 알아요. 그 아저씨는 엄마가 이 비밀을 알게 되면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을 거고, 난 평생 감옥에서 살 게 된대요. 난 너무 무서워서 비밀을 나 혼자 끌어안고 있어요. 비밀이 내 머릿속에도 가슴속에도 가득 차서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매일 밤 악몽 때문에 잠드는 게 무서워요. 일어나면 땀에 흠뻑 젖어 있곤 해요. 창밖을 내다보고 있으면 그냥 밑으로, 길바닥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몇 주하고 며칠이 지났지만 끔찍한 비밀은 여전히 내 안에 자리 잡고 있어요. 다들 내게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지 묻지만 말할 수 없어요. 그걸 알면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을 테니까요. 비밀을 잊어버리려고 난 마구 달리기도 하고 몇 시간씩 목욕도 해요. 하지만 비밀로부터 도망칠 수가 없어요. 저 멀리 어디론가 달아나 지금의 나랑 다른 나탈리가 되고 싶어요. 다시 전처럼 잘 웃는 내가 되고 싶어요. 다시 전처럼……. 미술 시간에 새와 꽃과 해님을 그리려고 했어요. 하지만 그릴 수가 없었어요. 어떤 아저씨로부터 도망치는 여자아이를 그렸어요. 그러다가 화가 나서 종이를 마구 찢어 버리고 발로 밟아 버렸어요. 미술 선생님은 내 모습이 이상한가 봐요. 쉬는 시간에 미술 선생님이 내게 그림을 그려서 보여 달라고 했어요. 나는 밤마다 마룻바닥이 삐거덕거리게 하는 아저씨 때문에 잠을 못 자는 여자 아이의 그림을 모래 위에 그렸어요. 미술 선생님에게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너무 무서워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어요. 이제 엄마가 날 사랑하지 않을까 봐, 감옥에 가게 될까 봐 두려워서 엉엉 울었어요. 하지만 선생님은 내게는 아무 잘못도 없대요. 비밀을 말하고 나니까 마음이 가벼워진 것 같아요. 엄마, 아빠, 할아버지와 친구들에게도 내 비밀을 말할 거예요. 그러면 마음이 나비만큼이나 가벼워지겠죠. 빨리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예쁜 꽃밭을 신나게 달리는 여자아이 그림을요. 누가 이 아이를 도와주세요! 『네 잘못이 아니야, 나탈리』는 아동 성폭력이라는 민감한 사회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성폭력이라는 것 자체가 파렴치하기 짝이 없는 범죄이지만 아동 성폭력은 그 대상이 약하고 무구한 어린이라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심각합니다. 캐나다 최고의 아동문학상인 무슈 크리스티 아동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캐나다 총독상 등 수많은 아동 문학상을 휩쓴 작가인 질 티보는 책임 있는 어른으로서, 또 아이를 사랑하는 아버지로서 이 민감한 주제를 과감히 마주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아동 성폭력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예리한 눈과 용기 있는 목소리로 심각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나탈리는 한창 밝게 웃으며 뛰놀아야 할 초등학생 여자아이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감당하기 힘든 끔찍한 비밀이 생기면서 나탈리는 웃음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바로 ‘밤마다 마룻바닥을 삐걱거리게 하는’ 아저씨 때문에 생긴 비밀이지요. 그 아저씨는 나탈리에게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며 장난감을 사 주고 돈을 줍니다. 또 이 비밀을 알게 되면 아무도 나탈리를 사랑하지 않을 거고, 평생 감옥에서 살게 될 거라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합니다. 겁에 질린 나탈리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비밀을 간직한 채 마음의 병이 깊어 갑니다. 하지만 나탈리의 이런 심각한 문제를 부모님도, 친구들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여자아이가 소리쳐요. 하지만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해요.”라고 나탈리는 이야기합니다. 아무 일도 아닌 척 나탈리가 대충 둘러대는 이야기를 다들 무심하게 믿어 버리고 말지요. 도움을 구하는 나탈리의 절박한 몸짓을 알아차린 사람은 세심한 미술 교사 코테 선생님입니다. 나탈리가 그린 그림에 나타나 있는 무언의 구조 요청을 코테 선생님은 읽어 낸 것입니다. “여자아이는 퍼즐 판 같아요. 아저씨가 여자아이의 방으로 올 때마다 퍼즐 판은 산산조각이 나 버려요. 그리고 여자아이는 빈 퍼즐 판이 되고 말아요. 그 안에는 이제 아무것도 없어요…….” 비밀을 털어놓는 나탈리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과연 이 아이가 겪고 있는 고통이 우리의 가족, 우리의 친구, 바로 우리들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