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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
김언희
민음사 200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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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시인 김언희는 1989년 『현대시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트렁크』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 『뜻밖의 대답』 『요즘 우울하십니까?』 『보고 싶은 오빠』 『GG』 등이 있다. 청마문학상, 이상시문학상, 박인환문학상, 시와사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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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04쪽 | 124*210*20mm
ISBN13
9788937406843

책 속으로

그 여자의 몸속에는 그 남자의 시신이 매장되어 있었다 그 남자의 몸속에는 그 여자의 시신이 매장되어 있었다 서로의 알몸을 더듬을 때마다 살가죽 아래 분주한 벌레들의 움직임을 손끝으로 느꼈다 그 여자의 숨결에서 그는 그의 시취를 맡았다 그 남자의 정액에서 그녀는 그녀의 시즙 맛을 보았다 서로의 몸을 열고 들어가면 물이 줄줄 흐르는 자신의 성기가 물크레 기다리고 있었다 이건 시간이야 근친 상간이라루 묵계 아래 그들은 서로를 파헤쳤다 손톱 발톱으로 구명구멍 붉은 지렁이가 기어나오는 각자의 유골을 수습하였다 파헤쳐진 곳을 얼기설기 흙으로 덮었다 그는 그의 파묘 자리를 떠도는 갈 데 없는 망령이 되었다 그녀는 그녀의 파묘 자리를 떠도는 음산한 귀곡성이 되었다

- [그라베]

--- p.15

출판사 리뷰

김언희의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는 자서부터가 도발적이다. 임산부나 노약자는 읽을 수 없습니다. 심장이 약한 사람, 과민 체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읽을 수 없습니다. 이 시는 구토, 오한, 발열, 흥분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드물게 경련과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 시집 속에서 낭만이나 서정, 아름다움 따위를 구할 생각일랑 아예 말라는 경고다. 아니나다를까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 속에는 토막난 시체와 비그러져 나온 내장, 악춰나는 오물들을 버무려 놓고 독자가 걸려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김언희의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는 [트렁크] 의 엽기적 상상력과 잔혹하고 비극적인 세계 인식을 일층 발전시키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공포와 폭력과 쾌락과 배설이 이 시집 속에 가득히 흩뿌려져 있다. 창 밖으로 '벌레비가 주르륵 미끄러져 내리는'가 하면 공중으로는 '덜렁거리는 좆'을 단 나비가 날아다니고, 내 머리 위에 '돼지 대가리가 달리는'가 하면 어느 순간 나타난 정체불명의 구멍은 '내 머리를 옴쭉옴쭉 씹어 삼킨다'. 이처럼 그로테스크한 육체이미지와 도발적인 성적 은유는 시집 어디에서고 느닷없이 출몰한다. 그리고 그것은 알 수 없는 위협과 불안을 조성한다. 이 형용할 수 없는 위협과 불안과 공포야말로 김언희 시를 추동해 내는 주된 동력이며 그녀가 인식한 이 세계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다. 인간의 실존을 배반하는 위험하고 폭력적인 힘들로 가득한 세계 말이다. 이 시집의 1, 2부는 바로 그같은 세계의 살풍경을 모골이 송연하게 그려내고 있다.

리뷰/한줄평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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