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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위기와 철학의 소명 ―김성민
1부 세계화 시대와 우리 사회 민주주의, 텅 빈 기표인가 이념인가 ―박영균 마르크스의 자연 개념과 생태철학 ―박종성 세계화 시대에서 노마드적 삶의 방식 고찰 ―길혜연 선의 윤리에서 욕망의 윤리로 ―김석 세계공화국으로 가는 길 ―김성우 2부 시대의 소명 애국 계몽기 민주 공화주의 이념의 발아 ―이상훈 통일, 그 당위성과 의미 ―이병수 계급과 계급의식에 관하여 ―이재유 한국의 다문화 상황에 대한 철학적 제안 ―박민철ㆍ윤태양 3부 예술의 시대 대중문화와 한류 ―김민수 고도 기술 문명과 예술 문화의 길항 ―조광제 음악을 통한 새로운 의사소통의 가능성을 위하여 ―강지은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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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철학의 소명은 무엇이겠는가? 소명은 ‘calling’, 즉 부름이다. 부름은 그것을 부르는 자가 있다. 그것은 ‘이 시대의 어두운 밤’이다. ‘밤’은 깨어나기를 기다린다. 따라서 철학이 사유해야 할 지점은 이 시대의 밝은 낮이 아니며 더구나 환한 광명 속에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낮의 밝은 빛 속에서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진 것들, 자명하다고 믿어지는 일상의 평온을 깨뜨리는 ‘밤’ 속으로 들어가서 그것을 탐색하면서 소크라테스처럼 ‘잔소리꾼’이 되어 스펙터클한 세계에 묻혀 있는 사람들을 향해 울음을 우는 ‘갈리아의 수탉’이 되고 철학자로서 사람들의 잠재적인 역량을 일깨워 그 스스로 미래의 정신을 창출하며 ‘실천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김성민, 「우리 시대의 위기와 철학의 소명」
인간은 생존을 위해 자연과 관계 맺고 살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자연과 관계를 그는 노동 과정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결국 인간은 노동을 통해 자연과 매개되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 사회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그리고 자연의 지배라는 마르크스의 논의는 오직 “이익과 필요와 연관하여 이해”할 수 있으며, “어떤 사회가 자연에 대한 그 사회의 변형으로부터 어떤 결과를 되돌려받게 될지를 고려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마르크스는 인간이 자연에 대한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넘어, 자연과 사회의 통제라는 ‘목적’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생태 위기는 자연에 대한 지배가 문제가 아니라 자연에 대한 지배의 부재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박종성, 「마르크스의 자연 개념과 생태철학」 라캉은 “정신분석의 윤리는 욕망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라캉이 말하는 윤리는 무조건 모든 욕망을 긍정하는 것이 아니다. 정신분석 윤리가 겨냥하는 것은 상상계에 지배되는 타자의 욕망(desir de l’autre)이 아니라 존재 결여를 그 자체로 인정하는 순수욕망(desir pur)이다. 타자의 욕망이 대상에 의존하면서 행복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선의 윤리에 접목된다면 순수욕망은 주체를 규정하는 상징계의 질서를 넘어서는 실재를 목표로 삼는다. 실재는 차이를 강조하는 상징계와 이상적 가치를 강요하는 상상계를 좌초시키는 궁극적 원인이다. 라캉이 실재에 대해 일관되게 주장하는 정의는 “상징화 밖에 지속하는 것의 영역”, 즉 상징계가 일단 작동하기 시작하면 불가능성, 즉 부정적 효과로서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실재라는 것이다. 욕망의 윤리는 결국 실재의 불가능성에 근거하며 이 실재는 존재의 질서이기도 하다. 그런데 실재라는 불가능한 대상과의 조우는 결국 죽음을 통해 가능하기에 그것은 불가피하게 죽음충동과 만나게 된다. 결국 욕망의 윤리는 대상에서 존재로 향하는 근본적 전환이다. ---김 석, 「선의 윤리에서 욕망의 윤리로」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은 정치·군사적 차원에서 한반도의 전쟁 공포가 실질적으로 제거되는 현실적 조치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분단의 상처가 집단 전체의 인격 형성을 왜곡하고 있는 상황 자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분단의 상처는 치료(therapy)의 대상이 아니며 치유(healing)의 대상이다. 분단의 상처는 개인이 앓고 있는 병이 아니라 흔히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앓고 있는 병으로, 구조적 차원에서 존재한다. 이를테면 ‘반공주의’처럼, 치유의 대상은 개인의 병이 아니라 특정한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집단 전체가 가진 역사적인 상처이다. 따라서 치유는 분단의 적대적 사회 심리를 극복하고 통일의 사회 심리를 지향한다. ---이병수, 「통일, 그 당위성과 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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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으로 무엇을 실천할 것인가?
자본주의로 점철된 현대를 관통하는 유일한 방법을 제안한다 우리 사회의 위기를 제대로 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병을 치유할 수 없다 나 자신의 삶을 포함해 ‘거리를 두는 비판적이고 성찰적인 태도’의 필요성 각박해진 현대 사회 속에서 발생되는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각계각층에서 인문학으로의 회귀를 제안하는 요즈음, 과연 우리는 그 필요성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이론의 틀에 얽매여 실천적 가능성을 도외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학과가 개설된 이후 올해까지 1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건국대 철학과에서 창과 50주년을 기념해 출간하는 두 권의 책 중 그 두 번째인 『시대의 철학』은 연구자 14인이 참여하여 철학의 실천적 과제를 탐구한 인문학 도서다. 효율성, 생산성, 이익을 절대시하는 신자유주의 노선이 학문의 전당 대학을 강타하면서 수많은 학과가 명멸을 거듭하는 시대에 순수 인문학의 선두인 철학과가 50주년을 맞은 것은 그 자체로 뜻 깊은 일이다. 이 책의 출간은, 인간이 삶에서 견지해야 할 근본 가치를 탐구하고 조명하는 인문학에 다시금 위기가 대두되고 철학조차 실용성의 도구로만 복무할 것을 요구받는 시대적 징후에 경종을 울리자는 뜻에 다름 아니다. ‘실천의 힘을 찾는다’라는 부제를 바탕으로 필자들이 연구 성과를 게재한 이 책에는 인간의 ‘죽음’이 문자 그대로 현실화되고 있는 21세기를 맞아 우리가 풀어야 할 여러 문제들에 대한 분석과 대안이 제시되어 있다. 1990년대 사회주의 붕괴 이후 세계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지구촌은 민주주의 붕괴, 환경위기, 폭력과 전쟁, 다양한 문화충돌과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 통일의 길이 점점 요원한 채 새로운 이념갈등과 사회양극화가 삶의 피폐화와 소외를 극대화하고 있는 데 대해 철학이 다양한 난제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가 이 책의 주요 쟁점이다. 김성민 철학과 교수의 철학적 소명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해 민주주의 개념에 대한 재검토, 마르크스 이론과 생태철학, 세계화 시대의 노마드적 삶의 방식 등 실질적인 필요성에 접목된 철학에 접근하는 이 책은 통일과 계급의식, 다문화 상황과 대중문화 등에 대한 논의 등이 담겨 있어 다채롭고 새롭다. 우리들의 삶에서 독단과 미몽의 잠을 깨우면서 때로 배움의 즐거움과 치유를 가져다주는 생생한 미네르바의 목소리가 될 이 책은, 철학을 전공하는 대학생뿐 아니라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까지도 사유의 깊이를 풍성케 하는 인문학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