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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목포의 눈물/ 침쟁이 아저씨/ 어차피 동행/ 환절기/ 시방 저그가 어디여?/ 라파엘의 집/ 무명 순교 성지/ 유 카 서비스의 주인장/ 중년/ 첫사랑/ 번지점프/ 나그네라서 좋다/ 보호자가 필요해/ 카타콤베/ 베드로의 자식들 제2부 비목/ 원두막 세레나데/ 도민증/ 파마머리/ 천적/ 망언/ 사생아/ 누이의 하늘마저 돌고/ 선물/ 들국화/ 불의 축제/ 때 이른 송별회/ 또 하나의 정류장/ 꽃보다 아름다워 제3부 경외/ 맥도널드 치킨/ 먼지, 홀연히 빛나다/ 돌의 자화상/ 롯데리아에서/ 새싹들의 순교/ 한겨울의 오르가즘/ 자결自決/ 옹알이/ 초침에 대한 아날로그적인 생각/ 11월의 장미/ 오해/ 대추리의 봄 제4부 배꼽의 성 城/ 비상砒霜/ 바람의 둥지/ 어떤 해후/ 이정표도 없는/ 길/ 미완의 탈출/ 인간보호구역/ 상경上京/ 십자고상/ 문상에 대한 예의/ 도로 위 십자가/ 마법의 나라/ 과일가게 토론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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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팔로 자동차를 끌었던 차력사
스물여덟에 앉은뱅이 된 후 자신만은 한 번도 일으켜 세우지 못했다 칠순이 다 돼가는 침쟁이 아저씨 수십 년을 앉아서 침만 갈았다 그 세월 침 끝에 빛난다 자신의 운명마저 날씬해졌다 피곤한 정수리에 꽂는다 가난한 가슴에 꽂는다 탕아의 단전에 꽂는다 무너진 팔다리에 꽂는다 사연마다 한가운데 제대로 찌른다 그의 손을 떠난 침들이 과녁을 향하는 화살처럼 꿈틀거린다 앉아서 살아온 힘만으로 쓰러진 자들을 일으켜 세운다 자신의 삶에도 날카롭게 한 방 놓는다 쓰러진 운명을 침 하나로 반듯하게 세우며 간다 ---「침쟁이 아저씨」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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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의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전해윤 시인의 첫 시집 [동행](도서출판 심지)은 가족사의 비극을 거쳐 사소한 일상에서 포착한 비의와 절실한 생의 의지가 담긴 시편들로 묶여 있다. 그것은 우리 삶의 아픔을 위로하고 함께 견디며 더불어 살아가는 동행의 시선이라 할 수 있겠다.
'침쟁이 아저씨'에서는 자신의 불운을 분연히 딛고 일어서서 병고에 시달리는 다른 사람들을 치유해 주면서 자신의 운명마저 개척해 나가는 침쟁이 아저씨의 용기가, '비목'은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살다 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경외'는 인간들을 위해 여러 가지 모습으로 자신을 희생하는 명태의 모습을 통해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삶의 자세에 대하여, '먼지, 홀연히 빛나다'에서는 보잘것없는 먼지도 사실은 이 세상의 존재를 위해서는 참으로 소중한 것이라는 인식이, '대추리의 봄'에서는 분단된 조국, 주변 강대국들에 의해 운명이 결정되곤 하는 우리 민족의 답답하고 슬픈 현실 속에서도 끝까지 희망을 잃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각각 그리고 있다. 오홍진 평론가는 “가족사의 비극을 거쳐 마법의 나라에 이른 시인의 옹알이는 계절이 지나고 해가 바뀌어도 계속될 수밖에 없는 지속성을 지니고 있다. 옹알이를 한다는 것은 아직도 궁금한 게 많다는, 희망이 남아 있다는, 어딘가 비어 있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전해윤은 지금도 그 궁금한 것을, 달리 말하면 여전히 비어있는 희망을 옹알이의 언어로 표현하려고 한다.”고 해설하고 있고, 이정록 시인은 “전해윤의 시에는 우렁이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갈라터진 세상의 바닥을 뚫고 생명의 힘을 꾹꾹 눌러 박는다”고 헌사하고 있다. 첫 시집을 내는 소감이 어떤지 시인에게 물었다. “첫 시집이라서인지 가족에 대한 얘기가 많아서 일반 독자들에게는 좀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삶의 아픔을 공유하고 세상의 잘못을 질타하면서도 궁극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남들에 비해 한참이나 늦게 첫 시집을 내게 돼서 내심 크게 기쁘면서도, 아직은 부족함이 많은 시들이라서 쑥스럽습니다. 다음에는 제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도 큰 기쁨과 위안이 되는, 깊이 있으면서도 밝은 시들을 쓰고 싶습니다.” 늦깎이 시인 전해윤의 [동행]은 “돌아서면 모서리인 이 세상”을 깊은 연륜과 사유로 녹여내고 있는 열정과 희망의 선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