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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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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섣달그믐/ 401호 강의실/ 돌미역/ 외로우면 배를 타라/ 낮잠 자는 고깃배/ 대숲/ 남행 시초 - 염전/ 몽산포/ 나룻배/ 아버지나무/ 진달래/ 청학동/ 아버지/ 산사 가는 길

제2부

바닥/ 불가마 세상/ 매미/ 진주조개잡이/ 바다의 마음/ 당골네/ 가을빛/ 바위에게/ 목련 지던 날/ 소주/ 선자령/ 인연/ 유월/ 잔교를 건너다/ 청송 묵집

제3부

꽃지/ 둘이 쓰는 방/ 스크린도어/ 표지석/ 불면/ 가족/ 몽산포 2/ 어떤 이별/ 예산행/ 첫사랑/ 풍덩/ 하얀 민들레/ 봄비/ 강천산 가는 길

제4부

가수원교/ 시름이 고개/ 애기동백/ 아버지 2/ 장마/ 나무와 인연/ 소망/ 풍등/ 그리움/ 새우젓란/ 무량사 5층 석탑/ 바다/ 오토캠핑장에서 하룻밤/ 죽음에 대하여

저자 소개 1

서울출생. 2018 『한국문학시대』 시부분 신인상 수상. 2016 《이문 수필》 등단. 2017 노근리 평화 인권 전국백일장 입상. 2021 대전시민대학 명예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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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2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128*188*20mm
ISBN13
9788966272631

책 속으로

햇빛과 빗물, 수만의 표정을 담아내는 얼굴이다

낙엽도 모래알도 비닐봉지도 종이컵도 빵 쪼가리도 목장갑도 바퀴 소리도 신발 한 짝도 모두들 한 번씩은 담기었다 간다

바닥이 천정이고 천정이 바닥이다

복잡할 필욘 없다,
기본 패턴은 단순하고 명료하게,
넘치지도 말고 모자라지도 않은 9 to 5.

톱니처럼 맞물리니 이빨 하나쯤은 빠져도 상관없다
넓게, 깊게 혹은 높게, 끝없이 번져가는 도시의
바닥
--- 「바닥」 중에서

나는 이제 말의 일용직 노동자
매일
시(詩)의 공사 현장에 출근한다

낱말 가득 채운 질통 지고 들어서면
새로 낯 익힌
권 씨, 김 씨, 양 씨, 류 씨
벌써 설계도 펼쳐놓고 심각하다

신축인지 증축인지 개축인지 재건축인지
모래와 자갈을 섞고, 물 붓고, 반죽하고
벽돌 쌓고 창문 내고 지붕 올리며 분주하다

질통 속에 숨겨온 내 평생의 비린내도 누린내도
어디서 실낱같이 흘러온 풋내도 꽃향기도
다북다북 섞여드는 시민대학 401호 강의실

완공한 집 한 채 아직 없지만
매일 수십 채의 성채를 지었다 허무는
내 시의 공사 현장
--- 「401호 강의실」 중에서

소음으로 아이들이 꾀병처럼 아프다.
몇 근 쇠고기 사 들고 가면 며칠은 조용하다

아주머니 한쪽은 고무장갑 벗고 한쪽은 끼고 근심과
화를 가지고 들어온다

변두리 공장을 얻었고
이사가는 날

도반 아저씨 부인처럼 기계 안고 뒹굴고
운명처럼 구름이 어둠을 몰고 온다.

기계 설비하고
전기를 넣은 순간 아 앗

손가락 펀칭기에 눌려 손가락에 구멍 났다
고려대 응급실에 치료 후 몇 번에 수술
몇 번에 성형 후
7개월 후 환자는 밝게 웃으면 퇴원하였고

넓은 바다로 나간다

--- 「진주조개잡이」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갖고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어떤 예술도 삶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기실 남루하기 그지없는 삶이야말로 예술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삶의 과정에서 마음을 키우고 사랑을 키우고 나를 키우며, 여행하며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냄새로 맛을 보며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생각했다.

십 년에 걸쳐 써놓은 작품 중에서 골라 『진주조개잡이』로 엮어 내놓는다. 세상이 몹시도 어지러운 가운데 출판을 계획하고 보니 마음의 병, 육체의 병에 더하여 세상의 병이 몹시도 마음에 걸린다. 그러나 상처가 아름다운 진주를 만들 듯, 『진주조개잡이』가 세상에 나온 후 나의 병도 세상의 병도 쾌유 되었으면 좋겠다.

2024년 겨울
정원기

추천평

시인은 ‘비일상적 체험’에서 자연과 사물과 세계의 은폐된 배후, 레알리타스(realitas)를 만나는 존재다. 시인의 ‘비상한 체험’이란 반복성과 순환성을 특징으로 하는 일상성을 벗어난 상태를 체험하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예술, 그중에서도 시(詩)야말로 존재의 진리가 일어나는 장이라고 말한다. 삶의 유형이 어떠한 것이든 인간의 모든 사유와 행위는 그 근원에서 ‘고향’에 거주하고자 하는 내적인 충동을 갖는다. ‘고향’의 사전적 의미는 ‘태어나 자라난 곳 혹은 늘 마음으로 그리워하거나 정답게 느끼는 곳’이지만, 자신이 나고 자란 곳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사상, 감정, 도덕, 풍속 분위기 등을 이루는 정신적 고향의 세계, 그리고 형이상학적인 ‘원시 고향’ 역시도 “존재 자체의 근저”로서 고향이라 할 수 있다. - 윤은경 (시인,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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