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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내 안의 나에게 슬레이트 지붕 아래에서/ 가로등/ 물 속의 예수/ 어둠을 깨우는 들판/ 선고/ 산말랭이 단칸방에서/ 구두 수선집/ 간벌/ 노안/ 배롱나무의 꿈/ 티파니 수선집/ 공중전화 제2부 산다는 건 중심을 잡는 일 월하산 마을/ 赤旗 1/ 赤旗 2/ 붉은 집게 게/ 짠물의 이유/ 겨울 금강/ 폐항/ 해망동 울타리/ 염전 1/ 염전 2 제3부 느리게 지나가는 시간의 뒤안 열쇠/ 열차 안에서/ 동네 장의사/ 합판공장/ 학습지 방문 교사/ 눈 오는 날/ 미용실에서/ 별정 우체국/ 소화전/ 솜틀집/ 點字, 세상 밖으로 제4부 의식하지 않는 그리움 면회 1/ 면회 2/ 낱알 줍는 일/ 안개/ 막차 안에서 1/ 막차 안에서 2/ 봄 봄 1/ 봄 봄 2/ 신태인에서/ 여름 감나무/ 아내의 새벽 1/ 아내의 새벽 2 제5부 나를 찾아 떠나는 길 들까마귀/ 어느 연변 처녀의 사랑법/ 압록강에서/ 윤동주/ 손맛/ 들불/ 모래/ 따이공/ 산밭/ 변경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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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물의 이유
쓴맛 빠진 소금을 탓하지 말라. 뿌리내리기 사나운 자갈밭 눈물 몇 동이 손아래 가둔 이유를 한 알씩 끌대로 모으는 한낮 들물 때만 자세를 잡고 나는 지천으로 발품을 팔았다. 해묵어야 잘팔리는 잡초 같은 삶의 방식들이 경매장 전표처럼 쓸려 다니다가 햇빛에 염분이 차오르듯 세상 밖으로 떠나가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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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채명룡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첫 시집이 시장과 시장 사람들을 응시하는 시장통신으로 장형 서정시가 많았다면 이번 시집은 단형 서정시로 시의 길이가 한결 짧아졌다.
이를 두고 해설을 쓴 노용무 시인은 그의 시 「폐항-비응도에서」를 인용하며 “시인은 구체적이되 장황하지 않고, 지시적이되 정서적이며, 함축적이되 명시적으로 시적 대상을 형상화하고 있다.”고, 한편 유강희 시인은 표사를 통해 “그의 시는 한결같이 저인망으로 우리 근현대사의 어두운 기억 저편, 뒤숭숭한 군산 바닥을 끈질지게 훑는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의 시는 짧아졌으되, 소외된 변경을 돌아보는 시선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말이겠다. 산말랭이 단칸방, 해망동 울타리, 날품을 파는 인생들, 갯벌과 폐항 등 결빙의 길을 더듬어보는 시선들이 촘촘하게 엮여 있다. 그것은 욕망의 간극을 줄이고 희망의 시어를 낚아보려 하는 지식인의 고뇌이자 자아와 세계와의 소통을 열고자 하는 시인의 내면적 성찰이기도 하다. “강이 얼어붙는 건/물과 물이 매듭지었다는 뜻이다.”(「겨울 금강」)이라든지, “새침한 봄볕이 문 밖에 앉았구나./ 한 땀, 한 땀 우직하게/ 생계를 꿰매는 이들이/ 전선처럼 늘어진 미원동 구두 수선집”(「구두 수선집」), “수화기 너머 그리운 이여/ 외로움은 외면해야 깊어지느니/ 끊고 이어주던 단순한 관계를 지나/ 나는 새벽처럼 돋아나는 문자가 되고 싶었다”(「공중 전화」) 등이 그러한 예이다. 그런데 시인은 가을에 시집을 상재하며 왜 하필 『봄 봄』이란 제목을 붙였을까? “물오른 날/ 덤불숲을 한 발씩 헤쳐 가던 그날/ 내내 품었던 이파리를 건네던 어느 날/ 가슴 온기 식을까/ 두 손에 받쳐 드는 봄.”(「봄 봄 1」부분). 표제작을 읽어보고서야 『봄 봄』은 계절을 떠나 세상사 짠물의 이유를 써내려가는 채명룡 시인의 화두일 것이라 짐작한다. 즉 어느 시린 바람에도 가슴의 온기 잃지 않고 기꺼이 한쪽 어깨를 내어주는 일에 망설이지 않겠다는 시인의 의지와 희망의 언어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