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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달무리 밤낚시/ 별빛 편지/ 한담리 바닷가에서 범종소리를 듣다/ 화공이 자꾸 넘어지며/ 화엄의 그늘/ 응/ 달무리/ 새콤한 맛/ 진창 취해서 세상 보기/ 바람꽃 앞에서/ 물방울 놀이 제2부 세상이 지들 것인 줄 아나 측량/ 애월涯月이 코카콜라를/ 어디로 갔을까/ 고양이 울음소리/ 바로 네놈이야/ 전설/ 세상이 지들 것인 줄 아나/ 활대그물 제3부 닭곰탕 한 그릇 먹고 싶네 플러그와 콘센트ㆍ1/ 닭곰탕 한 그릇 먹고 싶네/ 플러그와 콘센트ㆍ2/ 건넌다는 것/ 꽃이 피어야 봄바람이 분다/ 강낭콩 꽃잎에 스민 쪽빛/ 퉁소/ 열두 밧디 코 터진 항/ 저笛 소리 제4부 새벽종소리를 듣다 북으로 가는 봄/ 새벽종소리를 듣다/ 머루주를 마시며/ 어금니 부러지다/ 사월 억새/ 흔적/ 할머니의 달/ 굴비/ 까마귀ㆍ1/ 까마귀ㆍ2/ 까마귀ㆍ3/ 나는 아직도 역적인가/ 촛불로 제5부 산꿩 울음 뒤란의 입춘/ 하가 연화못/ 동창회/ 감나무/ 산꿩 울음/ 어진 설문대할망/ 이어도/ 폭풍우 지나간 느티나무/ 오당빌레/ 할머니의 은행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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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담리 바닷가에서 범종소리를 듣다
임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던 시절은 가고 첫눈 내리던 날 머리 깎고, 눈 코 귀를 막으며 산사에 들어온 지 20년 임을 부르며 범종을 친다 가우웅 상처를 안고 몰려드는 물고기들을 어루만지며 부르튼 천수(千手)로 물마루 집고 넘어 철썩 사르르 무성(無聲) 무색(無色)이 되어 찾아온 임의 노래 짭짤하고 축축한 그, 눈물 속에서 범종이 운다 가우웅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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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문학≫으로 등단한 김성주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구멍』(도서출판 심지)이 출간되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랐고 지금껏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 시인은 소멸되어가는 역사와 환경에 대한 인식과 빛과 생성의 종교적 이미지를 결합시키는 시적 사유를 진중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를테면 제주 역사의 모진 비바람과 짭짤하고 축축한 환경은 그의 오장육부를 휘젓고 다니는 ‘구멍’들인 셈이다. 그 구멍들이 내뿜는 날숨을 아우르고 쓰다듬으며 우리 생의 생동을 꿈꾸는 시선이 시집 전편에 간곡하다.
김병택 평론가는 해설에서 그의 ‘생성에 이르는 종교적 이미지’에 대하여 “시인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종교적 이미지 쪽이 아닌, 생성의 의미 쪽에 있다.” “그러나 그 생성의 의미는 철학적인 논의 대상이 되거나 우리를 종교적 善의 세계로 이끄는, 다분히 도식적이고 상투적인 의미와는 분명히 구별된다.”고 말하고 있다. 여하튼 시인은 지금 건너고 있다. “반야용선을 타지 않으면/ 죽어서도 건널 수 없다는/ 윤회의 바다 검푸르다// 새 날아간/ 바위에 앉아/ 파도에 금가는 심장 소리를”(「건넌다는 것」 부분)들으며 “마디마다 구멍 뚫린 내력”을 안고 있는 퉁소에 “숨을 불어넣”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들숨과 날숨 사이에서 그의 시는 오래도록 의연하게 숨쉬리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