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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옹달샘/ 나는 건설기술자다/ 걷는다/ 자전거 타는 길/ 흔적/ 눈꽃/ 봄비/ 둥근 달 / 숯검댕이/ 삶/ 살다가 지치면/ 삶의 조각/ 수선화/ 새순/ 현무암/ 야생화/ 퇴직/ 나누며 사는 것/ 날이 좋아서 2부 진달래/ 소나무/ 느티나무/ 매화리 옛집/ 젊은 날/ 식구들/ 억새꽃 날릴 때/ 물속 이야기/ 물의 여정/ 낮달맞이꽃/ 부족한 사람/ 하늘 꽃구름/ 어둠이 번지는 방/ 봄은 온다는데/ 번뇌/ 아시나요/ 발원지/ 사랑은 물들어 가는 것/ 개여울 무지개 3부 귀뚜라미/ 가을밤/ 한 사람/ 삶은 길고 행복은 짧다/ 거리에서/ 갑천변에서/ 내게 오시려거든/ 인생살이/ 브로치/ 스치는 바람마저 훈풍인 것은/ 가려거든/ 간절한 밤/ 눈이 오면/ 떠나가는 배/ 비익조/ 행복의 리듬/ 길을 나서며 4부 겨울 사랑/ 동백꽃/ 아가 숨소리/ 소망/ 성공한 인생 - 결혼 40주년에 부쳐/ 라디오/ 친구야/ 물망초/ 나는 누구인가/ 늙는다/ 그믐밤/ 나는 간다/ 잔잔한 미소/ 윤슬/ 하늘나라/ 남겨두고 있어요/ 하늘 여행/ 방류/ 귀로 축시 공공장소|손녀 김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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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딱고개 바위 틈
목마름 해소하라고 채워둔 샘물 바라만 봐선 해소되지 않는다 서로 붙잡고 함께 마셔야 갈증도 메마른 마음도 적실 수 있다 힘든 발걸음 멈추고 생명수 같은 샘물을 나눠마신다 시원한 웃음소리에 산새가 화답하고 다시 맑은 샘물이 고인다 가득 차면 흘려보내는 지혜 우리의 길도 사랑도 그렇게 깊어간다 --- 「옹달샘」 중에서 아침 햇살이 번져오기 전 나는 일터로 간다 내 직장은 건설현장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 허허벌판에서 시작된 터전 종합예술로 만들기 위해 층층 쌓아올린 건축물 내 손끝의 흔적 자연의 멋과 편안함 담아 정원을 꾸며 친환경 단지로 완성되면 울림과 감동을 주는 집이 되겠지 이곳에 살 사람들 그리며 혼을 바쳐 정성을 다한다 내 가족의 행복 나의 꿈도 한 장 한 장 쌓아 올린다 --- 「나는 건설기술자다」 중에서 어린 시절에는 빵떡을 좋아했습니다 엄니는 자식들 밥 굶기지 않으려고 낮에는 일터 나가 일만 하시다가 늦은 밤 호롱불 아래선 구멍 난 양말 뒤꿈치를 꿰매 주셨지요 둥근 달처럼 동그랗게 자른 헌 천 조각 바늘 끝에 걸린 실이 엄니 손에서 반짝였습니다 단벌 꼬맹이가 물 때 묻은 바지를 입고 뛰어다니다 넘어져 무릎이며 엉덩이에 구멍을 내도 꾸중 없이 다시 호롱불 밑에서 빵떡처럼 덧대어 주셨지요 지금 생각하면 우주만큼이나 선하고 짠한 풍경 바늘이 지나간 자리마다 고운 꽃이 피던 시절 이젠 하늘나라에서 내려다보며 잘 살라 일러 주시는 엄니 꿈속에서 만나는 그 얼굴이 하얀 눈 내린 오늘 유난히 더 그립고 보고 싶어 눈시울이 붉어지는 밤입니다 --- 「둥근 달」 중에서 햇살이 번지자 나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사랑의 꽃구름 피어나요 햇빛에 기대어 맨발로 걷다 보니 한 발짝 옮길 때마다 뒤따르는 그림자 그 속에 떠오르는 사람도 붉게 피어난 꽃이 되네요 울타리 밖으로 얼굴 내민 넝쿨장미처럼 혼자 걷는 길 외롭지 말라고 위로하는가요 나를 위해 함박웃음으로 피어 있나요 --- 「하늘 꽃구름」 중에서 바람 불고 추위가 닥쳐도 꼿꼿하게 핀 설화 간밤 내린 눈송이는 달님이 흘린 눈물일까 아니면 별님들이 오줌 마려워 쏟아낸 반짝반짝 꽃가루일까 --- 「눈꽃」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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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어느 곳에 서 있든, 머물렀던 자리에는 고마움과 배려, 함께했던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그리움을 생각하며, 가슴 깊은 울림으로 조각조각 써온 글들을 한 권의 시집으로 엮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밝고 슬기로운 웃음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2025년 봄날에 정진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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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명 시인은 저와 대전광역시청에서 같이 근무했습니다. 중간 간부였는 데 눈에 띄는 인물이었습니다. 업무 능력이 탁월하고 민원을 처리하는 데 에 설득력을 발휘했습니다. 그의 섬세함과 사람 존중의 심성이 그로하여금 아름다운 시를 쓰게 했던 것 같습니다.
토목직이었던 시인은 퇴직 후에도 건설기술 현장에서 일을 계속했는데, 시 청에서의 업무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길을 내고, 구조를 세우고, 사람 사이의 공간을 잇는 손길이었는데, 그것이 계속해서 시를 피어나게 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세 번째 시집을 내는 것이지요. 세 번째 시집, 이는 단순한 한 권의 책이 아니라 고단한 삶 속에서도 사랑이 있었고, 갈등과 이견 속에서도 연민의 정을 가졌던 그의 따뜻한 시선을 담 은 정진명 시인의 메시지입니다. 본인은 부모와 아내, 자식들, 사회에서 어 울렸던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시인의 조용한 인사라고 말하더군요. 묵묵히 걸어온 길목에서 시 한 편이 당신의 마음에도 작은 울림이 되길 바 랍니다. 아울러, 도원엔지니어링 창립 30주년도 축하드립니다. - 염홍철 (국립한밭대학교 명예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