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제1부 일상은 찢기고 사라지고
오징어게임/ 우크라이나 어머니의 눈물/ 전쟁/ 어린 낙타/ 세 번 들은 이야기/ 병 속의 새/ 시간이 흘러도 / 누가 죄인인가/ 소리들/ 컹컹 / 더는 / 세계 속의 한 가족/ 내면의 빛/ 거미의 유혹 / 세월/ 벚꽃길 걷다 보면/ 널뛰기/ 희망을 찾아서/ 뿐/ 길고양이처럼/ 오후 6시 제2부 해바라기 노인 꽃병/ 장군산 둘레길/ 삶은 계란 / 저 들판으로/ 지렁이의 외출/ 이별의 셈법/ 도로 위 쓰레기 봉지/ 어디가 흰색일까/ 많이 졌다/ 팬터마임/ 달빛에 숨겨 놓은/ 공약空約/ 수상/ 황소/ 사순절/ 연분홍 꽃/ 해바라기 노인/ 철근 숲/ 샌드위치-아들의 스페인 방문/ 늦가을 모퉁이에서/ 이치/ 길이라 믿었다 제3부 여행지의 엽서 너/ 까르륵까르륵/ 별/ 비밀 / 여행지의 엽서/ 걸음마다/ 첫눈/ 네가 있어서 참 좋다/ 소나기/ 호미 사랑/ 먼지/ 아비 마음/ 노숙자/ 포장의 진화/ 사랑해/ 바람/ 전화벨 소리를 놓쳤다/ 잃을 것 없는 사람/ 바보와 얼간이/ 도고 성당/ 멈춰 세워볼까 |
오충의 다른 상품
|
예상치 못하게 들려오는 폭발음
그 소리에 일상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누군가는 가족을 잃었고 누군가는 행복을 잃었고 누군가는 죽이고 누군가는 죽임을 당하고 서로 모르는 그들 왜 죽여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자신을 지키려 한다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흔적도 없는 몸통은 고사하고 혼자 가야 할 먼 길을 손이라도 잡아 보내고 싶어 날아가 버린 팔뚝 찾아 무너져 내린 건물 틈을 헤매는 울 힘조차 없는 어머니. ---「우크라이나 어머니의 눈물」중에서 하늘에 까만 별들 쌓이더니 섬광이 번쩍, 불기둥이 치솟고 우뚝 솟은 건물들 주저앉아 버리네 아름다운 도시도 자태를 잃어버렸네 고향을 떠나 터덜터덜 몇 번이나 돌아보고 또 뒤돌아보지만 언제 다시 올 수는 있으려나 처절한 발걸음들 인간의 무모한 욕심은 세상을 어둠의 공포 속으로 몰고 비참한 생존의 갈림길에 서게 하네 갈기갈기 찢어지는 일상들 신이시여, 다시는 인간이 인간을 죽이지 못하도록 불꽃보다 진한 사랑으로 우리를 구원하소서. ---「전쟁」중에서 손바닥만 한 이불 속에 구부정하게 접힌 몸뚱어리 웃풍 심한 냉기 견디며 오늘도 홀로 잠이 든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아침 할 수 없이 눈 비비고 일어나 국 꺼내어 데우는 것도 귀찮아 찬물에 후루룩 밥 말아 먹는다 마당가 그 자리, 의자에 앉아 누구 하나 찾아오는 이 없지만 늘 누군가를 기다리는 해바라기처럼 온몸을 말리며 스르륵 또 잠이 든다 먼저 간 서방님도 만나고 어린 소녀 시절 꽃을 따 화전을 부치던 아름다운 추억 속에서 배시시 침 흘리면서 아이가 된 노인 아직 정신 말짱하니까 절대 요양원 안 갈 거야, 혼잣말 꿈속에서 깨고 싶지 않은 해바라기 노인. ---「해바라기 노인」중에서 굴뚝 청소를 하고 나온 아이는 맞닥뜨린 친구가 세수하는 이유도 모른 채 항상 커튼 속으로 숨어든다지 까만 눈동자 빠끔빠끔 문밖을 살핀다지 옷매무새가 깔끔하면 착해 보이고 지저분하면 못되어 보이고 말이 어눌하면 깔보며 짓밟고 제 목소리 내면 시끄럽다고 하는 세상 진실은 항상 그렇게 숨어서 맴돌고 어린 낙타는 바늘귀 앞에서 머뭇거릴 뿐이고. ---「어린 낙타」중에서 인도의 향신료부터 멕시코의 살사까지 식탁 위에서 춤추고 흐르는 맛들 다양한 요리는 경계 너머 고단한 하루를 녹여주네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한국어…… 방언의 교향곡에 이르기까지 언어와 전통, 문화가 달라도 이념 너머 서로의 빛깔로 섞이네 국경은 이미 허물어지고 떼려야 뗄 수 없는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며 뭉쳐야 하는 너도 인간, 나도 인간. ---「세계 속의 한 가족」중에서 |
|
시인의 말
사람이 사람을 죽이려 한다. 어떤 경우에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총과 칼로만 죽이는 것은 아니다. 힘을 가진 자들이여! 부디, 용서와 화해 사랑과 평화의 실현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꾸며보자. 2023년 가을 오충 |
|
시는 상처에서 피는 아름다운 꽃이라 했던가. 시에는 시인의 존재와 흔적이 남는다고 했는데, 죽기가 너무 싫어서 살았다는 시인의 절규는 무서운 병마와 싸우면서 자기의 존재를 확인하는 강한 생명력의 소유자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아침에 눈을 뜨고 살아있다는 것은 죽음을 경험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동이 아닌가? 남다른 시인의 나라 사랑은 시의 곳곳에서 보이고, 한글 사랑으로 승화되어 외국인에게 우리말을 가르치면서 국위를 선양하는 그 열정이 참 부럽다. 옆에서 본 시인은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지만 사랑하는 부인이 있고 잘 자란 자녀들과 함께 아름다운 시어를 찾아가는 따뜻한 삶이 나뭇잎에 매달려있는 새벽이슬같이 투명하고 영롱하다. - 장인순 (한국원자력연구소 소장 역임, 전의면 마을도서관 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