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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막 … 19
하프문 스트리트에 있는 앨저넌 몽크리프의 주택 제2막 … 77 울턴에 있는 영주 저택의 정원 제3막 … 147 울턴에 있는 영주 저택의 응접실 부록 1. 오스카 와일드의 생애와 작품 2.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이름과 호칭들 |
Oscar Wil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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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저넌 : 레인의 결혼관은 약간 애매한 것 같군. 사실, 하층계급이 우리한테 훌륭한 모범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대체 그들을 무엇에 써먹으라는 거지? 저 사람들에겐 계급에 어울리는 도덕적 책임감이 전혀 없는 것 같아.
--- p.24 앨저넌 : 아니, 도대체 청혼에 무슨 낭만이 있단 말인가. 사랑에 빠지는 건 무척 낭만적이지. 하지만 구체적인 청혼에 낭만 따위는 전혀 없잖아. 허긴, 청혼이 받아들여지기는 하지. 일반적으로 그렇기는 하지만 그 후엔 가슴 뛸 일이 없잖아. 낭만의 본질은 불확실성이거든. --- p.27 앨저넌 : 그것 참, 어떤 것을 읽어야만 한다거나 읽어서는 안 된다는 엄격한 규칙이 있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지. 현대 문화의 반 이상이 읽어서는 안 된다는 책에 의존하고 있거든. --- p.31 앨저넌 : 자네는 나에게 줄곧 어니스트(Ernest)라고 말했잖아. 그래서 난 주변 사람들에게 자네를 어니스트라고 소개했고. 내가 어니스트라고 부르면 대답도 했잖아. 게다가 자네는 어니스트라는 이름과 잘 어울리게 생겼거든. 내가 지금까지 본 사람들 중에서 자네가 제일 어니스트답게 생긴 사람일세. --- p.33 브랙널 부인 : 미안하지만, 너와 약혼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 네가 어떤 사람과 약혼을 하게 된다면, 나나, 건강이 허락한다면, 너의 아버지가, 그 사실을 너에게 알려줄 거다. 그 사실이 유쾌하든, 불쾌하든, 젊은 처녀에게 약혼은 놀라운 일이 되어야 하는 거야. 혼자서 정할 수 있는 일일 수는 없거든. --- p.53 잭 : 이보게 앨지, 그렇게 하는 진짜 이유를 자네가 이해할 수나 있을지 모르겠군. 자넨 진지한 사람이 아니잖아. 후견인이 된 사람은 모든 문제에서 지극히 도덕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네. 그렇게 하는 것이 의무인 셈이지. 지극히 도덕적인 태도가 건강이나 행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는 없잖아. --- p.37 브랙널 부인 : 오, 그러면 토리당원이라 생각할 수 있겠군요. 그 사람들은 우리와 함께 식사를 하지요. 아니면, 어쨌든 저녁에는 들르지요. 이제 사소한 문제들을 물어보죠. 부모님은 살아 계시나요? --- p.58 브랙널 부인 : 워딩 씨, 한 분만 돌아가신 것은 불운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두 분 다 돌아가셨다니 조심성이 없어 보이는군요. 아버님은 어떤 분이셨나요? 분명 재산이 많으셨을 것 같군요. 급진파 신문들이 말하는 상업의 제왕이셨나요, 아니면 귀족계급 출신이셨나요? --- p.59 앨저넌 : 그런데 말이야, 자네가 도시에서는 어니스트이고 시골에서는 잭이라는 사실을 그웬덜린에게 말해주었나? 잭 : (무척 건방진 태도로) 이보게 친구, 진실은 고상하고, 상냥하며, 세련된 여성에게는 말해줄 그런 것이 아니라네. 자네는 여자에게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법에 대해 이상한 생각을 갖고 있군! --- p.65 그웬덜린 : 맞아. 정말 중요한 일에서는 진지함보다 스타일이 더 중요하거든. 워딩 씨, 동생이 있는 척했던 것에 대해선 어떻게 해명하시겠어요? 도시로 와서 최대한 자주 나를 만날 기회를 만들기 위해 그랬던 건가요? --- p.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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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처럼 경쾌하게 날아 벌처럼 따끔하게 쏘면서
‘진지한’ 사회적 관습의 뿌리 깊은 ‘사소함’을 폭로한다. 『진지함의 중요성(The Importance of Being Earnest)』은 오스카 와일드의 마지막 희곡이며 가장 유명한 대표작이다. ‘진지한 사람들을 위한 사소한 코미디’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이 작품은 1895년 발렌타인 데이에 런던의 세인트 제임스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귀족사회를 풍자한 이 작품은 공연에 성공함으로써 오스카 와일드에게 최고의 찬사와 부를 안겨주었다. 과연 진지함이란 무엇인가? 마지막 대사에서 주인공 잭은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진지함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연극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 ‘중요한 것’ 과 ‘진지함’은 과연 무엇일까? 아무도 모른다 해도 과장된 말은 아니다. 전세계의 모든 희극 중에서 『진지함의 중요성』처럼 만장일치로 걸작이라 칭송받는 작품도 없지만, 온갖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작품도 없을 것이다. ‘진지함’이 중요하다는 데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그 의미를 정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어리석고 바보 같은 짓을 한다. 남자 주인공은 가상의 이름인 어니스트(Ernest)로 도시와 시골에서 이중생활을 한다. 여자 주인공은 단지 ‘어니스트’라는 이름이 매력적이라는 이유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남자에게 연애편지를 쓴다. 이런 부조리한 상황의 의미를 풀어낼 열쇠는 바로 이 어리석음을 삶의 방식으로 바꾸는 스타일에 있다. 와일드의 재치는 극의 부조리 위를 나비처럼 경쾌하게 날아다니며 벌처럼 따끔하게 쏘면서 ‘진지한’ 사회적 관습의 뿌리 깊은 ‘사소함’을 폭로한다. 예를 들어, 오프닝 장면에서 앨저넌과 그의 집사 레인은 음악과 철학, 과학과 삶, 독신과 결혼 등 여러 가지 금기시되는 주제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 장면은 영어로 쓴 희극 대사 중 가장 눈부신 장면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삶은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진짜 삶은 우리가 주도하지 않는 삶이다. 와일드는 예술이 삶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라고 했다. 우리가 런던의 안개를 알아차리는 이유는 예술과 문학이 그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와일드는 예술 작품으로서의 삶을 꿈꾸었으며, ‘진짜 삶은 우리가 주도하지 않는 삶’이라고 했다. 극장 밖 세상의 이른바 ‘진지한’ 삶은 속임수와 허세와 환상으로 가득 차 있다. 반면에 모든 것이 환상 그 자체여서 새털처럼 가벼운 이 연극은 우리가 꿈꾸는 현실의 삶을 생생하게 구현한다. 와일드가 ‘진지한 사람들을 위한 사소한 코미디’라는 부제를 붙인 이유일 것이다. 줄거리는 비교적 가볍고 단순하여 당시의 연극과는 달리 사회적, 정치적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으면서 유머와 즐거움으로 청중들에게 인기가 있었으며 평단에서의 관심도 두드러졌다. 『진지함의 중요성』은 와일드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으면서 부단히 다시 읽히고 공연되고 있으며, 100주년이 되었을 때 저널리스트 마크 로슨은 ‘햄릿 다음으로 가장 많이 알려지고 인용되는 희극’이라고 소개했다. 네가 나의 ‘사소한’ 연극을 즐겼으면 좋겠어. 나비들을 위해 나비가 쓴 작품이거든. - 친구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1895년) |